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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TV토론 방법은 개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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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라곤 칼럼니스트
하나의 사실적 현상이건만 이를 옮기는 화자(話者)에 따라 상황의 판단이 다르고 해석이 제 각각이다. 마치 장님이 코끼리 더듬듯 일부 부위를 만지고선 코끼리 전체 모양을 평하는 것만 같다. 제18대 대선 정당 후보들이 경제ㆍ복지분야를 주제로 한 2차 TV합동 방송토론회가 열렸다. 전국 시청률이 34.7%를 가리켰다고 하니 많은 국민이 세명 후보의 토론장면을 지켜봤을 것이다. 후보들은 어떻게 하든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상호간에 공방전을 벌였다.
▲ 정라곤 ©브레이크뉴스
지난번 1차TV토론 때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10.26사건 직후에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으로부터 청와대 금고내에 있던 6억원을 받은 것에 대해 묻자 박 후보는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답하여 일단락되었다. 이번 2차 토론에서도 이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복지분야에 이르자 이 후보는 사회복지를 하려면 납세자가 세금을 내어야한다는 뜻으로 이번 대통령선거에 나선 박 후보가 당시 6억원을 받고 증여세를 냈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지난번 1차 답변한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이미 답변했다고 하자, 이 후보는 재차 질문하여 증여세를 내었느냐 질문 요지를 주지시켰는데, 박 후보는 1차 때와 달리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박 후보는 이 후보 공세에 맞서 “이 후보는 현실적인 코앞의 답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라면서, “대선 끝까지 완주할 계획은 없으시죠. 끝까지 나갈 생각도 없으면서 (국고보조금) 27억원을 받고,국회에서 논란이 된 먹튀법에 해당한다”고 역공을 펼쳤다. 엄밀히 따진다면 박 후보가 역공한 내용은 한정된 주제인 복지분야를 벗어난 것이었다.
다시 질문 차례가 된 이정희 후보는 “박 후보는 18년간 청와대에서 살다가 1980년 경남기업 회장이 무상으로 지어준 성북동 집에 들어갔다. 300평 넘는 집을 거저 넘겨받았는데 증여세, 취득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면서 “세금을 내었느냐”고 물었다. 답변이 궁색한지 박 후보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 후보와 박 후보는 복지 문제 토론 도중 충돌했는데, 상대방이 답변을 않거나 잘못 발언한 것이 있어도 질문을 한 번에 국한 시키는 토론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
사실 대선 후보자간 열띤 공방전은 필요하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치열하게 논쟁을 하여 하나의 잘못된 답변이 있을 경우에 끝까지 파고들어 상대를 코너에 몰기도 한다. 합법적, 정당한 테두리 내에서 논쟁인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후보자간 TV토론은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한 질문을 받은 당사자는 일단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후보자가 묻는 질문이자 국민의 의혹에 의한 또는 대통령의 자질과 능역에 관한 신뢰에 해당되는 판가름하는 질문이고 답변이기 때문이다.
그러함인데, 언론에서는 지난 1차에 이어 이정희 후보가 끼어들기를 하고, 사회자로부터 지적받았다며 토론문화를 해친 결과라고 평가하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정희 후보는 토론주제에 맞는 질문을 했다고 본다. 복지재정을 확충하려면 세금조달이 필수적인 것이고, 관련하여 “6억원에 대해 증여세를 내었느냐”고 따져 물은 것이 아닌가. 문제는 후보에게 부여된 정당한 질문에 대해 답변해야할 박 후보가 “지난번에 이야기 했다”고 질문에 답없이 적당히 얼버무리려 하자, 이 후보가 “증여세 문제”라고 재 지적한 것이다.
필자는 중앙선관위에 설치하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두 번의 TV토론을 보면서, 한 국가의 대통령선거에서 토론방식이 저 수준밖에 되지 않을까 하는 방법상의 미흡함을 우려했다. 질문을 한 번하게 한다면, 질문받은 상대 후보가 그 질문의 정확한 뜻을 모르고 엉뚱한 답변을 해도 사회자나 시청자들은 모른다. 그 내용을 정확히 아는 질문자가 수정하여 질문 요지를 알려주는 것까지 ‘끼어들기’로 치부해버리는 토론 룰은 아예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학교반장을 뽑는 선거도 아니고 한 나라를 책임지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TV토론 제한은 문제다. 주제와 후보별 시간배정은 전체 진행을 위해 부득이한 제한이지만 질문까지 1회로 한정해서야 되겠는가. 자유토론시간에는 주제별 대분류하여 예를 들면, 2차토론 주제인 경제.복지분야에 대해 후보자별 시간을 5분씩 배정하고 그 주어진 시간 내에 그 분야 자유주제로 공방전을 벌이고, 시간이 경과되면 마이크가 자동으로 꺼지는 시스템을 사용하는 방법은 열띤 토론을 통해 후보자의 능력과 시간운영의 절제성까지도 알아볼 수 있는 방안이다.
현행과 같은 토론운영 시스템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질문과 다른 동문서답해도 무방이고, 이를 지적하려 하면 끼어들기라고 못하게 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 이것은 토론 진행을 위한 편의에서이지 후보의 공약정책을 확인하고, 그 진정성 내지 후보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여 장차 대통령 감으로 결정하는 장(場)으로 역할함에는 미진하다. 덧붙여 사회자가 마치 학생 앞에서 교육이나 훈계하듯 장황한 설명도 반감을 주는 대목이다. rgjeong@naver.com
*필자/정라곤(시인․칼럼니스트)
출처;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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