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타임즈
> 뉴스
|
|
|
중국은행의 北 계좌 폐쇄가 의미하는 것
|
|
입력 : 2013.05.08 23:09 | 수정 : 2013.05.09 00:11
중국의 4대 국유 상업은행이면서 최대 외국환 거래 은행인 중국은행이 7일 "북한 조선무역은행 계좌를 폐쇄하고 이 계좌와 관련된 모든 금융거래를 중단한다는 사실을 북한에 통보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선무역은행은 북핵·미사일 개발의 자금줄로 알려져 있다. 단 한 문장의 짧은 성명이지만 그 의미는 작지 않다.
중국은 지금까지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만 이행한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제재는 유엔이 아니라 미국 차원의 제재이므로 동참하지 않는다고 해왔다. 중국은 유엔 제재에 이 은행 제재가 포함되는 것을 반대해왔기 때문에 실제로는 북한에 금융 숨통을 틔워 주고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중국이 유엔 결의안에도 없는 북 계좌 폐쇄 조치를 취한 것은 북한에 충격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아직 중국은행 한 곳의 결정이고, 미국과 달러를 거래해야 하는 중국은행이 대북 제재가 아니라 독자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단행한 행동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이를 사전에 몰랐을 리가 없다. 중국 정부가 북 계좌 폐쇄를 묵인한 것은 북한에 대한 공개적인 경고라고 봐야 한다.
중국의 다른 은행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다면 북한이 무기를 팔아 번 돈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 나아가 북한 통치 자금의 숨통을 죄어 북한 권력 집단 전체를 위기로 몰 수도 있다. 북핵과 미사일을 막는 데 이보다 더 효과적이고 확실한 방안이 없다.
그러나 중국은행의 이번 조치를 너무 확대 해석하면 상황을 오판할 수 있다. 중국 대북 정책의 근본은 2009년 외사영도소조에서 결정된 '북한 정권과 북핵 문제를 분리해 대응한다'는 원칙이다. 다시 말해 북핵을 막기 위해 대북 제재를 하다가 북한 정권이 무너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북핵을 용인해온 이 결정이 바로잡혔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지금 중국에서 북한 피로 현상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국 정부의 태도도 느리긴 하지만 바뀌고는 있다. 하지만 아직 북한과 북핵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판단의 기둥은 북한이 존재하는 것이 사라지는 것보다 낫다는 인식이다. 이 인식이 바뀌고 외사영도소조의 북핵 용인 결정이 철회돼야만 중국 국가 차원에서 진정한 대북 제재가 시작된다. 중국이 그 길로 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우리 외교의 최대 과제다.
출처;조선닷컴의 사설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