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陳장관, 靑과 갈등… "기초·국민연금 연계 안 돼" 주장 막히자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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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복지부장관 사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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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권대열 기자
입력 : 2013.09.28 03:01
"국민연금 가입자 반발 부른다"
靑에 수차례 반대 의사 전하고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했지만 청와대선 기재부 손 들어줘
靑·총리, 업무복귀 지시에도 "대통령 위하는 길" 사표 던져
"내년 서울시장 출마" 해석에… 陳장관 "수리되면 불출마 선언"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복지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진 장관은 27일 사표를 제출했지만 정홍원 총리는 이를 반려했다. /김지호 객원기자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직접적인 이유는 기초연금이 대선 공약대로 지켜지지 못하게 됐고, 수정안 마련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 대신 기획재정부와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손을 들어준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초연금 등 자신 뜻 반영 안 돼
진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뒤 지난 25일 귀국하면서 "2주 전쯤 내가 국민이 요구하는 복지부장관으로서 역할을 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9월 초중순쯤 사의를 굳혔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진 장관과 만났던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진 장관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어서 청와대에 서너 번 반대 의사를 전했는데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에서 그때마다 '따르라'는 통보를 받았다더라"고 전했다.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안은 재정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부담이 있다고 진 장관은 판단했다고 한다.
그는 소득 하위 30%는 월 20만원을 주고, 소득 하위 30~50%는 월 15만원, 소득 하위 50~70%는 월 10만원을 주는 방안을 마련해 8월 중순 청와대에 보고하고, 8월 30일에는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했다. 진 장관은 이런 건의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며칠 뒤 청와대에서 국민연금 연계 쪽으로 통보했다는 것이다.
진 장관 측 관계자는 "무상 보육 문제 역시 진 장관 생각과 다르게 결론이 났다"면서 "진 장관은 대통령 공약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지원을 지방정부에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자신의 소신과 다른 쪽으로 결정이 나는데 책임은 모두 자신이 져야 하고, 뒤처리까지 해야 하는 상황을 참지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와의 갈등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박 대통령에게 진 장관이 자신의 사의에 대해 설명한 적은 없다"며 "(사퇴 이유는) 국민의 관심을 크게 받는 중요한 일에 대해서 장관으로서 (공약 수정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심기는 '매우' 불편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가 지난 22일 '진 장관 사퇴 검토'를 보도한 직후부터 청와대는 '즉시 철회하고 수습하라'는 메시지를 그에게 보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여러 경로로 분명하게 전달됐지만 진 장관은 뜻을 꺾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을 생각해야 한다는 설득에 대해 오히려 '그만두는 게 대통령을 위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진 장관은 귀국 직후 정홍원 총리가 공식적으로 '업무 복귀'를 재차 지시했지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여당 의원과 통화하면서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말로 진 장관을 '배신자' 취급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러나 "진 장관은 정책도 자기 뜻과 다르게 만들어지고 대통령이 자신에 대해 힘도 실어주지 않는데, 이제 곧 국회 국정감사장에 나가서 소신과는 다른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국정감사 이전에 그만두는 것이 대통령이나 자신 모두를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와 대화를 나눈 여당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법조인 출신인 진 장관이 복지 문제에 대한 전문성 차원에서도 본인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면서 "공약을 정책으로 만드는 수준에서만 일을 하고 그 외의 복지 행정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생각도 있더라"고 말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여당 정책위의장까지 지낸 분이 정부 시스템에서 기재부와 복지부의 관계를 모르고 장관을 맡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더구나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통합한다는 건 박 대통령의 오래된 소신인데 이제 와서 자기 소신과 다르다며 물러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 장관의 사의에 대해 일각에선 '내년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진 장관은 지인들에게 "그건 걱정 마라. 사표가 수리되면 곧바로 불출마 선언을 할 것이고, 그러면 곧 그런 오해는 없어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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