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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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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경제원장 변호사 전원책
정당은 이념으로 뭉친 결사체다. 그런데 오늘날 이념전쟁은 끝났다고들 한다. 이념은 하등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도 한다.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게 중요하지 이념이 무슨 소용인가라는 이들도 있다. 그러다보니 명색이 보수정당이라던 여당이 당명을 이념과는 무관한 새누리로 바꾸고 붉은 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렇다. 이념전쟁은 끝났다. 공산주의, 사회주의, 집단주의는 패퇴했다. 20년 전 러시아 자유주의혁명으로 소련이 붕괴했을 때 세계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승리를 확인했다. 시장경제 아래 사회주의 이상을 좇던 사민주의조차 '제3의 길'을 찾아 자본주의의 장점을 흡수했다. 오직 자본주의만이 살아남았다. 이제 오히려 자본주의가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자정노력을 보이는 중이다. 시장자유를 중시하는 보수주의도 정부 개입을 통해 시장을 규제하고 조정하는 것을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는다.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거리가 좁아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이념전쟁 중이다. 이념은 필요없다면서도, 좌파는 한물간 사회주의 정책을 들여와 시장자유를 흔들고 대중을 현혹하는 중이다. 그게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복지포퓰리즘이요, 해석조차 제각각인 경제민주화 타령이다. 게다가 북한 독재체제를 추종하는 주사파들조차 '진보'의 옷을 입고 있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보수주의 정당인가? 그들은 비대위를 출범하면서부터 보수 색깔을 지우려 무진 애를 썼다. 전세계에 '보수'를 쓰는 정당이 없다는 말도 나왔고, 자신들은 중도라는 말도 나왔다. 그래서 이름과 색깔을, 정강정책을 바꿨다. 무상급식 수용을 너머 무상보육은 생존의 문제라면서 선수를 쳤다. 반값등록금도 그랬다. 경제민주화를 외치면서 재벌을 혼내준다거나 해체한다는 말이 무성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국민들에겐 보수정당이다. 보수층이 자신을 대변한다고 여긴 당의 후신이다. 문패를 바꿔 달고 보수가 아니라 우기더라도 국민들은 여전히 보수정당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 점은 새누리당이 더 잘 알 것이다. 그러니 보수층은 '집토끼'여서 그 어떤 경우에도 자신에에 투표할 것으로 믿는다.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정체성을 확 바꿨는데도 선거에서 이기려는 전략 정도로 이해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바로 거기가 함정이다. 이대로라면'보수정신'이 빠진 박 후보는 대통령이 되기 힘들다. 대통령에 당선된다손 치더라도 희망이 없다. 박근혜정부 역시 지난 문민정부들처럼 갈짓자 행보 끝에 타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 답은 박 후보와 그녀의 캠프가 너무 잘 알고 있다.
1. 박근혜 후보가 넓혀야 할 외연은 좌파가 아니라 20-30대다.
그녀는 김영삼, 김대중처럼 단단한 지지세력을 가진 정치인이다. 이건 아버지 박정희의 후광에 기인한 것이지만 그녀가 수많은 위기를 이겨내면서 굳어졌다. 이 세력은 전체 유권자의 20-25% 정도로서 그녀를 '선거의 여왕'으로 만들었고 대세론의 기반이 되었다. 박 후보가 받는 45%의 지지는 여기에다 그녀 외에 대안을 찾지 못한 보수층의 가세로 형성됐다. 여기에 그녀가 넘어야 할 허들이 놓여 있다. 외연을 넓히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녀는 얻을 수 있는 지지를 다 얻었다. 그래서 달려간 곳이 좌파 진영이다. 그러나 무상급식, 무상보육과 반값등록금에 앞장서고 경제민주화를 외쳐도 그건 좌파들이 늘 주장하던 것으로서 하등 새로울 게 없다. 그녀 지지층은 주로 50대 이상이고 영남권이 기반이다. 그리고 취약점은 수도권과 20-30대다. 특히 20-30대는 박정희에 대한 어떤 향수도 없는, 민주주의 교육을 받은 범자유주의 세대다. 이들에겐 '새로운 박근혜'를 보여주는 게 외연을 넓히는 관건이 된다. ' 새로운 박근혜'는 근본적으로 바뀐 '뉴 리더'로서의 모습이다. 희망을 잃고 있는 이들에게 어설픈 일자리 공약보다 구체적인 성장 프로그램으로 성공의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2. 박정희를 극복해야 한다.
박 후보의 최대 강점은 아버지의 후광이다. 대중은 그녀에게서 박정희의 카리스마와 결단력을,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기대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녀가 아버지를 넘지 못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박정희라는 거인은 그녀에게는 정치적 배경이지만 대선가도에서나 대통령이 된 뒤엔 넘어야 할 고산준령이다. 그녀가 아버지의 인적 프레임, 역사관, 정책 프레임에 갇힌다면 그건 곧 절망이다. 5.16이나 유신에 대한 역사관은 그녀를 낡은 틀에 갇힌 인물로 만든다. 결과적으로 박정희의 과에 대한 책임만 덧씌울 것이다. 그녀는 과거와 싸워오는 동안 박정희에 대한 공격에 맞서느라 미래 비전을 제시할 여유가 없었다. 투표일이 되도록 이 싸움을 계속하는 건 그녀에게는 악몽이다. 그녀가 과거와 싸움에서 벗어나 미래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점점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과감히 적을 무시해야 한다.
3. 적과 차별되어야 한다.
박 후보는 좌파적 아젠다를 선점해왔다. 보편적 복지를 수용했으며 반값등록금 정책 역시 민주당을 앞질렀다. 경제민주화를 주창한 김종인 씨를 캠프 좌장으로 영입해 좌파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대북정책조차 6.15선언과 10.4합의를 존중한다고 하고 '유연한 대북정책'을 내세워 좌파와의 갭을 없애버렸다. 지금 그녀의 정책인 '국민행복'과 주위를 두른 붉은 색, 옆에 선 김종인 씨까지 5년 전 정동영 캠프와 너무 흡사하다. 이 기묘한 동질성은 그녀를 향한 좌파의 칼끝을 무디게 할 것이다. 그러나 적과 차별되지 않는다면 누가 그녀를 선택할 것인가? 그녀가 좌파와 차별성을 드러내 그 위험성을 알리지 않는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좌파와의 동질성은 촤파를 끌어들이는 것보다 그녀 진영에서 우파들을 내쫒는 결과를 맣는다. 그녀는 최초의 여성 후보다. 이 점은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막연한 불안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녀가 승리할 수 있는 첩경으로서, 내각을 미리 공개할 것을 주문한다. 5년을 함께 할 총리를 사전에 지명하고 주요 각료를 미리 공개하는 건 새로운 전통을 세우는 일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박근혜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지지도를 폭증시킬 것이다.
출처;월간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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