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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측 “안철수는 소멸하는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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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스케치> 안도현 민주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의 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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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라곤 칼럼니스트
“그대여, 이제 그만 마음 아파해라.”
비록 한 줄로 끝나지만 젊은이들이 애송하는 안도현 시인의 시 ‘별빛’ 전문(全文)이다. 안 시인은 경북 예천 출신으로 1981년 대구매일 신문춘예에서 ‘낙동강’이란 시로 문단에 데뷔하였고, 현재는 전주 우석대학교에서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안 시인이 독자들의 심금을 울려주는 현실문제의 시를 많이 발표한 것은 암담한 80년대를 거치면서 고뇌한 결과이기도 한데, 이명박 정부에 들어 4대강사업의 허구를 지적하기 위하여 시 작업을 계속해왔다고 한다.
▲ 정라곤 ©브레이크뉴스
시인이라면 마찬가지 소신이지만 안 시인도 평소 대학교수니 또 뭐니 하는 직위보다 ‘시인’이란 호칭에 자긍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 앞에 직위를 나타내는 다른 관형사를 붙이면 ‘시인 안도현’이란 이름보다 품격을 떨어뜨리고 폭을 좁힌다고 토로한 바 있는데 글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전적으로 동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 글에서 안도현의 이름 앞뒤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란 직위를 쓰고자 한다.
안도현 위원장은 대선 캠프에 몸 담은지 며칠이 되지 않아 당내 집회에서 정치적으로는 처녀 출전하여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 다름 아닌 “박근혜 후보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큰 집의 기둥이 삐걱거리고, 안철수 후보는 소멸하는 태풍인 반면, 문재인 후보는 뿔뿔이 흩어졌던 모래들이 밥으로 익어 가는 형세”라는 말이다. 민주통합당의 분위기를 띄우는 말이라 해도 정치행사였으므로 당연히 언론에 보도되고 세인들의 입방아를 탔다.
이를 보고서 필자는, “시인은 현실문제에 대해 많이 고뇌하였으므로 현실 진단이나 그 처방에 있어서 객관적 시각일 텐데 그렇지 않고 주관화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구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 심하게 말을 한다면 정치계에 발 들어 놓은지 불과 한 칠도 안돼서 남을 헐뜯는 정도가 기성정치인 뺨치는 구태를 보였다는 것이다. 아무리 주군과 선거 조직을 위해 분위기를 띄운다고 해도 그렇지 허세나 과장된 말은 국민을 기망하는 꼼수에 지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박근혜 후보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큰 집의 기둥이 삐걱거리고”라는 말은 현재 새누리당 행태로 봐서 그렇다 치더라도 ‘안철수 후보는 소멸하는 태풍’이라는 말에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것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말에서도 반증될 수 있다. “안철수 현상은 열대성 저기압으로 비유된다. 열대성 저기압은 구름 한두 개가 계속 합쳐져 커진 뒤 흡입력이 생겨 돌기 시작한다. 그게 모이면 어마어마한 위력의 태풍으로 바뀌는데, 지금 ‘안철수’라는 이름 아래 수없이 많은 변화의 구름이 모여 있다”는 말에서도 현실이 잘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태풍은 형성기, 성장기, 최성기와 쇠약기 4단계로 나누어진다. 이헌재 전 부총리의 말을 빌리면 적어도 안철수 바람은 성장기이다. 최성기도 지나지 않은 태풍이 어찌하여 쇠약기에 접어들어 소멸한다는 것인지, 안도현 위원장의 말은 이론상이나 실제를 따져 봐도 허황할 뿐이다. 태풍이 소멸되려면, 소멸원인 세 가지 경우 중 어느 하나에라도 해당되어야 한다. 첫째, 바다 위를 지나는 태풍을 지원하는 해수면 온도가 낮거나 둘째, 태풍이 육지에 도달했을 때, 셋째는 주변 고기압에 막혀 정체될 때다.
안도현 위원장의 말마따나 안철수 후보가 태풍에 비견된다면, 지난해 서울시장보궐선거 과정에서 이미 형성된 ‘안철수 현상’은 태풍의 쇠약기에 접어든 것이 아니라 그 세력을 스스로 키우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계속적으로 수증기를 받아들이며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 주변에서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가 강한 고기압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으니 태풍의 중심기압은 계속적으로 위력이 더해질 뿐 전혀 소멸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현실적으로도 입증된다.
문재인 후보가 지난달 말에 광주·전남을 방문하였을 때에 참여정부 시절 호남 민심의 이탈을 가져온 사안들에 대해 공식 사과를 했다. 그런 와중에서 문 후보는 호남과는 혈연적 연(緣)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호남인의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마침내 자신을 “호남의 아들”이라고 선언했고 호남 민심 얻기에 사력을 다해왔다. 이에 뒤질세라 안철수 후보는 처가가 전남 여수임을 내세워 지금까지 실제로 호남 사위로 살아왔던 자신이 낙후된 호남의 사정을 잘 안다고 했다.
이에 호남사람들은 두 후보 중 당위론적(當爲論的) 정당성이 있는 안 후보를 지지하였음이 여론조사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 6∼7일 광주 MBC에서 야권의 대선 단일후보 지지도와 관련해 광주·전남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안철수 후보가 55.3%, 문재인 후보가 31%로 ‘호남의 사위’인 안철수 후보가 문 후보를 20% 이상 앞섰는데, 특히 20∼30대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이는 전국조사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었는데, 안 후보(43.5%)가 문 후보(36%)로 크게 앞섰다.
그렇다고 본다면, 많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차지하고 있는 시인 안도현이 아닌,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안도현 위원장이 정치인 입장에서 처녀 발언한 “안철수 후보는 소멸하는 태풍인 반면, 문재인 후보는 뿔뿔이 흩어졌던 모래들이 밥으로 익어 가는 형세”라는 말은 현실을 헛짚고 헛발질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자화자찬으로 한 말이겠지만 문재인 후보를 두고 ‘뿔뿔이 흩어졌던 모래들이 익어 된 밥’은 어차피 모래의 특성으로 인해 먹지 못할 밥이 아니겠는가. rgjeong@naver.com
*필자/정라곤(시인․칼럼니스트)
출처;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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