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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일 걸려 성사된 회담, 독설로 끝나… 허탈한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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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상 정치부 기자
MSN 메신저입력 : 2013.09.17 03:01
정우상 정치부 기자 16일 국회에서 열린 3자회담 직후 현장 기자들은 회담 결과를 직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미소를 머금었지만 무겁게 느껴졌고 수염을 기른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화가 난 듯했다. 각기 발표한 회담 내용을 종합해보면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1시간 30분 동안 주요 현안마다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나온 것 같다.
성과가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역대 최강의 국정원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 "무상보육에서 국비 보조를 높이겠다"고 했다. 이런 문제는 민주당이 줄곧 요구해왔던 문제들이다. 그렇지만 양측은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끝났다"(새누리당) "담판 통한 민주 회복 기대를 접었다"(민주당)는 독설만 쏟아부었다.
이번 회담은 제안부터 성사까지만 45일이 걸렸다. "대통령과의 직접 대면 없이 장외투쟁을 끝낼 명분이 없다"며 민주당이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이 지난달 3일이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야는 45일 동안 3자회담이니 5자회담이니 하는 형식 문제로 줄다리기를 하다 시간만 허비했다. 성과 있는 회담을 위한 내실 있는 준비가 있을 리 만무했다.
정치권은 대선이 끝난 지 9개월, 대통령 취임 6개월 동안 국정원 댓글 사건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등 '대선 후유증'으로 전진하지 못했다. 그래도 국민들은 추석을 앞둔 상황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만남이 이런 고비를 넘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 게 사실이다. 정기국회가 본궤도에 진입해 전세난, 세제개편안 등에 있어 작은 진전이라도 이뤄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그러나 회담은 대통령과 야당 대표 사이의 좁힐 수 없는 간극만을 확인시켜줬다.
회담 이후 여야는 또 민심 타령이다. 새누리당은 "장외투쟁을 계속할 빌미로 3자회담을 이용했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민심과 심각한 괴리가 있다"고 했다. '대타협'은 아니라도 생산적 대화를 기대했던 국민의 허탈감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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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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