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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구부러진 화살로는 과녁을 맞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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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8월 18일 (토) 노춘호 vanish1197@daum.net
[노춘호 리얼콘 칼럼니스트]
지난 4월에 있었던 총선에서 현영희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고자 현기환 당시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 위원에게 공천헌금을 준 것으로 들어나 새누리당은 박근혜 의원이 요즘 젊은이들과 대화에서 즐겨 쓰는 진짜 ‘멘붕’이 되고 말았다.
7월 28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경기 중 양궁이라는 종목이 있는데 필자가 관심 있게 시청했던 종목이기도 하다. 이 종목은 화살로 과녁을 맞혀 점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주안점은 어느 선수가 정신집중을 잘하고 흔들림이 없느냐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다.
여기에 하나 더 첨가 한다면 진짜 중요한 장비인 화살의 ‘곧음’ 이라고 할까. 물론 선수들이 경기 전에 화살대 하나하나를 확인 할 것이다. 화살이 구부러져 있으면 그 만큼 불리하고 좋은 점수를 낼 수 없으니 경기 전에 기본적인 점검을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선수들 자체적으로 점검에 점검을 해 약간의 흠집만 있어도 골라내 버렸을 거라 생각한다.
필자는 양궁 경기가 정치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총선이나 대선에 출마를 결심한 정치인들은 정책과 조직을 총동원해 국민을 공략해 그들이 꿈에도 그리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거나 최고의 권력자 대통령직에 재임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선거전에 돌입하게 되면 거의 상대방 후보와의 기싸움이고 네거티브 공격이 대부분 일 텐데 가장 중요한 정신력에 문제가 생겼다면 선거에서는 완전 적신호가 온 거라 생각하면 된다. 정책이나 조직이 잘못되었다면 수정하고 조정을 하면 되겠지만 기본부터 잘못되어 있는데 어떻게 경기를 치룰 것이며 승리를 장담한단 말인가.
양궁 경기에서는 구부러진 화살로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절대로 승리 할 수 없다. 선수의 정신력과 화살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과녁을 맞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한 달 남짓 걸리는 선거 기간 동안 불법공천헌금 문제로 끌려 다니면 정신력이 분산 되서 조직력이 막강하더라고 해도 정상적인 선거를 치루기 어렵다.
구부러져도 아주 많이 구부러진 화살로 경기에 임하겠다는 선수와 다름없는 입장인 것이다. 이런 구부러진 화살로 경기를 치러 승리 할 수 있겠는가. 화살은 과녁에서 점점 멀어져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아마 승패가 판가름 날 것을 알 수 있을 거다.
핸디캡을 가진 선수는 본인의 기량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핸디캡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스스로 같은 소속선수에게 경기를 양보해 보는 것은 어떤가. 새누리당 공천헌금은 약간 휜 정도의 화살이 아니라 거의 쓰지 못할 정도의 구부러진 화살이라 생각해야 한다. 시일이 며칠 지났다고 희석되어 조용히 넘길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라.
올림픽으로 관심을 빼앗긴 야당에서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검찰의 수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올림픽 경기에 집중 돼 있는 국민들에게 아무리 떠들어도 이목을 집중시키기 어렵고 이제는 완전한 자료를 가지고 전투에 임할 생각으로 단순히 시간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물론 현재 관련되어 있는 전·현직 의원들 말처럼 아무 연관이 없다는 모르겠지만 슬슬 나오는 검찰 수사 결과는 점점 불법공천헌금에 무게가 실리는 듯해 박근혜 의원은 도덕성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당시 깨끗한 정치를 추구하겠다는 박근혜 의원의 말은 공천헌금 사건으로 용두사미 격이 되고 말았다. 박 의원은 비대위 당시나 현재의 새누리당의 오너라고해도 지나친 얘기가 아니다.
최고의 사령관으로서 밑에서 잘못한 일은 위선에서 책임지는 거 당연한 이치다. 정부 조직에서 실무자가 업무상 잘못을 저지른다면 위에 있는 상급자들 모두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는가.
또한 박 의원은 보수 진영에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서 본인이 한 말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야 좌파의 정치인들과 보수의 정치인의 차이점인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 신뢰성을 해복해야 하고, 야당에서 물고 늘어질 빌미를 주지 않을 수 있다.
연말 대선에서 불법공천헌금에 대해 꼬리만 자르고 몸통은 남긴 상태로 박 의원이 출마한다고 가정해보자. 하이에나 같은 야당의 이빨이 불법헌금에 대해 아주 끈질기게 물고 늘어 질 것이다.
그로인해 결국 남는 건 상처뿐인 패배다. 보수의 결집력과 그 동안 국민들에게서 받아 온 새누리당의 지지력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버릴 것이다. 슬픈 사실이지만 이후로 아마 보수 정권이 다시 들어서기는 바닷가에서 바늘 찾기 정도로 어려워 질 것이다. 이 모든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질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현재는 당의 위기라기보다는 박 의원 개인의 위기가 온 것이다. 당의 위기 상황이니 보수 결집을 요구한다는 것은 우스운 모양새다.
한번 생각해 보라 이미 사람들의 마음과 몸을 떠나도록 만들어 놓고 이제와 보수의 결집을 얘기한다고 그게 그리 쉽게 이뤄 질 수 있겠는가.
박 의원은 보수 진영을 향해 같이 가자는 말이 아닌 내가 먼저 내려놓고 킹메이커의 역할을 할 테니 진정한 대선 후보를 세워 보수의 정권을 다시 한 번 만들어 보자는 얘기를 해야 한다.
박근혜 의원은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구부러진 화살을 가지고 출전하는 것보다는 정상적인 화살을 가진 사람이 출전하는 것이 보수를 위한 길이고, 그것만이 한국이 살 길이라는 것을 아니 박 의원이라면 이미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 본다.
박근혜 의원이 보수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훌륭한 결단을 내리겠지만 혹시나 모를 노파심에서 한 마디 했다.
출처'푸른한국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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