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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현상, 그리고 슬픈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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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3월 23일 (토) 임영호 artpup@hanmail.com
“김미경 현상”이 우리에게 무엇을 던져주는 것일까?
[임영호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조각설치미술가] 얼마전 김미경이란 스타강사가 공중파에서 인문학을 비하한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놀라고도 웃기기도 하였지만 출세한 처세술이 가난한 인문학을 비하할 수 있는 작금의 현실에 더더욱 한숨만 나왔다.
요즘 특이한 직업군이 독자를 만들고 팬을 사로잡는 시대이다. 개그맨이 미인을 얻고 부와 영광을 얻는 시대인데 스타강사의 인기쯤이야 무엇이 대수일까!
하지만 시대가 아무리 눈에 보이는 인기와 출세를 선호한다 해도 소녀시대가 에밀리부론테가 될 수 없고 헤어디자이너 박모씨가 애로배우가 될 수 없듯이 수준에 맞게 자기 주제를 알아야함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현실이 현실이니 만큼,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세상처세술, 자기개발서와 같은 류의 도서가 인기가 많아 서점 한 켠을 장식하고 옆자리 고전문학서 낀 먼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날개가 달린 듯 팔린다해도 자기계발서라는 것 한두권으로 세상 본질을 알리기가 충분하고 어차피 다 비슷하고 맞는 말만 늘어놓기 때문에 스타강사들은 자신들이 하는 만담과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스킬을 가지고 수백년 내공으로 갈고 닦은 인문학을 나무라기엔 덜떨어진 삼류공중파문화의 단면을 탓해야하겠다.
자기계발서란 뭘까?
그들은 우리가 모르는 뭔가 대단한 걸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기발한 사항을 망각의 늪에서 빼내주어 언어적 기능이 발달된 사람을 통해 전달해주는 것 이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절대 학식을 단순한 순발력으로 비유하고 싶지 않지만 약방의 면봉처럼 재치, 지혜정도로 이야기 해주고 싶은 단순 영역이라고 말하고 싶다.
최근 김미경이란 만담가가 방송에서 인문학을 비하하는 장면을 포착했을 때도 예외는 아니다. 처음보자 마자 말빨로 흥하겠다 생각하고 케이블에서 나올 때마다 채널 돌렸는데 잊지 않고 잘살고 있구나 라고 가끔씩 자극을 주는 것 이상의 가치를 발견하기 힘들며 요즘 학생들이 이 여성의 강의를 시간 죽이며 듣고 있을 때면 사실 측은해 보이기까지 하였다.
인문학은 지식이나 요령이 아니라 인간 지성의 근본을 놓아주는 학문이다. 성공, 계발, 남보다 부지런히 노력해서 앞으로 성큼성큼 걷고 멀리멀리 날고...그런 이야기와는 달리 찬찬히 자기 안을 들여다보고 지나온 발자국을 돌아보고, 세상과 자신에 대한 물음을 던져 준다.
각자의 방식과 속도로 천천히 어떤 인간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겁니다. 마치 자기계발서가 인문학을 앞서버린 양 말하는게 놀라울 뿐이다.
100권을 읽어도 결론이 한결 같은 자기개발서를 읽기보다 한권의 인문학서적을 읽는 청소년이 대견하면서 당연하고 정상인 것이다.
김미경이란 만담꾼의 눈높이로 노벨상을 주어야 한다면 어떤 기준일까? 자기계발을 잘하고 처세를 잘한 성공한 사람들? 그 공로자는 아마도 이렇게 나올 것이라 예상된다.
노벨 뽕짝 락커상은 ‘조용필‘, 노벨 섹시형 아이돌상에는 ’소녀시대‘ 그리고 노벨문학상은 인기 없어 폐지......... 머지않아 대학에서 기초학문인 철학과, 사회학과는 폐지되고 인기절정의 ’실용아이돌음악과‘가 창궐하는 불행한 시대가 올 것인가?
아 !! 된장녀가 이끄는 된장사회 ~
세상에 사리사욕, 옳고 그름, 처세만 따지는 효율만 있다면 어케할까? 세상에는 양보도 필요하고 관용도 필요하고 서서히 자신을 돌아보는 향기로움, 삶의 유연함을 느끼게 해주는 인문학 또한 당연히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기본도서의 독서가 필요하기에 시험에 나오는 것만 달달 외우고 다닐 수는 결코 없는 것이다.
말로 흥한자, 말로 망하는 법이다.
본인은 김미경이란 스타강사와 같은 유형의 스타들에게 묻고 싶다 티비에서 보고 대단하게 생각했었는데 현실에서도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김미경씨 책 '언니의 독설'은 더더욱 관심꺼리이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행복의 기준도 다른 건데 일 안하는 사람을 무슨 무능력자에 게으르고 한심한 여인네로 만들어놓았다.
전업주부라는 고단한 현실이 결코 나태한건 아니지 않는가? 자기만 옳다고 위험한 어조로 ‘나태함이 어떻고 ~’ 를 논한다는 것은 나를 키워준 우리들의 어머니를 욕하며 고단하게 우리들을 키워준 부모님을 비하하는 것이다.
자기계발서와 김미경의 강의의 공통점은 그냥 듣고 싶은 말이나 누구나 알고 있는 지혜를 천박하게라도 한번 더 반복해주면 끝이지만, 인문학서적의 특징은 읽고 고민하고 생각하기의 연속을 포근하게 제공해준다.
오늘의 중요한 교훈은 한가지다.
겸손......................! 그리고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 한가는 것이다.
이 세상, 자신의 말로 돌아가는 시대가 아니다.
"춘추전국 시대에 유명했던 제자백가를 대표했던 변사“들이 그러했고, ”로마시대 궤변론자“들 또한 그러했다.
최근 스타강사 김미경의 급경사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베스트셀러작가로, 케이블 프로그램 진행자로 이름을 알리다가 공중파의 예능프로에까지 진출한 그는 부진했던 '예능프로'에 시청률 상승까지 안겨주고 이젠 홀로 내리막길에 동참했다.
결정타는 인문학 비하에 이은 논문 표절 의혹이었다. 의혹이 의혹에 그치지 않고 진짜 표절로 판명된다면, 그녀가 출연하는 공중파의 예능프로 방송이 보류되고, 케이블티비에서 맡은 방송 또한 하차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조치가 될 것이다.
이러한 “김미경 현상”이 우리에게 무엇을 던져주는 것일까? 김미경의 인문학 비하에서 비롯된 일년의 교훈(??)은 무엇일까?
황금만능주의에 사로잡힌 오늘날, 돈 많은 영악한 만담꾼이 가난한 시인을 능멸하다 결국 학문이라는 거대 폭풍에서 나오는 돌직구로 비명횡사할 수 있다는 진리를 알려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자신의 주제는 자신만이 안다.
출처;푸른한국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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