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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국회’의 정두언 감싸기, 대선가도에 나비효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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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 포기 외쳐 온 새누리당, 국민적 실망감 야기박근혜의 원칙과 신뢰, 도마 위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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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승인 2012년 07월 12일 (목) 14:02:43 최용일 기자 solbeeya@paran.com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대선가도 최대의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박주선 의원과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올려진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박 의원에 대한 동의안은 가결됐지만 정 의원에 대한 동의안은 부결됐다. 정 의원이 이미 구속 수감된 이상득 전 의원과 공모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방탄국회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281명(새누리당 137명, 민주당 120명, 비교섭단체 24명)이 참석하고 그 중 271명이 표결에 참여한 이날 본회의에서 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찬성 148표, 반대 93표, 기권 22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정 의원의 경우는 찬성 74표, 반대 156표, 기권 31표, 무효 10표로 부결됐다.
93명에서 156명에 이르는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 중 상당수가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 특권의 핵심인 불체포 특권의 신성불가침성을 지키기 위해 소중한(?) 표를 행사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특권 포기'를 외쳐 온 정치권, 특히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를 주장해온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이 자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표결 이후 동의안 부결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하는 등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와 진영 정책위의장 등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서 갈망하시는 쇄신 국회의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한 데 대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국민 여러분께서 국회 쇄신에 대한 채찍을 들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약속대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상식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린 반면 국민 앞에 특권을 내려놓겠다던 새누리당은 국민을 배신했다"고 비판했다. 하긴 자당 출신 박 의원의 동의안은 가결되고 새누리당 정 의원에 대한 동의안은 부결되었으니 딴은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그리 당당한 입장도 아닌 것 같다.
137명의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표결에 참여해 정 의원 체포 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치더라도 야당에서 19명이 반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논리로 137명이 모두 박 의원 체포 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치면 박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해서 민주당은 단 11명만 찬성했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았다고 보고 새누리당 의원 중 70% 정도인 100명(73%)이 반대했다고 가정할 경우 야당에서 56명이나 반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런 투표 결과가 벌어진 진짜 이유는 과연 누군가에 의해 사주된 고도의 책략인지 아니면 실책인지, 그리고 그 결과의 수혜자, 그러니까 승자와 패자는 누가 될 것인가?
우선 이런 투표 결과를 가져온 요인은 다음 세 가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일단 비뚤어진 동료의식 때문에 불체포 특권을 남용해온 방탄국회의 습관이 이번에도 반영됐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같은 의원으로서 반대표를 던져 준 93명에서 156명의 열혈 또라이들이 그 주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박근혜의 독주에 반발하는, 더 나아가 대선가도에 치명타를 던지기 위한 새누리당 내 반박계 의원들의 소극적인 반발과 역시 박근혜의 대선가도에 치명상을 입혀 대선정국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작전이 우연히 협응된 결과일 것이다.
셋째,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저축은행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박 원내대표를 감싸려는 '전략투표'라는 분석도 있다.
이상 세 가지 요인이 맞물려 정 의원 체포 동의안에 대한 대규모 반대표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니 고도의 책략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과연 그 과실은 분명 누구에겐 간 돌아갈 것인가?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의 후폭풍이 12월 대선정국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고민과 그런 새누리당 책임론을 들고 나온 민주당에서 알 수 있듯, 현재로는 박근혜 후보에게 치명타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앞에서 누군가의 책략은 아니라고 했고, 그렇다면 이런 과실을 따져보지 못한 채 수수방관하다 패착을 해버린 새누리당 지도부 내지는 박근혜 캠프의 실책이라고 생각된다.
국회의원 특권을 지키기 위한 방탄국회의 폐해에 식상할 대로 식상한 국민들에게 여야의 차별성이 따로 있을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만치 여당 의원에 대한 동의안은 부결되고 야당 의원 동의안은 가결된 것만 가지고 새누리당에게 더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19대 국회 개원 전부터 야당에 앞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의 관철과 불체포 특권 포기 등 6대 쇄신안을 선언하고 '밥값 하는 국회'를 주도해온 것은 새누리당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정작 그 시험대에선 새누리당 의원만 살아남는 결과가 됐기 때문에 국민적 실망감과 그로부터 확장되는 분노를 독식하게 된 것이다.
스스로 내세운 원칙이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남을 재단하기 위한 잣대였다면 신뢰할 수 없는 원칙인 셈이 아니겠는가? 새누리당으로서는 결코 의도하지 않은 바였고, 그런 점에서 선의의 피해자일 수도 있겠지만 박근혜 전 위원장이 내세우는 원칙과 신뢰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 셈이니 치명적이다.
11일 표결 직후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의 사퇴 기자회견장에서 영롱하게 빛났던 눈물 한 방울이 악어의 눈물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제 식구 감싸기'라며 대대적인 공세에 들어간 야당의 회견문 역시 검은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여야 모두가 체포동의안 투표 결과의 나비효과를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최용일/ 금융감독원 인재개발원 교수
출처;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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