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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회]너무도 그리운 나의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 이승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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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걱정이 쌓여갔다.6대독자로서 선영을 돌 볼 이 없는 슬픔도 깊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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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7일 (토) 남부임 nambooim@gmail.com
[남부임 시민활동가]
이승만을 위해 애견 해피가 왔다. 검역해야하는 시간 때문에 찾아오지 못하는 해피를 만나러 이승만은 매일같이 다녔다.
뉴욕에 있는 이순용에게 편지를 하여 그를 오게 했다. 그는 이승만과 같이 독립운동을 하였고 6대 내무부장관을 지냈다. 그의 손을 잡고 이승만은 간곡히 부탁했다.
“내가 이런 처지에 있는데 누가 아들을 줄 사람이 있겠는가.
이순용은 양자를 구하러 한국에 갔다. 이승만이 양녕대군 16대손이라 양녕대군 17대손으로 어렵게 조건을 갖춘 이인수를 찾아냈다. 그는 고려대학을 졸업하고 석사과정에 있었다. 이승만을 닮아 귀티 나고 예의 반듯한 청년으로서 교육자집안의 자손이었다.
이승만은 이인수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그 놈이 정말로 나를 좋아한다면 더 서둘러 빨리 와야 할 것이 아닌가.
이인수를 기다리면서 이승만은 활력을 찾아갔다. 예전처럼 프란체스카에게 농담도 했다.
“그 녀석도 내가 저를 좋아하듯이 나를 좋아하겠지”
젊은이처럼 거울을 들여다보며 말하기도 했다.
드디어 인수가 왔다. 이승만은 기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양자 이인수를 맞이하는 이승만 박사 부부
“지금 우리나라가 어떻게 돼가지?”
“지금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잘 돼 갈 것입니다. 염려 마십시오.
“그런가? 나라가 잘 돼 간다면 참 좋은 일이야. 그런데 너는 잘된다 잘된다하는 남의 소리는 아예 믿지 마라. 그 말을 믿다가 이렇게 결딴이 난 걸. 그렇게 우리나라 일이 쉬운 게 아니야”
임기 말에 주변의 말만 믿었던 자신을 질책하는 말이었다.
이승만은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마다 프란체스카는 긴장했다. 한번 분노가 치밀면 프란체스카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그런 다음은 반드시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일평생 공들여 만든 조국
수십 번 죽을 고비 넘기고 이룩한 조국에게 버려진 아픔
자신의 조국에 마음대로 갈 수 없는 늙은 몸
그러나 그보다 더한 고통은 불안감이었다.
‘적화통일만은 막아야 하는데…….’
이승만은 울화가 치밀다 벌떡 일어나 신발을 신었다.
“나 걸어서라도 갈테다”
“미국이 막느냐 네놈들이 막느냐 미국이 막더니 이젠 네놈들이냐!”
“누가 나를 붙잡아!”
조금 진정이 되면 말했다.
“내가 알고자 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누가 나를 여기 오게 하였으며 누가 나를 붙잡아 놓고 있느냐는 거야”
그리고 혼잣말을 버릇처럼 했다.
“온 천하에 못된 놈들. 웬 도적놈이 그다지 많아. 내가 도적놈인가. 나는 본시 가난한 사람이야. 나는 본시 가난한 사람이야. 돈을 어찌해? 돈을 어찌해? 기가 막혀......”
그러나 어린이들을 만나면 아이처럼 웃으며 말했다.
“나 한국 간다!”
프란체스카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방울방울 굴렀다. 가슴이 찢어졌다.
이인수가 봐온 시장바구니의 부피가 컸다. 그를 보고 이승만이 대뜸 소리쳤다.
“그렇게 돈을 써버리면 한국 갈 여비는 어떡해!”
귀국 비를 모으느라고 5달러짜리 이발도 하지 않아 보기 싫게 자란 머리카락을 프란체스카가 할 수 없이 손수 이발을 해 주었다.
그뿐 아니라 이승만은 식료품 구입도 못하게 했다.
“굶어서야 살 수가 없지요”
“그러면 조금만 사와. 돈 써버리면 서울 못가”
그리고는 사온 물건은 뒷문을 통해 몰래 들여놓아야 했다.
가구는 교민들이 쓰던 것이었다.
길바닥에 떨어진 쇠붙이도 주워 다가 빈 깡통에 모으고 포장지와 노끈과 같은 폐품을 차곡차곡 가구 서랍에 채웠다.
“내가 언제 한국 땅에 가게 돼?”
“한 서너 달 지나면 날씨도 풀리고 그러면 그때는 가시게 될 겁니다”
“이것좀봐 내가 전에 가려고 할 때도 서너 달이라더니 또 서너 달이야?”
이승만은 손가락을 폈다 꼽았다 했다.
“내가 한국 땅을 밟기가 소원인데 여기서 죽으면 어떻게 해 모두 어떻게 할 작정이야?”
이인수는 몰래 눈물을 흘렸다.
이런 눈물겨운 모습을 하와이 교포들도 슬펐다.
이 상태로 계속 나가다가는 영영 귀국을 할 수 없을 지도 몰랐다
주치의까지 더 이상 하와이에 머물다가는 비행기를 탈 수 없을 것이라 했다
여전히 “괘씸한 놈 내가 걸어서라도 갈 테야”하는 이승만을 속절없이 봐야만 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었다.
이인수가 프란체스카의 눈물을 쏟아내는 것을 처음 본 것은 주치의로부터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였다.
프란체스카와 교포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귀국을 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아 한국에 전하자 많은 국민들은 조국에서 죽겠다는 이승만의 귀국을 반대하지 않는데 정부가 반대했다. 군사정부도 민주당처럼 4.19세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었다.
“사과도 없이 어떻게 들어 올 수 있냐”고 언론이 크게 보도했다.
프란체스카와 오중정과 최백렬은 급히 사과 성명을 작성했다. 그리하여 반대여론을 무마시켰다고 생각하여 귀국준비를 서둘렀다. 교포들은 달려와 작별인사를 했다.
최백렬은 이승만의 오버코트와 모자를 마련하고 월버트 최는 이승만이 머물던 목조 주택을 팔려고 내놓았으며 이승만 가족의 비행기 표까지 예매했다.
귀국할 시간만 기다렸다.
1962년 3월 17일 귀국예정일이 돌아왔다. 이승만의 나이 만으로 87세였다.
출발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이승만 앞에 김세원 총영사가 나타났다.
“아직은 본국 실정이 가실만한 때가 아닙니다.
이승만은 손이 싸늘해 졌다.
한참 후 이승만이 말문을 열었다.
“누가 정부 일을 하든지 정말 잘 하기 바라오.
시간은 멈춘 듯했고 애견 해피도 엎드려 숨죽인 채 가만히 있었다.
이승만은 영영 휠체어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마우다라니 요양원에서 편지가 왔다.
[우리 모두 존경하는 이 박사님을 저희 양로원에 모시고 싶습니다. 모든 비용은 무료로 해드리겠으니 프란체스카 여사의 회답을 바랍니다. - 마우다라니 요양원 원장 존슨-]
젊음을 몽땅 한국에 바친 프란체스카의 나이 62세. 그녀에게 남은 건 중풍 든 늙은 노인을 돌보는 고단한 삶이었다.
비록 이승만은 자신이 만들어 세운 조국으로부터 버림받았지만, 하와이 교민들은 이승만을 버리지 않았고 수많은 미국인 후원자들도 끝까지 이승만을 도왔다.
마우다라니 요양원의 병실은 침대가 하나뿐이라 프란체스카를 간호보조원으로 인정해 고용인 숙소의 작은 방을 하나 따로 마련해 주었다.
프란체스카는 쇼핑이나 외출도 하지 않고 항상 이승만 옆에서 성경을 읽고 찬송가를 불렀다.
오스트리아에서 프란체스카가 필요한 물건과 매달 생활비 200달러씩 보내왔다.
침대에서 자신을 일으키려는 프란체스카의 힘을 덜어주기 위해 이승만은 같이 하나! 둘! 셋! 하면서 애를 썼고, 약을 좋아하지 않아 열이 펄펄 날 때면 “아이고, 아이고, 어머니, 어머니”하며 신음했다.
하루는 원장 존슨 여사가 이승만의 병실에 들러 물었다.
“닥터 리, 소원이 무엇이지요?”
“여비요. 한국으로 돌아갈 여비 말이요.”
“아직도 이 박사님은 한국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세요?”
“그렇소!
프란체스카는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늘 불렀고 이승만도 가끔 따라했다.
날마다 날마다 김치찌개 김칫국
날마다 날마다 콩나물국 콩나물
날마다 날마다 두부찌개 두붓국
날마다 날마다 된장찌개 된장국
프란체스카의 연락을 받고 급히 달려온 이인수는 1965년 7월 18일 아버지 이승만 옆에 나란히 누워 수혈했다.
이승만의 침대 곁에는 프란체스카 최백렬 이인수가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고 병실밖에는 오중정, 월버트 최, 기자 차지수만 있었다.
간호원이 말했다.
“7월 19일 0시 35분, 임종하셨습니다.”
이인수는 프란체스카의 두 번째 쏟아지는 눈물을 보았다. 모두 오열했다.
“이제는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행하기에 심신이 감당할 수가 없어 어찌할 도리가 없게 되었습니다. 바라옵건대 한국민족의 앞날에 하나님의 은총과 함께 하시옵소서”
이런 이승만의 기도소리조차 영영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조화는 교회전체를 꽉 채웠다.
이승만이 건립했던 한인기독교회의 실내에 그를 안치했다. 상반신을 볼 수 있도록 관 두껑의 반은 열려 있었다.
그때 보스윅이 달려와 이승만의 이마를 치며 울부짖었다.
“내가 자네를 안다네. 내가 자네를 알아. 자네가 얼마나 조국을 사랑하고 있는지 안다네. 자네가 얼마나 억울한지를 내가 잘 안다네. 친구여 그것 때문에 자네가 얼마나 고생을 해왔는지, 바로 그 애국심 때문에 자네가 그토록 비난받고 살아 온 것을 내가 잘 안다네. 내 소중한 친구여!”
이승만이 중국으로 갈 때 시신들과 함께 배를 타고 갈 수 있도록 밀항을 돕던 보스윅이었다.
미군 의장대가 사열하고 조포를 발사하며 영결식을 진행했다.
미군 장군들의 추도사와 의장대의 진혼 나팔소리가 하와이의 여름밤 하늘에 울려 퍼졌다.
고인이 되고서야 한국에 온 이승만.
온 국민이 슬퍼했다.
가족장으로 그를 안장하던 날,
외국 언론들은 일제히 이렇게 보도했다.
[세계사에 드문 영웅!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과 함께 영원히 잠들다]
끝.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집필해주신 남부임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출처;푸른한국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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