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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도 긴장하는 ‘박연차의 판도라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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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 10일 검찰에 전격 소환되면서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른바 정치권의 ‘판도라 상자’로 불리는 ‘박연차 리스트’는 박 회장이 금품 로비를 벌인 의혹이 있는 정ㆍ관계 유력 인사들의 명단으로, 국세청이 검찰에 넘겨줬다는 ‘국세청판’과 증권가에 떠돈다는 ‘여의도판’이 있다는 것.
이 리스트에 올라있는 유력 인사의 실명까지 암암리에 퍼지면서 정치권을 초긴장 상태라는 것이다. 특히 박연차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이면서도 사업 근거지가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남이었다는 점에서 박연차 리스트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질 것이라는 것. 정치권의 블랙홀과 같은 것이다.
또 그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천신일 ‘세중 나모여행’ 회장과 개인적ㆍ사업적 관계가 두텁다는 점도 박 회장의 마당발식 ‘인적 네트워크’의 단적인 예이다.
박 회장의 정ㆍ관계 로비에 대해 일단 검찰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특히 정관계 로비보다는 박 회장의 탈세 협의 위주의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박 회장 사건은 국세청의 탈세 혐의 고발에 대한 수사이고 정ㆍ관계 로비 수사가 아니다. 현재까지 비자금으로 의심될 만한 자금이 발견된 적도 없고 어떤 로비 혐의도 포착된 바 없다”며 리스트의 존재나 로비 의혹 수사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형편이다.
박 회장 역시 설령 정ㆍ관계 인사에게 로비했더라도 현재 상황에선 굳이 이를 공개해 얻을 실익이 없다는 점에서 리스트가 ‘영구 미제’로 남을 공산도 크다.
하지만 그가 수년간 여야 의원에게 두루 적법하건 불법이건 후원금이나 정치자금을 지원했었고 국세청이 지난 7월 태광실업을 세무조사하면서 참여정부 시절 박 회장의 판공비 지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박연차 리스트’는 여전히 ‘뇌관’으로서 유효하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박 회장이 또 정치권을 비롯해 지역의 ‘유지급’ 인사와 폭넓은 교류를 쌓아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어서 박 회장의 의사와 관계없이 검찰 수사가 여의도 정가로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박 회장의 개인 돈과 회사 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거액이 정ㆍ관계로 넘어간 단서나 정황이 포착된다면 검찰도 이를 묵인할 수 없기 때문에 수사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아직 속단키 어렵다.
또 박 회장이 자신의 시세차익과 탈세 사실에 대해 순순히 인정한 것도 그간 관계를 맺어 온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간접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이제 공은 검찰에게 넘어온 상태이다. 검찰이 박연차의 ‘판도라 상자’ 열지 말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영덕 기자]ghost7287@nate.com
출처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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