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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낮은 차원의 '北核 공조시스템' 구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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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원 기자
베이징=최유식 특파원
메신저입력 : 2013.03.15 15:55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3일 중국이 대북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 것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핵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미·중 '공조 체제'가 최소한 낮은 차원에서 갖춰지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변화를 촉구한 측면도 있으나 대북 정책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을 것이란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미·중, 대북 대응 협조 분위기
미·중 양국은 북한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체제의 등장 등 권력 교체기를 틈타서 도발을 가속하는 데 대해 '동북아 안정'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자 1월 21일 제재 결의를 채택했다. 북한이 지난 2월 3차 핵실험을 하자 유엔 안보리는 3월 7일 다시 추가 제재를 결의했다. 미·중 양국은 올해 들어 44일 간격으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두 차례 이끌어내면서 대북 협조 시스템을 만들었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과 중국의 외교관들이 그간 수없이 만나 상당한 공감대를 만들었다"며 "이 과정에서 앞으로 북한을 제어할 방안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부터 미·중 양국이 해마다 양국의 수도에서 번갈아 개최하는 장관급 전략·경제 대화도 대북 공동 전략을 모색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양국은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爆沈) 직후 열린 전략·경제 대화에서 어떤 형태로든 북한 문제를 공동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 상태다. 올해 중반 열릴 미·중 전략·경제 대화에서도 북한 문제를 중요하게 다룰 가능성이 크다.
◇중국 내 북한 불만 고조가 영향
중국 내에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미·중 협조 체제 구축에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엔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가 발행하는 학습시보(學習時報)의 덩위원(鄧聿文) 부편집장이 '중국은 북한을 포기해야 한다'는 기고문을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오공단 박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중국에 가서 최고 엘리트급 공산당 간부들과 비공개로 회의했는데 그들이 북한을 원색적으로 성토했다"며 "그들이 '세 번째 뚱보(김정은)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니 우리도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도 이런 내부 분위기를 고려해 세관과 변방 수비 군부대 등에 안보리 결의를 엄격하게 집행할 것을 지시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자세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다음 달 시진핑 주석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 회의에서 중국의 대북 정책이 일부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중국 내의 이런 변화가 전면적인 대북 정책 기조의 전환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냐에 대해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차기 외교 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으로 유력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제재는 안보리 행동의 목적이 아니며 근본적인 해결 방법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탕융성(唐永勝) 국방대 전략연구소 교수는 외교부 기관지 '세계지식' 기고문에서 "북한을 의심하고 비난하는 말이 많지만 양국 간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는 지정학적으로 결정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중국의 최근 변화에 대해 "일단 1차적 목적은 김정은 집권 후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는 북한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 지금 당장 북한을 버리는 수순으로 보는 건 무리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셴둥(韓憲棟) 정법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중국의 대북 정책 기조 변화는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 발언은 중국 신정부에 대한 촉구성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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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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