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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훈영] 경제민주화와 일자리창출의 이율배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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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3인방은 경제민주화라는 듣기에만 그럴싸한 공약을 내걸었으나 반응이 생각과 다르자 이번엔 일자리 창출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기왕 시작한 거 이들의 일자리 만들기 공약이 경제민주화와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공약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창조 경제', 문재인 후보의 '공정 경제', 안철수 후보의 '혁신 경제'셋 다 말만 다르지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를 중소, 중견 기업 중심으로 옮기고 이들의 성장을 돕는다는 내용의 천편일률적인 공약입니다. 아무리 봐도 같은 내용을 말만 바꿔 놓았을 뿐이고,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나라 말아먹기 딱 좋은 공약이라 생각됩니다.
중소, 중견 기업을 육성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 얼핏 보면 타당한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중소기업 육성의 좋은 예로 말하고 있는 대만을 살펴보면 그 함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재 대만에는 약 120만 개의 중소기업이 있고, 이들 중소기업이 GDP의 72%(3,458억$)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소기업은 경제성장, 빈부격차 감소, 지역 균등개발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는 반면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의 분야가 취약하고, 또한 이들 중소기업의 국외진출도 가까운 중국에 40% 이상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기업 없이 글로벌 경쟁체제인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죠. 매출액이 10억 원대인 대만 중소기업 7만 개를 합쳐봐야 삼성전자 한 회사의 매출액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최상위 5개 대기업의 매출만 따져도 전체 GDP의 62.7%(7,295억$)에 달하는데, 이런 대기업을 포기하고 수출에 태생적 한계를 가진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건 자원의 매장량이 많지 않아 가공무역의 형태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무역 형태에 치명타를 안겨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이 과연 가능하겠습니까?
우리나라는 대기업 없이 존재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왜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대기업을 무작정 죽이려고만 드는 겁니까? 정당한 규제를 통해 대기업의 건전한 성장을 유도하면서 중소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방안은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메워주며 국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국가가 해야 할 임무입니다. 이 둘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면 그 시너지 효과로 일자리 창출은 당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건 모르는 겁니까? 경제 정책을 모 아니면 도식으로 내놓아서는 답이 없다는 걸 꼭 인지하고 정책을 내놓길 바랍니다.
폴리뷰 토론방 - 소훈영 - 님의 글입니다.
출처: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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