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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놓고 싸우던 여·야, 막후(幕後)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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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홍준표·서갑원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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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원아!" "형님!"… "강행 처리할 수도 있어"
"차라리 날치기 하세요"
TV만 보면 여야는 주요 쟁점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을 놓고 매일같이 으르렁거리며 싸운다. 기자들만 있으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늘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라며 민주당측이 비협조적이라며 불평하고,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가 너무 오버한다"며 비난하기 일쑤다. 하지만 막후(幕後)에선 늘 그런 것만도 아니다.
지난 13일 오후 5시30분쯤 홍 원내대표의 국회 사무실에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찾아왔다. FTA 안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다루지 말고 별도 특위를 만들어 처리하자고 제안하기 위해서였다.
한나라당이 외통위에서 비준안 상정을 밀어붙일 경우 현 여야 구성(한나라 17명, 민주당 7명)상 민주당으로선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와 몇몇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나이가 8살 위인 홍 원내대표가 때로 '갑원아'하면, 서 의원은 '형님'으로 호칭하며 3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홍=(서 수석을 치켜세우며) 민주당은 서 수석이 (원내전략을) 다 한다며? 원 (원내)대표는 니 말만 듣는다며?
▲서=그런 말씀 마세요. 옛날엔 수석(부대표)이 다하고 원내대표는 나중에 결정만 했대요.
▲홍=갑원아, 나는 네가 무슨 말하러 온지 다 안다. (FTA)특위, 그거 안 된다. 너 또 여야 동수(同數) 요구할라고 그러지? 너희들 속셈을 뻔히 다 안다. 동수 해주면 (비준안) 상정 못하게 하려고 그러지?
▲서=어차피 형님들 친박(연대) 하나 끼워 넣을 거 아닙니까.(여야 동수로 하더라도 야당 몫으로 친박연대 1명을 넣으면 결국 한나라당 편을 들 것 아니냐는 뜻)
▲홍=서 동수(서 의원이 늘 '동수'를 주장한다며 홍 원내대표가 붙인 별명)! 아무튼 특위는 안 된다. 자꾸 그러면 우리가 하루 날을 잡아서 (비준안을) 강행 처리할 수도 있다.
▲서=차라리 그렇게 하세요. 여당이 (야당을) 밟고 가겠다는데 우리가 어떻게 하겠습니까? 차라리 날치기 하세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여당이 강행 처리하면 자신들이 여당 시절 주도했던 한·미 FTA 처리에 대한 부담도 덜고, 날치기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반사이익도 얻을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을 한 듯한 발언) 형님이 여야를 뛰어넘는 지도자가 되시려면 통 크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제가 민주당에 형님을 얼마나 선전하고 다니는데요.
▲홍=(씩 웃으면서) 그래도 안 된다. (마침 TV로 중계되던 국회 국방위 회의 장면을 가리키며) 국방위 국감 갔더니 육군에서 별 4개 달린 모자에 홍준표 이름 새겨서 주더라. 기분 좋더라. 내가 육군 일등병(방위) 출신이라 그게 항상 마음속에 걸렸는데….
▲서=(웃으면서)그런 거 받으면 저도 하나 챙겨주셨어야지.
한·미 FTA 논쟁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얼핏 짐작하게 만드는 대화였다.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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