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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만 던지다 커브까지...박 대통령의 유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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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8-13 14:23
인쇄하기김지영 기자(jyk@dailian.co.kr)
▲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자신을 둘러싼 편견들을 스스로 깨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취임 후 6개월 만에 비서실을 개편하면서 비(非)측근 인사를 참모로 임명하고, 지난 12일에는 세제개편안 원점 재검토를 지시함으로써 정부 정책을 뒤집었다.
그간 박 대통령은 한 번 임명한 사람과는 끝까지 함께 가고, 측근 인사만 기용하고, 자신의 말이나 결정은 절대 뒤집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고집은 야권의 입장에서 비판거리가 돼왔다. 대표적으로는 올해 초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선 방송장악을 둘러싼 야권의 우려와 지적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담화까지 발표하며 원안을 고수했던 일을 들 수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국무총리와 미래창조과학부, 국방부, 해양수산부 장관을 인선할 때도 내정자들의 자질 문제로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쇄도했지만, 박 대통령은 끝내 한 사람의 임명도 철회하지 않았다.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내정자들 스스로 공직 후보직을 사퇴했을 뿐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대해선 발표 나흘 만에 원점 재검토를 지시하며 여론에 발을 물렀다. 정책의 취지 등에 대한 기본적은 입장은 견지하면서도, 문제가 된 중산층 추가 과세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한 시정 의사를 밝혔다.
정부와 여당에선 정부 정책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는 시각이지만, 야권과 정치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쏟아지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한번 신뢰를 주면 계속 믿고 쓴다’는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도 최근 변화하기 시작했다. 앞서 ‘코드 인사’는 박 대통령 인사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만큼 뚜렷하게 드러났다.
실제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하기 전까지 14년 가까운 기간 동안 고 이춘상 전 보좌관을 비롯한 4명의 보좌진을 한 차례도 교체하지 않았다. 2007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부터 연을 이어온 ‘7인회’와도 아직까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정부에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박근혜식 인사’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수석은 지난 17대 국회부터 박 대통령을 보필해왔으며, 지난해 박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선 공보단장을 맡아 박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했다. 정부 출범 뒤엔 정무수석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사스타일도 지난 5일 비서실 개편과 함께 종지부를 찍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비서실장과 민정·미래전략·고용복지수석비서관을 교체하고, 신임 정무수석을 임명했다. 경질된 허태열 전 비서실장과 곽상도 전 민정수석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박 대통령이 6개월도 못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불리는 중진의원 출신 비서실장과 2009년부터 자신의 법률자문을 맡아온 정무수석을 교체한 것이다. 청와대 측은 국정운영의 변화를 위해서라고 개편 배경을 설명했지만, 실무능력 부재로 비롯된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팽배하다.
결국 이번 인사는 박 대통령의 측근이고, 신뢰가 쌓인 인사라 해도 능력이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언제든 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풀이된다. 허 전 실장의 경우 비서실 내부 통솔에, 전임 수석들의 경우 부처 장악과 조율에 각각 미흡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신임 수석들의 면면을 보면 박 대통령이 측근만 기용한다는 편견도 깨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자신과 관계보단 능력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하겠다는 기조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난 5월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이 박 대통령이 인사관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초대 내각에서 관료와 검찰, 육군사관학교 출신 및 최측근 인사만 고위공직에 기용하면서 불통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임명된 김기춘 비서실장만 보더라도 박 대통령을 도와온 ‘7인회’ 소속이면서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연이 깊다.
하지만 윤창번 미래전략수석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은 박 대통령과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오히려 윤 수석과 최 수석은 각각 하나로텔레콤 회장과 보건복지부 차관을 역임했던 소관분야의 전문가로, 실무능력과 전문성만을 고려한 인사라는 평가다.
이 때문인지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신임 참모진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회 자리에서 국정과제 실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정치권 안팎에선 최근 잇따른 박 대통령의 파격 행보가 일회성에 그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스스로 자신에게 굳어진 이미지를 탈피하려 한다는 점에서 후반기 열린 국정운영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데일리안 = 김지영 기자]
출처;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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