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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박근혜를 죽이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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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0 13:58:27
베리타스
윤창중(前문화일보 논설실장)이 어제(19일), ‘이재오,정몽준은 국민밉상 브라더스’란 제목의 낯간지러운 칼럼을 썼다. 자기 깐에는 박근혜를 위한답시고 써 갈긴 모양인데 저런 사람들 때문에 박근혜 캠프가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거다. 어제 안철수가 출마선언을 한 뒤 ‘중앙일보’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48.3%)가 박근혜(42.5%)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물론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상황이 몹시 어려워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윤창중은 “틀림없이 뭔가 ‘꿍꿍이수작’을 꾸미지 않을 이재오가 아닌데 요즘 뭐하고 지내나 하고 궁금해 했는데, 역시나 ‘분권형 개헌추진 국민협의회’를 발족하겠다고 고개를 내밀었다”며 “박근혜가 있는 재산 다 털어 신장개업 해놓고 장사 막 시작하려는 데, 바로 옆에다가 ‘좌판’ 깔아놓고 소리쳐대니 몇 푼이라도 줘서 조용히 있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겠다는 심보”라고 이재오를 무슨 '자해공갈 양아치'로 취급했다.
윤창중은 또 “이재오의 꿍꿍이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면서도 그러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이 정몽준”이라며 “그런 자리에 얼굴 보이면 무슨 ‘정치적 떡고물’이 떨어질 게 있다고 이번에도 이재오와 어깨동무! 하여튼 기회만 생기면 이재오와 어깨동무하고 박근혜 공격하는 데 일심동체!”라고 정몽준을 이재오의 '떡고물 열사'로 조롱, 모멸했다.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이재오, 정몽준이 새누리당 탈당하고 정운찬까지 뭉쳐 안철수나 문재인한테 간다 해도 별로 파문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보수우파의 위기감을 자극해 박근혜한테는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선무당 사람 잡는 식의 돌팔이 처방을 내린다. 기가 찰 노릇이다. 이재오, 정몽준은 새누리당을 탈당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저 혼자 예측하고 가정(假定)해서 두 사람을 우파역모의 괴수로 몰아가고 있다.
나는 ‘박근혜, 상황이 심각해졌다!’라는 제목의 이전 글에서 “삼고초려해서라도 이재오와 정몽준을 모셔오라고 당부하고 싶다. 당내화합 없는 국민대통합은 아무래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이회창이 김영삼, 이인제와 척을 지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어이없게 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 사람들 없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오판이 가져 온 허망한 결과였다”고 이회창의 패인을 빗대어 지적했었다.
나의 그와 같은 주장에 反하여 윤창중은 이재오와 정몽준을 징그러운 벌레처럼 짓뭉개면서 차라리 당을 떠나는 게 박근혜에게 유리할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폈다. 그렇다면 우리 둘 중의 한 사람은 박근혜에게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과오를 범하는 셈이다. 박근혜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자칫하면 사망의 골짜기에 처박히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재오와 정몽준의 영향력이 너무 미미하기 때문에 그들이 당을 떠나든 말든 박근혜의 대선가도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을까?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은 1148만표를 얻었고, 정동영은 617만표를 얻었다. 그래서 이명박이 530만 표차로 대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번 12월 대선은 그때와는 양상이 전혀 다르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회창은 김대중에게 39만 표차로, 그리고 노무현에게는 57만 표차로 패배했다. 나는 이번 12월 대선에서도 그와 비슷한 표차, 혹은 그보다 더 좁혀진 표차로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보수우파의 비박(非朴)성향 유권자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0만명이 넘는다. 적게는 100만명, 많게는 150만명 정도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러니까 총투표자(투표율60% 1800만명)의 1/15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바로 이들이 이번 12월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들의 표가 누구에게로 향하느냐가 이번 대선의 관건인 것이다.
이들 非朴표심은 문재인에게로는 기울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2007년 대선에서 親朴표심이 정동영에게 기울지 않았던 것과 흡사하다. 그러나 문제는 안철수다. 내가 판단할 때 非朴표심의 상당량이 안철수에게 기울고 있다. 그게 최소한 50만표라고 가정하자. 박빙의 승부에서 그 50만 표는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되는 것이다. 내가 삼고초려해서라도 이재오, 정몽준을 모셔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는 이재오, 김문수, 임태희 중의 한 사람이 보수우파의 대선후보로 나서길 희망했지만, 그러나 새누리당 경선을 거쳐 선출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나와 같이 親李에서 親朴으로 방향을 선회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나는 안철수에게 기울어진 50만 非朴표심을 돌이킬 능력이 없다. 그러나 이재오, 정몽준은 그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지금은 50만표 아니라 5만표의 원군도 천군만마의 힘이 되는 때다. 이런 위급한 때에 너희들은 필요 없으니까 꺼지라고 눈을 부라리는 것은 박근혜를 도와주기는커녕 사망의 골짜기로 내모는 위험천만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누가 삯군 목자의 지팡이인가? 승패에 관계없이 박근혜와 그의 지지자들 입맛에 맞는 글로 당장의 환호에 취하는 것과 아니면 당장은 욕을 먹더라도 박근혜가 이기는 쪽으로 고언(苦言)하는 것, 어느 쪽이 옳은가? 스스로 판단하기 바란다.
출처;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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