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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재집권 전략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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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부결로 패닉 상태에 빠진 친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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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승인 2012년 07월 13일 (금) 15:55:52 최용일 기자 solbeeya@paran.com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새누리당을 향해 `제 식구 감싸기' 비판이 쏟아지면서 대선정국이 요동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부결사태 직후 조사된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위원장 지지율이 동반하락 하면서 대선국면에서 하나의 반전 포인트가 되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와 JTBC가 지난 10∼11일 전국 유권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 전 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양자대결에서 박 전 위원장은 46.4%, 안 원장은 45.5%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인 9∼10일 조사 때보다 박 전 위원장은 2.3%포인트 하락하고 안 원장은 1.9%포인트 상승한 수치였다. 다자대결 지지율 조사에서도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 때보다 3.0%포인트 하락한 38.8%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기관이 11∼12일 실시하여 12일 밤 공개한 결과에서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은 양자대결 48.0%, 다자대결 41.0%를 기록하면서 체포동의안 부결 이전의 수치를 회복하여 지지자들로 하여금 안도의 한숨을 쉬게는 했지만, 박 전 위원장을 앞세워 집권연장을 도모하는 보수진영의 비박계로서는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도록 했다는 평이다.
더욱 심각한 현상은 박 전 위원장 개인의 지지율 등락 문제가 아니라 새누리당 지지율 하락세와 민주당 지지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12일 공개된 조사결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전날에 비해 0.7%가 추가 하락한 41.4%, 그리고 민주당 지지율은 0.6%가 다시 상승한 32.4%로 각각 조사됐다.
이로써 새누리당의 박근혜를 앞세워 집권연장을 구상해온 보수진영이나 아버지 박정희에 이어 2대째 대통령을 노리는 박근혜 후보나 최대 위기가 찾아온 것이며, 실제로 새누리당은 현재 내홍에 빠져들고 있다. 동의안 부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이한구 원내대표가 12일 정 의원의 '탈당'과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으며,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3일 개최될 예정인 의원총회 결과에 따라서는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후폭풍이 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당사자인 정 의원이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것과, 쇄신파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 중 상당수가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칫 총사퇴를 선언한 원내지도부와 쇄신파 의원들 간에 정면충돌이 벌어질 경우 대선 후보도 결정하기 전부터 당 전체가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이 원내대표 사퇴’ 건과 ‘정 의원 탈당 및 구속수사’ 건이라는 두 개의, 그 중 어느 한 쪽도 결코 가볍지 않은 사안을 놓고 찬반양론이 맞부딪칠 경우 죽도 밥도 안 될 가능성마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선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도한 쇄신파에 대해 "평소엔 '불체포 특권 포기'를 앞장서 주장하던 남경필 김용태 의원 등이 자신들의 문제가 되자 거꾸로 부결에 앞장선 것은 어떤 논리로도 설명이 안 된다"고 비난하고 있다.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쇄신파의 당내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반대의 해석도 있다.
이들 쇄신파나 정 의원이 모두 반박계라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사태로 위기감을 느낀 친박계가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이 아니냐면서, 그렇다면 당의 절대 실세인 친박계는 무엇을 하고 있었으며, 그 수장인 박 전 위원장은 또 어떤 역할을 했느냐는 역공이 나오면서 친박계가 더 궁지에 몰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더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반대표 156표 중에서 쇄신파 등 반박계가 차지하는 숫자나 민주당의 이이제이 전술에 따른 반대투표 숫자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며, 그 대부분은 사실상 친박계 의원들의 표결이었을 것이다. 친박계가 똘똘 뭉치기만 했더라면, 박 전 위원장이 소속 의원들과의 소통은 그만두고라도 당일 표결에 참석하여 본인의 의지를 정확히 천명만 했더라도 이런 사태는 미연에 방지했을 것인데, 그 중요한 표결 당시 그는 충청권을 방문해서 먼 미래의 본선 표단속 중이었다.
그럼에도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지금에 와서 박 전 위원장은 묵묵부답이고, 이 원내대표만이 나서서 격에도 맞지 않는 쇄신파와의 옥쇄를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함께 겨냥하고 있는 이 원내대표의 꼴불견이다.
그는 "박 원내대표도 국회를 망신시킨 것에 대한 책임을 똑 같이 느끼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포동의안 부결에 민주당 의원들도 상당수 가세한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겠으나, 앞서 쇄신파에 대해 책임을 묻기 어렵듯 민주당에 책임을 물을 일도 아니다. 민주당이 비겁한 술수를 쓴 것은 사실이겠으나 친박계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술수였기 때문에 그것을 이유로 동반사퇴 운운한다면 그 역시 품격이 떨어진다.
지가 무슨 논개인 양 세상의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당의 쇄신파도, 민주당의 박 원내대표도 끌어안고 자폭할 상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박 원내대표와의 동반 사퇴 운운한 것은 박지원이라는 인간을 몰라서 하는 얘기니 그저 순진할 따름이라는 칭찬 정도는 받을 수 있을 듯하다.
박 전 위원장이 모든 일정을 이틀째 중단하고 지방순회 일정도 미룬 채 참석할 13일 의총에선 이 원내대표의 재신임 문제 등 거취도 논의될 전망이다. "가까스로 정상화된 국회의 공전을 막으려면 이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적지 않지만 "사퇴 번복은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 원내대표의 몽니도 문제고 정 의원 탈당이나 구속수사 없이 사퇴를 번복하는 것도 모양 빠지는 짓이다.
그렇게 아무 소득 없는 의총에 만사 열일 제쳐놓고 참석해서 같이 모양 빠지게 될 박 전 위원장도 참 안 됐다는 생각이 든다. 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그는 '불체포 특권 포기'를 당 쇄신책으로 가장 먼저 의결했으며, 이 원내대표는 불체포 특권 포기를 포함한 '6대 쇄신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니만치 체포 동의안 부결로 '박근혜표 쇄신'은 전체가 의심받는 상황을 맞게 된 셈이며, 반대진영에서는 이 원내대표의 사퇴에 박 전 위원장의 후보사퇴에 버금가는 상징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래서 친박진영에서는 이대로는 대선에 임할 수 없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별다른 뾰족한 수도 없다는 게 문제인 듯싶다. 그러기에 평소에 소통을 좀 하지 그랬나 싶기도 하고...
최용일/ 금융감독원 인재개발원 교수
출처;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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