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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칼럼을 보도한 조선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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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칼럼]
▲ 김지하 시인
오늘(10월 10일) 조선일보는 프레시안에 난 김지하 시인의 글을 인용했다. 김지하 씨는 청소년과 여성 들이 가만히 촛불을 켰을 때 비웃음을 일삼던 일부 좌파들이 6월 10일을 전후로 끼어들기 시작해서 횃불로 바꾸려 했다고 했는데, 이를 조선일보가 1면 머리기사로 인용한 것이다.
김지하 시인의 인식이 정확한 것이다. 나도 6월 6일 촛불시위를 보고 나서 느낀 충격을 홈피 60번 글에 썼는데, 거기에 이런 표현을 썼다. "주변에 진치고 있는 좌파 진영을 초라하게 보이게 할 정도의 대단한 위세"라고 말이다. 그 때 시청광장에는 개고기 반대, 채식운동 등 각종 소모임 그룹이 그야말로 잔치를 벌이고 있었는데, 주변에 자리를 펼친 전통적 좌파 단체의 텐트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하품을 하고 한가하게 앉아 있었다.
내가 다음에 시위를 본 날은 6월 10일이었다. 이날은 낮에 보수진영의 맞불 집회가 있었고, 밤에는 민노총이 주도하는 대규모 전통적 시위가 있었다. 주도하는 세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양상은 며칠전과 확실히 달랐다. 당시 상황을 본 사람이면 대체로 내가 느꼈던 대로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6월 10일 후 며칠이 지나서 CBS가 나를 인터뷰했는데, 그 때에도 나는 "10일의 시위는 조직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6일 이전의 시위와는 달랐다"고 말했다. 김지하 시인이 본 것과 내가 본 것은 같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확실한 주도세력도 없이 6월 6일에 이르는 그런 시위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그 주인공이 젊은 여학생들이었다는 데 대해 충격과 곤혹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런 소회를 "곤혹스럽다"는 요지로 6월 8일자 홈피 시사칼럼 60번에 올렸다. 그런데 프리존 뉴스가 나의 그런 솔직하고 감상적인 글을 왜곡해서, 내가 촛불 시위를 찬양 고무했다는 식으로 '흠집내기 기사'를 썼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도 이해가 잘 안되는 것이, 고만고만한 소규모 카페가 그런 시위를 이끌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혹시 그 배후에 거대한 음모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6월 6일, 좌파 단체의 텐트에 나와 있던 사람들은 하품을 하면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물론 6월 10일 사태는 다른 문제다.) 경찰청장 어청수 씨는 촛불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대한민국 경찰이 명예를 걸고 밝혀낸 '배후'는 논술교사와 유모차 카페 정도로 보인다. 진보연대 등 좌파 단체 관계자들도 몇명이 구속됐지만, 김지하 시인의 말대로 이들은 뒤에 끼어들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 조선일보가 김지하 시인의 글을 1면에서 인용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그것은 촛불시위가 처음부터 좌익의 거창한 음모였다는 보수진영의 주장에서 탈피했기 떄문이다. 즉 촛불은 처음부터 '좌익의 음모'였다는 프리존 등 우파 매체의 시각을 조선일보가 거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http://www.leesangdon.com
출처 인사이드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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