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다르고 속다르고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백인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오바마와 매케인의 운명을 다르게 나타날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첫 흑백대결로 전개되는 미국의 대통령선거에서 `브래들리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까?
`브래들리 효과'라는 용어는 1982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나선 민주당의 흑인 후보인 톰 브래들리가 투표일 직전까지 여론조사에서 크게 리드했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패배로 긑나 그때부터 유래했던 말이다.
백인유권자들은 여론조사때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거나 흑인후보를 지지한다고 답변하고 투표장에서는 다른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것이 예사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는 대선 투표일을 20여일 남겨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를 6% 포인트 리드하면서 격차를 계속 벌려 나가는 양상이다.
실제 투표에서 여론조사와 상반된 결과가 나올 경우 백악관행이 좌절될 가능성도 있다.
12일 워싱턴포스트(WP)는 과거에 비해 흑인후보들에 대한 백인유권자들의 거부감이 지속적으로 약해지고 있는 점을 들어 선거 전문가들은 `브래들리 효과'와 같은 현상이 이번 대선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하고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브래들리 효과'가 재연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은 우선 백인유권자들의 표심이 점진적으로 탈(脫)인종주의 성향으로 흐르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갤럽에 따르면 백인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서 흑인이 후보로 출마할 경우 이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에 관해 설문조사한 결과 1958년에는 58%가 노(No)라고 답했으나 72년에는 26%로 줄었고 82년 14%, 91년 12%에 이어 지난해는 5% 수준으로 떨어졌다.
백인유권자들의 사이에 흑인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브래들리 효과'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경우도 있다.
82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당시 브래들리 후보가 여론조사 예측과 달리 낙선한 것이 백인유권자들의 은폐된 인종차별 의식 때문인지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선거분석가들은 당시 공화당의 부재자투표가 막판에 대거 쏟아진데다 유색인종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낮았던 점, 총기휴대 문제에 관한 주민투표가 함께 실시된 점 등이 변수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83년 시카고 시장선거와 89년 뉴욕시장 선거, 같은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등에서 흑인 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리드했지만 실제 투표에서 간신히 승리하거나 패배하는 경우가 잇따랐기 때문에 `브래들리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현상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WP는 전했다.
올해 민주당의 예비선거 과정을 살펴보면 `브래들리 효과'를 강하게 뒷받침하거나 완전히 부정할 수 있는 뚜렷한 증거를 찾기는 어렵다.
오바마는 뉴햄프셔와 캘리포니아 등에서는 사전 여론조사보다 실제 득표율이 떨어졌지만 버지니아와 위스콘신 등에서는 예측치보다 실제 득표율이 더 높게 나오기도 했다.
하버드대 대니얼 홉킨스 교수는 인종문제가 첨예한 이슈로 대두된 80, 90년대 선거에서 `브래들리 효과'가 나타났지만 범죄와 사회복지 문제 등이 선거이슈에서 점차 후순위로 밀리면서 `브래들리 효과'도 점차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인종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핫이슈로 부상하면 `브래들리 효과'가 재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매케인 진영에서 과격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와 오바마의 친분을 다시 부각시키는 등의 전략으로 인종문제를 핫이슈로 이끌어낼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여성 부통령 후보로 중앙정치 무대에 등장한 새라 페일린은 오바마가 입으로 떠들고 다니는 사회운동가 출신이며 군대 문앞에도 가보지 못한 오바마가 국군통수권자가 되는것은 미국의 위험이라고 통박하면서 오바마를 끌어내리기에 앞장을 서고있다.
여성 백인 무당파 유권자들은 오바마가 리드하고있다는 여론조사를 믿지 않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오바마가 무슨 재주로 미국 경재를 살리겠느냐고 반문을 한다.
시카고 대학의 마이클 도슨 교수는 "시장.주지사, 의회의원 선거 등에서 `브래들리 효과'가 약해졌다고 해도 이런 현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며, 특히 이번 선거는 시카고의 시장을 뽑는게 아니라 대통령을 뽑는 선거"라면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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