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타임즈
> 뉴스
|
|
|
PC방 이용료 못 내 입건된 20대 탈북자에게 검사가 돈 주더니…
|
PC방값 못 내 10차례 입건… 주머니엔 교통카드 한 장뿐
|
안중현 기자
문현웅 기자
입력 : 2013.02.01 03:02 | 수정 : 2013.02.01 07:14
"그렇게 원하던 한국에서 이런 삶을 살게 될지 상상도 못했는데 기회를 준다면 주변에 창피하지 않은 사람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11세 때 부모를 잃고 '꽃제비' 생활을 하던 김모(28)씨는 2006년 중국·라오스·태국을 거쳐 2007년 9월 7일 한국에 도착했다. 이후 새터민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 입학해 초중등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고등학교 과정을 다녔다. 김씨는 PC방,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도 전문대에 진학해 컴퓨터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잃지 않았다.
김씨는 그러나 2011년부터 PC방을 전전했다. 탈북 과정에서 북한 보위부에 붙잡혀 부러진 코, 눈, 머리뼈를 수술하기 위해 빌린 400만원 때문에 임대아파트 보증금 750만원이 압류돼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혼자 탈북해 의지할 곳이 없었던 김씨는 일자리도 알아보고 추위도 피하기 위해 PC방을 전전했다. 특별한 수입도 없고, 일자리도 구하지 못한 김씨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9번에 걸쳐 PC방 이용료를 내지 못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 15일 김씨는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한 PC방에서 이용료 2만4800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체포됐다. 10번째 입건이었다. 체포 당시 김씨는 셔츠에 스웨터만 입고 있었다. 점퍼는 돈이 없어 살 수 없었다고 했다. 주머니에는 1000원이 든 교통카드 한 장이 전부였다.
10차례 같은 전과가 있던 김씨는 구속됐다. 상습성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동경찰서 수사과 직원들은 김씨의 딱한 사정을 담당검사에게 알렸다. 담당인 윤성현(43) 검사는 김씨를 검찰심의위원회에 회부해 시민들의 판단을 받게 했고, 만장일치로 김씨의 구속을 취소하고 석방하기로 의결했다. 윤 검사와 수사관은 김씨의 수배해제를 위해 미납된 벌금 45만원을 납부하고, 점퍼와 목도리도 사줬다. 동부지검장도 김씨에게 3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 PC방 주인도 김씨를 위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성동서 보안계도 발벗고 나섰다. 성동구의 한 의류업체에 김씨의 취업을 주선했다. 그러나 아직 김씨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다른 PC방에서 요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인천지법에 기소돼 다음 달 7일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김씨는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벌금만 나온다면 다시 일어서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조선닷컴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