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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간 싸웠던 정부조직법 합의 대차대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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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제시한 골격 유지…야당은 방송 중립성 위한 보호막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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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원내지도부는 17일 여야 이견으로 진통을 겪고 있던 정부조직 개편안을 ‘원안대로’ 최종 타결, 오는 2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회에서 표류한지 46일만이자, 박근혜 정부 출범 21일만에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와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4자 회담’을 갖고 종합유선방송(SO) 소관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등 ‘17부3처17청’ 규모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합의안의 골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정부조직 개편안의 원안을 그대로 유지하되, 그동안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보여 왔던 방송의 중립성·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호막’을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즉, 박 대통령으로서는 당초 구상대로 새 정부의 기틀을 완성하고 국정 운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동력을 확보했으며, 야당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두고 제기됐던 우려를 견제·차단할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양당은 전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실무협상에서 이견을 좁힌 대로 최대 쟁점인 SO 관할권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기로 했다. 다만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회에 방송공정성특위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방송과 보도·종편 PP, 방송광고, 방송용 주파수, 개인정보보호 등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존치하고, SO·위성방송·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뉴미디어 분야의 인허가권과 법령 제개정권은 미래부로 이관된다.
세부적으로 IPTV 관련 사항은 미래부로 이관하는 대신, IPTV사업자는 직접사용채널 및 보도채널을 운용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제19대 국회 임기 중에는 IPTV법 제21조 제1항을 개정하지 않도록 했다.
SO, 위성TV 등 뉴미디어 관련 사항도 미래부로 이관하지만, 미래부 장관이 해당 사업을 허가·재허가 하는 경우와 관련 법령을 제개정하는 경우에는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방통위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허가와 재허가를 시행할 수 없다.
결국 방송기능 전체를 미래부로 이관토록 한 원안의 골자를 유지하면서도 야당의 ‘방송 공정성 침해’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위한 ‘단서조항’을 달면서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다.
또 현행 통신용 주파수 관리는 미래부 소관으로 하고, 방송용 주파수 관리는 방통위 소관으로 한다. 다만, 신규 및 회수 주파수의 분배·재분배 관련 심의를 위해 국무총리 산하에 국무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주파수심의위원회(가칭)를 설치한다.
여야는 특히 SO등 이관에 따른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방송법 일부를 개정, 정부조직 개편안과 동시에 처리하기로 했다. 선거관련 토론·보도의 공정성 확보 및 SO 채널배정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관련법은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해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상설 특검제 및 특별감찰관제 도입, 인사청문법 개정, 중소기업청 기능 강화
이와 함께 여야는 검찰개혁을 위해 금년 상반기 중 △상설 특검제 및 특별감찰관제 도입 △대검중수부 폐지 △법무부 주요 요직에 대한 검사 임용 제한 △검찰인사위원회 실질적 권한 부여 △비리검사 개업 제한 등의 입법조치를 완료하고, 차관급인 검사장 이상 직급 규모 축소를 위한 조치를 연내에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중소기업청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장을 국무회의에 배석하도록 했으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합행위 고발 요청권을 부여했다.
논란이 됐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하되 현행대로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했으며, 위원은 국회와 행정부가 동수로 추천해 구성한다. 다만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소관 원자력 기초 R&D 기능은 미래부 사업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아울러 여야는 국회운영과 관련 △인사청문법 개정 △4대강사업 감사원 감사 미진 시 국정조사 실시 △국정원 댓글의혹 검찰수사 후 국정조사 △부동산 취득세 감면 연장 법안 3월 국회 처리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 자격심사안 발의 등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여야는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위해 오는 6월까지 인사청문회법을 개정하기로 했으며, 4대강 사업의 경우 감사원 조사가 미진할 경우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합의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제기된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도 검찰 수사가 완료되는 즉시 국정조사를 갖기로 했다.
특히 지난 4·11 총선에서 비례대표 부정경선에 연루된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의 자격심사안을 양 교섭단체별로 15인씩 공동으로 3월 임시국회 내에 발의해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심사하도록 했다.
여야는 또 침체된 부동산 경기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취득세 감면 연장을 위한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필요한 법안을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 입 모아 “만족스런 결과 아냐”, 전문가 “야당의 전략적 부재 드러나”
이와 관련,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하는 걸 다 만족스럽게 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국회는 여야가 있어서 각자 의견을 조율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 하에서 야당의 입장을 수용하며, 대화·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평가했다.
김 부대표는 ‘오는 20일 본회의 통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각 당 지도부가 책임지고 맡아서 진행해야 한다”며 “내부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겠지만 국회는 합의와 신뢰에 기반한다. 신뢰를 깨지 않는 게 지도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우리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면서도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에서 가장 핵심이었던 SO 공정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마련됐기 때문에 그동안 노력해왔던 부분에서 일정한 성과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가 지연된 이유를 청와대와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 부재로 지목하며,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똑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여야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정부조직 개편안을 통해 당내 갈등을 봉합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발목 잡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만 굳어졌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부·여당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면 민주당은 뭣하러 시간을 끌였냐”며 “민주당은 국민의 눈높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특히 “(민주당은) 국민들이 관심도 없는 SO 문제를 잡고 시간을 끌면서 정작 낙마시켜야할 일부 장관 후보자들은 다 놓쳐버리는 전략적 미스를 범했다”면서 “당내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을 외부에 적을 만듦으로서 봉합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선택했지만 그것조차 제대로 못한 꼴”이라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도 “야당의 경우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한다는 이미지가 비춰지지 않도록 양보할 것은 과감하게 양보하고, 주장할 것은 명분 있게 주장해야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서 “야당이 갈팡질팡하면서 고집 부리는 듯 한 이미지를 준 측면이 있기에 스스로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데일리안 = 조성완 기자
출처;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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