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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사설] '노태우 추징금' 납부, 이제 全 전 대통령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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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8.23 03:06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법원 확정 판결 후 16년간 미뤄온 미납(未納) 추징금을 조만간 다 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한다. 검찰 등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일부를 맡아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진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과 동생 재우씨가 최근 노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230억여원을 납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군 형법상 내란 및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돼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 추징금 2628억9600만원의 형이 확정됐다. 노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97차례에 걸쳐 추징금의 91%에 해당하는 2398억원을 납부했다. 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추징금 2205억원의 24%인 533억원을 낸 뒤 "돈이 없다"며 버티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추징금을 완납한다고 해서 그의 죄(罪)가 가벼워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노 전 대통령 측의 추징금 완납 움직임을 놓고도 노 전 대통령이 사후(死後) 국립현충원 안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 전 회장과 동생 재우씨의 행태 역시 비판받아 마땅하다. 대법원은 2001년 신 전 회장에게 비자금 230억원, 재우씨에게 120억원을 맡겼다는 노 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정 판결했다. 그러나 신 전 회장은 5억1000만원, 재우씨는 52억7716만원만 내놓은 뒤 더 이상 내지 않았다. 이 돈의 성격 등을 놓고 노 전 대통령 측과 신 전 회장, 재우씨 등은 법적 다툼을 벌여왔다.
그랬던 이들이 추징금을 내겠다고 나선 데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일명 '전두환 추징법'을 의식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법은 제3자가 추징금 납부 대상자로부터 범죄수익인 줄 알고도 돈을 받았을 경우 국가가 제3자의 재산을 강제 환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전 전 대통령 일가(一家)에 대한 압수수색과 압류를 실시한 데 이어 전씨의 처남 이창석씨를 구속했으며 조만간 전씨의 아들들을 소환할 예정이다. 10년 가까이 꿈쩍 않던 신 전 회장과 재우씨가 추징금을 내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머지않아 검찰 수사와 재산 강제 환수의 불똥이 자신들에게 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추징금 문제가 마무리되고 나면 전두환 전 대통령만 남게 된다. 국민은 이번 검찰 수사 등을 통해 그간 입만 열면 '돈이 없다'고 했던 전씨 일가의 재산이 1000억원대를 훌쩍 넘는 것으로 확인되자 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이 문제로 지난 16년간 이 나라 법치주의를 농락했고 스스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자존심과 명예를 헌신짝처럼 걷어차 버렸다. 여든을 넘긴 전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들이 이제 이 상황을 바로잡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출처;조선닷컴의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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