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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뒤늦은 민간인사찰 사건 조사결과 발표…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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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국가인권위원회가 7일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불법사찰이 근절되도록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가 대통령에게 권고를 한 것은 인권위 설립 이래 처음이다.
인권위는 이날 오전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불법사찰의 재발 방지를 위해 대통령에게 근절 대책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국회의장에게는 국가기관의 감찰 및 정보 수집 행위가 적법 절차를 벗어나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의 공백이나 미비점을 파악해 필요할 때는 입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국무총리에게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직무수행이 공직기강 확립이라는 목적의 정당성과 절차적 적법성을 벗어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을 권했다. 또 사찰 피해자들이 명예회복이나 권리구제를 원할 경우엔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4월부터 이 사건을 직권 조사해왔다. 지난달 28일 전원위원회에서는 조사 결과를 놓고 최종 논의도 벌였다.
인권위의 조사 대상은 모두 429명으로 이들 중 민간인은 179명이었다. 사찰을 명령한 주체로는 민정수석실이 10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13건,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65건 등으로 나타났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자체 판단해 사찰을 벌인 건도 232건으로 조사됐다. 국가정보원도 사찰의 주체에 포함됐다.
인권위의 이번 권고는 대통령에게 한 첫 권고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는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정책권고’의 성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10년에 촉발됐던 사건을 인권위가 이제서야 직권조사를 한 데에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 인권을 챙겨야 할 인권위가 정작 2년여가 지난 후에서야 뒤늦게 나섰지만 검찰의 수사 결과에서 더 나아간 결과도 없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직권조사 중간에 검찰 수사나 재판 과정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실이 계속 밝혀져 그런 것들을 포함해 조사를 하다 보니 지연됐다”고 밝혔다. 또 “주요 인물들이 구속돼 재판부에 자료를 요청해 추가자료와 파일을 확보한 것이 지난 10월이었다”며 “정치적 고려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은 인권위의 권고를 받은 뒤 90일 이내에 권고를 이행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권고를 이행할 책임은 이명박 정부에서 안 한다면 박근혜 정부로 그대로 이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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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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