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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李 대통령, 앞으로 야당 대선 후보도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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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9.02 22:29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일 청와대에서 만났다. 이날 회동은 점심을 함께하며 배석자 없이 100분간 진행됐다. 회동 후 새누리당은 박 후보가 이 대통령에게 대학생 등록금 부담을 절반으로 줄이고 0~5세 영유아 양육수당을 전 계층으로 확대하는 것을 포함한 민생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태풍 피해, 성폭력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수립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정치권이 민생 경제를 살려나갈 수 있게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모든 발표를 박 후보 측에 맡겼다.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가 대선을 100일 남짓 앞두고 단둘이 만났으니 여러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다. 두 사람은 현 정부 들어 9차례 회동했으나 회동으로 문제를 풀기보다 뭔가 앙금을 남기고 헤어졌던 거북한 사이였다. 이 대통령과 박 후보 사이만 그랬던 건 아니다. 5년 단임제하의 역대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의 관계는 다 비슷했다. 여당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인기 없는 임기 말 대통령과 한편으로 여겨지는 걸 꺼리고 현직 대통령은 여당 후보가 정권의 치적(治績)을 무시하고 야당의 대통령 공격에 동조(同調)하는 걸로 여겼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여당 후보 간의 그런 갈등은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어느 순간 폭발해 결국 직선제 이후 역대 모든 대통령은 예외 없이 몸담고 있던 여당을 떠나야 했다.
이런 전례(前例)에 비춰볼 때 이 대통령과 박 후보의 이번 회동 모습은 이례적이다. 박 후보가 현직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이점(利點)보다 여권(與圈) 단합의 필요성에 더 역점을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박 후보의 이런 움직임은 한편으론 여권 내부와 보수 세력을 하나로 모으면서 다른 한편으론 5·16과 유신(維新)에 앙금을 갖고 있는 세력의 적대감을 완화해 나가는 투 트랙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이 대통령이 임기 중 탈당하지 않는 첫 대통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새누리당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과 여당 후보가 공동 보조를 취하는 듯한 모습이 반드시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야권의 반발과 의구심을 부를 수 있다. 당장 민주당은 대통령의 선거 중립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여당 출신 대통령으로서 여당의 협력을 얻어 임기 말 국정을 안정적으로 꾸려가야 할 필요가 있지만 12월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도 지고 있기 때문에 그 두 가지 역할에서 현명한 균형을 취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은 앞으로 야당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 그와도 곧바로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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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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