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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마지막 만들어 낼 진짜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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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길을 묻다<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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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춘 생활정치 아카데미 텃밭포럼 이사장
드디어 대진표가 결정됐고 이제 12월 19일 저녁이면 국민의 투표행동에 의한 18대 대한민국대통령이 결정 된다. 국민이 만들어 낼 진짜 ‘단일화’다.
▲ 추성춘 ©브레이크뉴스
야권의 대통령후보 단일화는, 한 쪽이 일방적으로 후보를 사퇴함으로서, 결국 깨지고 만 셈이다. 후보사퇴 성명서 행간의, 숨은 뜻을 찾아보면 머지않아 ‘안철수의 역습’이 예고되는 듯하다. 민주통합당의 구태가 관행이라는 이유로 버젓이 자행되고, 처절할 정도로 밀고 간 ‘단일화 절벽’에 맞닥뜨려, 함께 추락해야할 상대가 ‘국민’이라면 나 혼자 먼저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 라고 비통해 하는, 신참 정치인의 양심, 아니면 아파서 울고 있는 ‘단일화’라는 아이의 팔을 먼저 놔줄 수밖에 없는 참어머니의 마음이 생각났을까.
아무튼 안 전 후보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말했던 것을 보면 단일화 덫이 민주당 후보를 띄우기 위한 불쏘시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음을 뒤늦게 알았음이 틀림없어 보이고 그래도 상처 덜 받고 뛰쳐나갈 방책을 강구하고 있었음도 틀림없어 보인다. 단일화 방식의 이 지루하고 피곤한 줄다리기는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고 새 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줄 뿐입니다.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습니다.” 그는 단일화 과정 내내 ‘동생’ 취급만 받다가 한방으로 ‘큰형’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너무나 친절한 언론 덕분에 국민은 단 · 일 · 화 세 글자가 국민의 운명인 듯 착각 속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울러 새 정치를 갈망하는 ‘안철수 현상’에도 깊은 상처를 줬다.
아무튼 이제는 야권의 선거 흥행을 노린 ‘단일화 이벤트’는 한국정치사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 소위 ‘단일화’의 폐해를 문, 안 후보는 두고두고 증거 해 가야 할 것이다. 국민의 정치적 에너지를 쓸모없게 지나치게 소진시키고 대립과 야합이라는 후진적 정치행태를 고착시킬 뿐이다.
‘안철수 기대표’가 캐스팅 보드 될 듯
‘안철수’는 떠났지만 ‘안철수 현상’은 여전히 우리를 휩싸고 있다. 정당은, 국회는 변하고 있는가. 특권을 내려놓고 있는가. 기득권을 줄이고 있는가. 정치 불신이 줄어들 희망이 잡히는가. 지금 ‘안철수 표’는 그들이 가야할 새로운 길이 어디냐고 두 정당에 묻고 있다. 지금 관심사는 안 전 후보에 기대를 걸었던 ‘기대표’가 박, 문 두 후보에게 어떤 비율로 갈라지느냐 하는 점. 안 전 후보 지지층이 박, 문의 당선에 캐스팅 보드를 쥐게 되리라는 관측에서다. 안 후보의 퇴장 직후 두 정당의 ‘안철수’대접이 극진하다. “안 후보는 민주통합당 구태의 희생자”(새누리당) “안 후보의 눈물을 잊지 않을 것”(민주당)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은 단순히 보수와 진보, 2분법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며 온건하며 과격하지 않은 실용적 사고에 기우려 있는 성격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유심히 살피면서 다양한 직종에서 창의적인 도전을 거듭하는 동안 생활현장의 구체적 경험지(知)를 습득 했을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 신뢰가 읽힌다. 항간에 농담 삼아 문 후보가 여론조사 1위를 하고 박, 안 후보가 2, 3위를 했다면 박, 안 후보가 단일화를 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지만 사실, 필자는 이 칼럼 시리즈 초반에 안 후보와 박 후보가 단일화 상대는 물론 러닝메이트의 상대로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지적 했었다. 안 전 후보는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은 단일화 TV토론에서 사실임이 증명됐다. 안 전 후보는 종합적인 국방력 보장이라는 전제 아래 사병의 복무연한 단축 검토를 말했고 특히 금강산 관광재개는 남북한의 책임 있는 당국자의 보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해, 북측이 현대그룹 관계자에게 보장하면 되지 않느냐는 문 후보와는 확실하게 차별화 됐다.
누가 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예민한가와 북한당국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드러난다. 특히 “그러면 안 후보의 대북정책이 MB와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할 때는 문 후보의 대북정책관이 분명해지는 순간 이였다. 물론 안 전 후보는 “전제조건 없이 대화와 교류를 재개하고 이 자리에서 안전보장 조치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 MB정부 정책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서는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어 보였고 그래서 ‘정책단일화의 실패다’라는 문제가 제기 된 것이다. 앞으로 본선의, 국민이 만들어가는 단일화 과정에서는 외교와 안보 교육 정책 분야에서는 보수와 진보 두 세력 간의 치열한 이념과 철학, 정책논쟁이 꼭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확실한 차별화로 대립각을 세우고 국민 앞에 ‘우리가 가는 길은 이 길’ 이라고 밝혀야 한다. 그러나 ‘경제만큼은 보수주의 이념과는 관계가 없는 중립적 개념’이라는 말이 옳다고 본다. 경제는 보수나 진보가 따로 없으며 다만 어느 쪽이 더 미래지향적으로 시대와 사회의 요구에 맞게 제도를 끊임없이 개선해 가느냐가 관건이다.
경제는 국민의 최대 이익을 위한 재정과 금융, 산업정책의 문제이며 따라서 이를 이념논쟁으로 끌고 가, 보수당의 경제정책이 규제를 받지 않는, 시장경쟁 일변도의 정책을 써야 된다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식의 공화, 민주 양당의 경제 정책 구분 즉 ‘큰 정부 작은 정부’ 논쟁을 우리 정치에 그대로 대입 할 필요가 없다.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논쟁도 시대정신과 국민의 요구가 중요한 것이지 보수정당이니까 대기업의 입장에 서야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보수정당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김종인 식’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설 자리가 없다고 한다면, 새누리당은 개혁적인 중도 보수와 무당파층의 지지를 받기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다. 선진 각국의 보수정당들도 지지층을 중도와 무당파 층으로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도구들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롬니 후보가 참패한 원인 가운데는 풀뿌리 강경보수 시민운동단체인 티 파티의 영향으로 공화당이 중도로 세력을 뻗어나가기가 어려웠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지나치게 이념중심으로 나가는 정당이나 후보는 강한 충성파를 얻겠지만 더 많은 중도 무당파를 잃게 돼 충성표가 따로 계산되지 않은 선거에서는 실패의 확률이 높다. 어차피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단하고 ‘집토끼’나 챙기자고 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지금 여기저기서 ‘안철수’에 기대를 걸었던 표가 박, 문 두 후보에게 어느 정도로 나눠질지에 계산이 분주하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모두가 금방 무너질 수 있는 가설들이다. 분명한 건 지금부터 두 정당이 하기에 따라 표가 한 곳으로 몰릴 수도 있고 또는 여기저기로 흩어지거나 투표기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다행이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의 정책을 수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민주당과는 새정치 공동선언 까지 만들었으니 안 전 후보의 지지세력은 어느 당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지 지켜 볼 것이다. 민주당은 안철수 지지표가 자기당으로 넝쿨 채 굴러온 호박이라고 생각한다면 패배의 지름길에 들어설 것이다. 안 후보의 지지자들은 생리적으로 민주당 체질에 호감이 덜한, 온건하고 실용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그러니까 변화된 정책으로 설득하고 무엇보다 겸손한 정치 자세가 중요하다.
새누리당은 확실하게 변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이다. 확실한 변화가 승리의 지름길이다. 안철수 전 후보의 퇴장과 함께 새누리당 안에서 번지는 근거 없는 낙관론이 정당개혁과 정치쇄신에 물을 타지 않을까 우려된다. 좀 세게 말하면 새누리당의 문제는, 안 전 후보도 비슷한 취지로 지적한 적이 있지만 ‘박 후보의 리더십의 문제가 아니고 당내 변하지 않은 세력이 문제’라는데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박 후보는 국민을 향해 변하지 않은 세력은 아무리 인연이 질겨도 과감히 정치쇄신 ‘적대 세력’으로 간주, 투표일 까지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
필자는 두 당이 정치쇄신을 경쟁적으로 실천함으로서 1 년 여 동안 ‘안철수’의 새정치에 희망을 걸어 왔던 국민들이 낙담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투표장을 향하도록 도와주기를 부탁드린다. choosungchoon@hanmail.net
*필자/추성춘. 전 mbc앵커. (사)생활정치 아카데미 텃밭포럼 이사장
출처;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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