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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비서실은 '36도 찜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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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기자
입력 : 2013.06.17 03:08 | 수정 : 2013.06.17 07:00
참모들 "열난다" 형광등도 꺼… 이달 냉방기 가동 제로
"고개만 돌려도 땀 난다" 고충… 대통령 솔선수범 요구에 체념
최재혁 기자 청와대 참모들이 일하는 위민관(비서동)에는 요즘 대낮에도 형광등이 일부 꺼져 있는 방이 있다. 실내가 너무 더워 열원(熱源)을 하나라도 줄여 보자는 궁여지책이다. 한 행정관은 "고개만 돌려도 땀이 난다"고 했다.
어떤 수석실은 에어컨 설치를 총무비서관실에 신청할지를 고민 중이다. 수석 사무실에 독립된 에어컨이 없는 곳은 그곳이 유일한데 요즘 내부 분위기상 말 꺼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위민관은 세 동(棟)으로 이뤄져 있다. 위민1관은 2004년 완공됐지만 2관과 3관은 각각 1969년과 1972년 지어졌다. 2·3관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겨울에 춥고 여름에 더운' 건물로 악명이 높다. 최근 위민관 내부 온도는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인체와 엇비슷한 영상 36℃였다. 모 비서관실 벽에 걸린 온도계에서 측정된 '비공식 기록'이다. 이달 들어 실내온도 30℃를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직원들은 "이 정도면 거의 찜질방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들 체념하고 있다. 전력(電力) 수급에 경고등이 켜진 마당에 원전 비리까지 겹쳐 터져 나와 청와대가 우는소리를 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가 결정적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저 역시 요즘 에어컨을 전혀 틀지 않고 지내고 있다"면서 청와대의 '솔선수범'을 주문했다.
청와대의 냉방기 가동 기준은 '실외 온도 28℃'다. 6월 들어 16일까지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를 넘긴 날이 7일 있었지만 냉방기가 돌아간 적은 없었다고 한다.
"이제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업무 효율을 위해서 냉방을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너무 크게 기대하지 말라"는 사람도 있다. 작년 여름 박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할 때였다. 당시 열대야(熱帶夜)가 계속됐다. 기자들이 "반팔도 입지 않는데 덥지 않으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너무 더우면 잠을 못 자니 자기 전에 15~20분 살짝 에어컨을 틀었다가 냉기가 없어지기 전에 재빨리 잠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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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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