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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정부조직법 받을테니 대신 KBS사장 청문회 하자" 본질 벗어난 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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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째 힘겨루기… 새누리당에 본질 벗어난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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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열 기자
김시현 기자
입력 : 2013.03.06 03:01 | 수정 : 2013.03.06 07:01
35일째 힘겨루기… 새누리당에 본질 벗어난 제의
與도 합의 급급해 유선방송 등 '쪼개팔기식' 협상
3월 임시국회 일정 합의 못해… 與 단독으로 소집
문희상 "朴담화 유신독재 연상… 대통령 참 걱정돼"
이한구 "野, 정부조직법 안 받으면 4대강 國調못해"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청와대와 여·야당의 힘겨루기가 감정싸움 수준의 막장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5일까지도 법 개정 협상을 타결 짓지 못했다. 개정안이 1월 30일 국회로 넘어온 이후 35일째다. 박근혜 정부의 업무 공백이 얼마나 길어질지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3월 임시국회 일정을 잡는 데 실패했다.
새누리당이 이날 "3월 임시국회를 곧바로 열자"고 하자, 민주당은 "협상을 끝낸 뒤에 국회를 열자"며 거부했다. 그러자 여당은 단독으로 국회를 소집했고, 야당은 "거대 여당의 일방 독주"라며 반발했다.
여야 간 마지막 남은 쟁점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관할권을 누가 갖느냐는 문제였다. SO는 케이블 채널을 가정에 전송하는 케이블 방송국이다. CJ나 태광 등 대기업들이 주로 소유하고 있다. 야당은 SO가 유선 방송 채널 배정권 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론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 때문에 여야가 함께 구성하는 위원회 형식의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청와대와 여당은 SO는 보도 채널 등을 운영할 수 없어 '언론'보다는 '산업'의 성격이 크기 때문에 미래부에서 함께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무위원석 홀로 지킨 총리 정홍원 국무총리가 5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국무위원석에 홀로 앉아 있다. 정부 조직 개편안 처리와 인사청문회 지연으로 18명의 국무위원 중 현재까지 공식 임명된 사람은 정 총리 한 사람이다. /오종찬 기자
새누리당은 이날 "민주당이 방송 장악을 걱정한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특별법을 따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부조직법을 처리하고 나면 나중에 딴소리를 할지 어떻게 믿느냐"며 거부했다. 정부 조직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이와는 관련도 없는 '방송 자유 특별법' 논란으로 옮겨간 것이다. 여당은 무조건 합의만 끌어내면 된다는 인식 아래 방송 분야에서 인터넷 TV와 유선방송 등 뉴미디어 분야를 떼내고, 다시 SO만 떼내는 식의 '쪼개 팔기'를 하려 했다. 이 때문에 당장 청와대로부터 "그런 식으로 나누면 어떡하느냐"는 항의를 받았다.
민주당은 또 "SO에 대한 권한은 미래부로 넘기는 것을 수용할 테니, 그 대신 KBS 사장을 임명할 때 방송통신위원 3분의 2의 동의를 얻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정부 조직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문제다.
민주당은 협상 초기부터 "4대강 사업과 국정원 여직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에 합의해 주지 않으면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합의해주지 않겠다"는 요구를 해왔고,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최근 협상 과정에서 정부조직법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사안인 4대강 국정조사를 수용할 뜻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먹을 불끈 쥔 채“대통령의 담화는 담화가 아니라 폭력이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4일 대국민담화를 비판하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4대강 국정조사 등 여야 협상에서 합의했던 부분들도 정부조직법이 무산되면 전부 무효가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 번에 (협상 과정에서) 합의된 것은 정부조직법을 위해 우리가 모두 양보한 것”이라며 “정부조직법 합의가 안 되면 하나도 발효가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협상이 이처럼 본질을 벗어나 원점을 맴돌면서 여야 간 감정도 격해졌다. 민주당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전날 정부 조직 개편안 처리를 촉구한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이런 정치는 처음 봤다”며 “대통령 참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어제 박 대통령 담화는 (선전)포고였다. 오만과 독선의 일방통행이었다. 유신 독재를 연상시키는 역주행의 극치였다”며 “국민을 볼모로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고 야당을 협박하고 있다. 대통령이 이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지난 3일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이 결국 무산된 것에 대해서도 “몰상식하기 그지없는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미리 4~5시간 전에는 통보해주는 게 예법이다. 입법권 무시이고 민주정치 무시”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대통령에게 정부 구성의 재량권을 최대한 주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며 “창조적인 음식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민주당에 협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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