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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테러 당한 한국, 더 큰 공격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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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3.21 02:35
KBS·MBC·YTN 등 주요 방송사와 신한은행·농협·제주은행 등 금융기관 전산망이 20일 오후 2시 10분 전후로 일제히 마비됐다. 방송사는 송출 기능엔 문제가 없었으나 기자들의 기사 송고 등에 필요한 내부 전산망이 작동을 멈췄다. 은행들은 1시간 30분가량 예금 입·출금을 포함한 기능 대부분이 마비됐다.
정부 당국은 외부 세력이 해킹으로 악성(惡性) 코드를 주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이버 공격은 국내뿐 아니라 여러 다른 나라를 우회(迂廻)해 들어와 추적하기 어렵고 설혹 진원지를 찾는다 해도 기간이 6개월 넘게 걸린다.
2009년에도 61개국 435개 서버가 악성 코드에 감염된 컴퓨터 여러 대로 특정 사이트를 집중 접속해 다운시키는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방식으로 한국과 미국의 주요 기관 사이트 35개를 이틀 동안 집중 공격했다. 2011년엔 70개국 서버 747개가 국내 여러 사이트를 마비시켰고, 농협 전산망 관리자의 노트북에 심어놓은 해킹 프로그램으로 농협 전산망을 먹통으로 만들었다. 정보 당국은 두 사건의 배후(背後)로 북한을 지목했으나 북한은 이를 잡아떼 명확하게 진원지를 가리지 못했고, 뾰족한 응징 수단도 내놓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역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를 계기로 정전협정 백지화 위협과 함께 "상상을 초월하는 무서운 위력을 가진 다종화된 타격"을 하겠다고 공언한 북한을 공격 주체로 추정하고 있다. 그럴 경우 앞으로 국가 기간 통신망이나 원자력발전소 같은 시설을 상대로 한 대형 사이버 테러가 이어질 위험이 있다.
북한은 경제난으로 전통적인 군사력 확충이 어려워지자 1990년대부터 사이버전(戰)을 겨냥해 해킹 인력을 집중 양성해왔다. 북한의 사이버 전쟁 전문가는 3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은 안보·경제·경영과 각종 연구 시설들을 세계 최고 수준의 IT망(網)에 의존하고 있는 데 비해 사이버 안전을 지킬 보안 연구 수준과 투자가 미흡해 사이버 공격의 손쉬운 표적이 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가 전산망 보안을 3중·4중 겹겹이 강화하고, 공격을 받을 경우엔 신속하게 전산망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사이버 비상(非常) 상황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미국 역시 최근 외부의 사이버 공격에 맞서기 위해 2015년까지 13개 부대를 창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사이버 테러에 대한 독자적 대응책을 세워가면서 선진국들과 사이버 테러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할 때다.
출처;조선닷컴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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