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타임즈
> 뉴스
|
|
|
[현대車 어떤 문제있나? ②] 8년 외면한 불법파견문제
|
그들이 송전탑에 오른 까닭
|
최원영 기자2012.11.20 16:44:29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한달도 더 전에 송전탑에 오른 두 명의 사내는 단 한번도 땅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나무판자 몇 개위에 올라선 이들이 위태롭게 보인다. 이들은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근로자들이다.
동료들은 한달째 이들에게 긴 줄을 통해 음식을 제공해 주고 소대변을 담은 PT병이나 비닐봉투도 같은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그것이 동료들에게 가장 미안하다는 농성자들의 인터뷰가 언론을 통해 퍼져 나갔다.
새벽이면 이제 영하권의 날씨다.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는 수십미터 위 송전탑에서 이들은 현대차에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달라는 메시지를 온 몸으로 내보이고 있다.
이들은 불법사내 하청을 놓고 사측과 대립 중이며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최병승씨는 한달째 송전탑에서 산다
난무하는 불법파견… 왜?
해고하기 편하고 인건비도 싼 맛에 쓰는 불법 사내하청이 기승이다. 송전탑에 오른 이들은 자신들이 ‘불법하청’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받았음에도 회사가 정규직 전환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말하는 불법하청, 불법파견이란 무엇일까.
예를 들어보자. 현대차 하청업체 A가 직원을 뽑아 현대차로 파견을 보낸다. A와 계약을 맺었지만 실상 이 직원에 대한 지휘권은 현대차에 있었다. 현대차가 자신들의 직원과 같은 개념으로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은 근로자를 부렸다는 얘기다.
사내 하청은 노동 유연성이 뛰어나다. 언제든 해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적은 임금만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 정규직 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다. 이는 곧 법적인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과도 같은 얘기다.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정직원들과 같은 라인에서 같은 일을 함에도 보수도 적을뿐더러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위험도 안고 지내야 한다.
법적으로 현대차와 같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 업무에는 파견이 불가하다.
결국 불법파견으로 인정이 되면 현대차는 해당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현재 현대차가 처한 상황이다.
탑 위의 최병승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은 법과 대법원의 판결이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 비판했다. 이미 최병승씨는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금속노조는 지부가 최근 발표한 ‘현대자동차 사내 비정규직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실제 생산공정의 2년 이상된 비정규직이 6,000여 명에 이른다”며 회사를 압박했다.
최근 사측도 한발 물러서 일괄 전환은 힘들고 대신 3,000명을 신입으로 채용하겠다고 했다. 노조에서는 이들 3,000명은 퇴직하는 3,000명의 빈 공간을 메우는 역할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8년 투쟁에 어떻게 임했나
사회적 압박 무시하다 결국 ‘인정’
경제위기 속에서 대기업들은 노동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력 조절이 용이한 비정규직을 어느 정도 비율로 갖출 수 밖에 없다는 게 기업들의 입장이다.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대기업들의 입장이 결국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불안한 사회를 만든다고 주장한다.
2004년 노동부가 현대차 1만명 사내하청 전원을 불법파견이라 판정했다. 법원도 노동위도 모두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사법처리된 건수는 단 한 건도 없다.
당시 법을 준수할 것을 외치며 파업을 한 근로자들은 구속돼거나 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 또 지금도 막대한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2010년 8월. 비정규직 노동자도 현대차 임원 30명과 하청업체 대표 124명을 서울중앙지검에 불법파견 혐의로 고발했다. 노동부와 검찰의 답은 2년째 수사중이다.
어찌했든 현대차가 8년만에 자동차 생산공정의 불법파견을 사실상 인정한 것은 사회적 비난을 더 이상 감수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분석들이 나온다.
사회 정치적 쟁점화를 피하기 위한 결정이며 기업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받았을 거란 추측들이다.
현대차가 인정하고 협상에 나선 마당에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어디까지를 불법하청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둔 범위 문제다.
타협과 화해는 아직도 첩첩산중
‘사회적 공분’ 사는 최악은 막아야
대선 후보들이 차이는 있어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으며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등이 계속적으로 심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현대차가 보다 폭 넓은 수용을 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지탄 받는 기업이 된다면 결국 살아남을 수 없다는 비판들도 많다.
노사의 줄다리기는 지난 5월부터 물러섬이 없다. 노조가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측은 “대법원 판결은 최병승 1인에 국한된다”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미 6개월째다.
최근 금속노조는 계속해 회사 측의 변화가 없을 경우 파업 등의 방안을 강구해 회사의 입장변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차원의 총파업 결의가 논의될 것이란 얘기다.
실무협의팀 구성 여부도 아직은 멀게만 보인다. 노조 내에서도 서로 양보 범위를 두고 갈등 중이기 때문이다. 타협까진 아직 멀었다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최근 비정규직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를 놓고 대선 후보들의 현대차 질타가 이어졌다고 발표했다. 미온적인 검찰태도와 사회상식을 비춰봐도 당연한 일이란 게 대통령 후보들의 ‘이구동성’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사회구성원으로 지켜야 할 기본적 의무마저 저버려 국민적 비난을 사고 있다. 법 위에 군림하는 현대차, 입법‧사법‧행정부도 어쩌지 못하는 현대차라는 사회적 공분도 만들어졌다.” 이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국내 차 시장의 80%이상을 현대기아차가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회적 공분’이라는 말의 현실화는 현대차가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출처;뉴스파인더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