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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과 梁, 원장 유임여부→4대강 감사→人事 놓고 잇따라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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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 전격 사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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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백건 기자
입력 : 2013.08.24 04:28
靑, 올초 교체하려다 '독립성 침해' 비판 우려해 물러서
헌법기관장 돌연 사퇴로 청와대 정치적 부담 안게 돼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이 대통령의 인사권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건 감사원장이 23일 전격 사퇴한 것은 4대강 감사 결과 처리와 감사원 내부 인사 등을 두고 청와대와 계속 마찰을 빚은 게 주요 원인이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청와대와 양 원장은 사사건건 대립해왔다.
◇청와대는 처음부터 양 원장 경질 바라
새 정부 출범 초기 청와대는 양 원장 교체를 검토했었다. 직접적으로 '사퇴하라'고 하지 않았을 뿐 한동안 양 원장에게 '재신임 사인'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양 원장도 "헌법상 임기를 지켜야 한다"며 자진 사퇴는 않겠다는 생각을 고수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양 원장을 무리하게 교체할 경우 감사원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유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청와대가 비공식으로 언론에 "양 원장에 대해 당분간 인사 계획이 없다"고 한 게 지난 3월 말이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감사원장이 교체될지도 모른다는 분위기 때문에 감사원 조직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후 양 원장을 만나 "열심히 일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청와대는 양 원장이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있느냐에 대해선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
양건 감사원장이 23일 감사원 내 인사 문제와 관련, 청와대와 마찰을 빚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는 이날 양 감사원장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위 사진은 양 감사원장이 지난달 11일 업무를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감사원을 나서는 모습. /뉴스1
◇4대강 감사 결과 마찰
감사원은 지난 7월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벌여 4조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4대강 3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양 원장이 3차 발표 당일 사퇴 발표를 하려 했지만 간부들이 간신히 말렸다"며 "8월 초에는 며칠간 칩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3차 감사는 올 초 국회가 4대강 공사의 입찰·담합을 조사해 달라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감사원 핵심 관계자는 "양 원장은 국회가 요구한 대로 입찰·담합 부분에 초점을 둔 감사를 하기를 원했지만 청와대는 4대강의 다른 문제점도 감사원이 지적해 주길 원하면서 양측 사이에 적지 않은 마찰이 생겼다"고 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감사원이 4대강 3차 감사에서 담합 외에 다른 잘못을 지적하게 되면 또다시 '정권 눈치 보기' 감사라는 비판을 받게 되고 그 부담은 양 원장이 모두 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실제로 양 원장은 3차 감사 도중 감사원 사무처로부터 4대강 사업이 대운하를 염두에 둔 사업이었다는 보고를 받고 '담합 감사인데 왜 대운하 얘기가 나오느냐'고 언짢아했다"고 했다.
◇감사위원 임명 놓고 충돌
양 원장이 사퇴 결심을 굳히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신임 감사위원 임명을 둘러싼 청와대와의 갈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철 전 감사위원이 지난 6월 임기를 절반 정도 남기고 중도 사퇴해 이후 7명의 감사위원 중 1명은 공석 상태였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는 작년 대선 캠프에서 정치쇄신특별위원, 인수위에서 정무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던 장훈 중앙대 교수를 후임 감사위원으로 제청해 달라는 뜻을 양 원장에게 전했지만, 양 원장은 정치권 출신 인사가 독립기관인 감사원의 감사위원으로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양 원장의 사퇴에는 이외에도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여권 관계자는 "양 원장은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 2월부터 거듭 청와대 측에 감사원장의 재신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대통령 수시보고 일정을 잡아달라고 요청했으나, 청와대 측이 대통령 일정 등을 이유로 대며 이를 6월까지 미뤘다"고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의 일부 고위 간부 사이에서도 '청와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원장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 것도 사퇴의 한 원인"이라며 "이번 감사위원 임명 갈등을 계기로 양 원장이 사퇴 타이밍을 잡은 것"이라고 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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