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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에너지 '수출국'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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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 이사장 前 과학기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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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8.31 03:03
'대형 原電' 거부감 커지면서 '중소형 원전' 市場에 세계적 관심
소형모듈 원전은 우리가 경쟁력… 벨기에·아르헨티나·미국 꺾으면
세계 에너지 시장 10% 점유, 우리도 에너지 수출국 될 수 있어
이상희 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 이사장·前 과학기술부 장관 운이 대통한 사람은 뒤로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가도 오히려 고질적 두통이 치유된다고 한다. 인생에서 운세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나라에도 국운(國運)이 있다. 세계 역사의 운세는 그리스·로마·스페인·포르투갈·영국, 그다음에는 대서양을 건너 미국 동부에 상륙해 서부로 돌면서 지금은 태평양을 지나 동북아로 오고 있다. 이는 인류사에서 '미래'를 향한 물결이 흘러왔던 방향이다. 우리나라는 동북아의 피뢰침 격인 국가이기에 태평양을 건너오는 거대한 흐름에서 가장 강한 영향력을 받게 된다. 우리가 런던올림픽에서 5위를 차지하고 강남스타일을 비롯한 케이팝(K-POP)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것이나, 국제기구에서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한국계 세계은행 총재가 활약하게 된 것은 이런 운세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적 운세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바로 이 시기에 우리는 후손들이 앞으로 먹고 살아갈 '황금 어장'을 찾아 나서야 한다.
우리에게 무엇이 황금 어장이 될 수 있을까.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 같은 사막 국가는 자원 에너지 보유국이기 때문에 잘살고 있다. 하지만 땅에서 나는 석유·가스·석탄 등 자원에너지는 날이 갈수록 재고가 바닥나고 가격이 상승하기 마련이다. 반면, 인간의 기술력과 창의력, 즉 인간의 두뇌가 만들어낸 '기술 에너지'는 마치 TV 가격이 매년 떨어지는 것처럼 세월이 흐르면 가격은 하락하고 품질은 높아지게 된다. 이 기술 에너지의 핵심은 바로 원자력이다. 나머지 풍력이나 태양광 등은 부수적이다. 원자력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의 국가산업 발전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원자력에너지 시장이야말로 우리의 황금 어장이다.
세계는 거대 에너지 시장의 전환점에 있다. 지금 지구는 지진 해일 등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가 엄습하면서 대형 원전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또 '밀양 송전탑 사태'처럼 대형 원전은 사회적인 이유로 송전에도 차질을 빚기 쉽다. 이 같은 세계 에너지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중소형 원전 개발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후쿠시마 대형 원전 사태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중소형 원전 개발에 4억5000만달러를 지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문가 회의에서도 향후 원자력 기술의 발전 방향을 중소형 원전 개발로 기본 방향을 정했다.
최근 산업부와 미래부 원자력 담당자에 의하면, IAEA 국장을 지낸 전풍일 박사 등 민간 전문가들이 정부와 긴밀한 협의하에 지난 7월 말 빈의 국제기구 관련 회의에 참석해 소형 원전 수출 대상국인 인도네시아 등 12개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한다.
전 세계 집단 거주 지역의 90% 이상이 인구 2만 명 이하라고 한다. 이곳은 모두 우리의 시장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전문가들이 인구 2만 명 정도를 수용하는 10~30메가와트급 소형 모듈 원전 개발에 전력 질주하여 이를 가장 먼저 완성한다면, 작지만 세계를 제패한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S처럼 '소형'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대형 원전은 큰 나라들이 만들겠지만, 소형 원전은 우리의 몫이 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가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겠지만 두 나라의 협력관계는 쉽지 않다. 한국은 양대 강국 사이에서 어부지리를 취하면서 접착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가령 미국은 관리영업 담당, 러시아는 연구개발 담당으로 서로 보완적인 간접 협력을 우리가 유도해낼 수도 있다.
자금 측면에서는 아랍국들의 오일머니를 연구개발비로 유치, 기술에너지의 지분을 갖게 한다면, 금융 분야의 저항 세력까지 끌어안고 나갈 수 있다. 소형 모듈은 20년간 자동으로 발전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안전성이나 설비 원가 면에서 현재 대형 원전에 비해 월등하게 경쟁력이 높다. 몽골 등 지구 내륙에는 무한한 시장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자금이 없는 지역은 대여로 이용하는 리스망(Lease Network)도 가능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이 시장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의 금맥인 원자력 소형 모듈 종목에서 우리는 런던올림픽 축구처럼 강적 벨기에·아르헨티나·미국 등의 경쟁국을 꺾어야 한다. 원자력계는 국가 최강 개발팀 결성, 국회는 관련 촉진법 제정, 정부는 훈장·포상금 등 파격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뒷받침되면 우리는 경쟁국들을 단숨에 꺾고 소형 모듈 개발 1등 국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강대국과 우호적 협력 영업을 하면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최소 10%의 황금 어장을 만들어 안정적 에너지 수출국이 될 수 있다. 우리의 국운이 상승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후손의 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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