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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정희 후보가 휘젓고 떠난 TV 토론, 이대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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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12.16 22:43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16일 마지막 TV 토론을 몇 시간 앞두고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뒤 토론에 불참했다. 이 바람에 선관위는 부랴부랴 토론 방식을 재조정해야 했다.
이 후보 사퇴설은 출마 때부터 나돌았다. 1%에도 못 미치는 지지율 수준으론 좌파 정당의 존재감을 과시하기는커녕 유권자의 관심 밖으로 팽개쳐진 친북 극좌 진영의 초라함만 드러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야권 지지층의 표를 분산해 정권 교체만 어렵게 만든다는 범(汎)좌파 진영의 압박도 강화됐다. 지지율 1% 안팎의 진보당 후보 사퇴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선거 판도에 무슨 영향을 줄지에 대해선 정반대의 해석이 있다.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각축이 박빙(薄氷)이라 영점몇%의 표 이동도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이 후보의 종북(從北) 이미지가 워낙 강해 오히려 반대 진영 표 결집을 촉진하는 역작용(逆作用)을 낳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진보당은 대선 후보 등록만 하면 받게 되는 국고 보조금 27억원을 거의 쓰지 않았다는 소문도 후보 사퇴가 진보당의 원래 작전이라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이 후보는 앞서 두 차례 TV 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나왔다"며 토론 주제와 관련 없는 질의와 답변으로 박 후보를 공격했다. 자신이 당선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나온 후보가 TV 토론을 휘젓다시피 한 것은 유권자에게 후보에 대한 변별력(辨別力)을 높여주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TV 토론의 본래의 목적 달성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이번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법과 규정을 수정해 대선 후보 TV 토론이 실질적 선택 대상 범위 안에 드는 후보 간의 자질 경쟁의 장(場)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여론조사에서도 TV 토론 참여 대상 기준을 강화하자는 국민이 62.2%, 반대가 25.6%였다. 미국 대선에서는 TV 토론 참여 자격이 지지율 15% 이상이다.
토론 방식도 후보자 간 기계적 균형에 집착한 나머지 토론의 흐름이 자주 끊기고 각자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연설 비슷하게 돼버렸다. 후보별 발언 시간 총량을 동등하게 하는 범위 안에서 자유로운 질의·응답 기회를 줘서 후보들의 정책에 대한 이해력과 설득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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