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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론 집착하는 박근혜의 천적은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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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여론조사... 박근혜, 안철수와 오차범위 접전비박 3인, 탈당이나 경선불출마 선언시 파급효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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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승인 2012년 06월 28일 (목) 09:32:47 최용일 기자 solbeeya@paran.com
KBS가 지난 23∼24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는 47.5%,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44.3%의 지지를 각각 얻었다. 박 전 대표가 전 원장에 앞서고 있지만 3.2% 포인트 차는 오차범위 내라는 점에서 사실상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역시 총선 전과 같은 접전 양상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MBN이 한길리서치연구소에 의뢰,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2∼23일 실시해 25일 공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박 전 대표와 안 원장은 각각 45.8%, 43.8%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4ㆍ11총선 승리 이후 안 원장과의 격차를 벌이며 크게 따돌린 것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오차범위 내 접전은 심상찮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같은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안 원장이 앞선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22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두 사람의 양자대결시 안 원장이 48.0%를 얻어 47.1%의 박 전 위원장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이후 처음으로 박 전 대표가 안 원장에게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난 결과를 놓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새누리당에서 당원명부 유출과 대선후보 경선 룰을 둘러싼 내홍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율이 빠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박 전 대표가 비박3인방에게 던진 승부수는 ‘원칙론’이었다. 완전국민경선제를 요구하는 비박주자들의 요구를 일부분 수용하더라도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며, 그래서 일부 측근들이 일부 양보를 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했음에도 요지부동이었고 ‘불통’이라는 비박 주자들의 집중 공세에 국민여론이 호응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는 완전국민경선제가 정당정치 원칙에 어긋나고, 돈 선거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며, 역선택이 우려된다고 측근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의 오랜 측근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지금의 박근혜를 만든 게 바로 신뢰와 원칙"이라며 높이 평가하지만 여론은 달랐다.
박 전 대표의 원칙정치는 고도의 수(數)계산에 따른 선택, 즉 ‘편의적 원칙론’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칙은 '보편적 원칙'이어야 하는데 박 전 대표의 원칙은 '편의주의적 원칙'으로 보일 수 있다. 박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공천심사위까지 구성하면서 당권·대권 분리라는 공정한 경선의 가장 큰 원칙이 무너진 상황인데 기존의 당헌 당규를 '원칙'이라고 하는 것은 '자의적 원칙'이란 비판을 들을 수 있다"는 김형준 명지대 교수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칙이라는 약자 입장에서 강조할 때 호소력이 있는 것이지, 강자의 논리가 될 때는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신뢰 또한 호소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리더란 원칙만 강요하는 게 아니라, 소통을 통해 원칙의 중요성을 이해시키는 사람이며, 반대자들을 상대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설득하는 능력이 리더십의 핵심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소통이고, 소통을 통해 신뢰가 쌓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박 전 대표에게 국민들이 아쉬워하는 것은 박 전 대표가 왜 경선 룰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다른 비박주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한번 얘기조차 하지 않았느냐는 점일 것이다. 그런 국민적 기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는 자기 식의 '원칙의 승부'를 들고 나왔다.
“‘불통’ 등 비판을 받는 문제는 시간을 두고 해결해갈 것이며 경선이 잘 치러지고 나면 오히려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이 다시 상승곡선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하는 박 전 대표 측근의 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친박 측 인사는 “한 여론조사 결과만 제외하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박 전 위원장이 강세다. 안 원장이 (다자대결 시) 20%대를 유지하느냐가 관건인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게 대세”라고 반박했다.
이미 본선 승부는 안중에도 없고 일관된 메시지가 부각되어 소신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강화되면 대통령이 된 뒤에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고, 그로부터 ‘박정희식 독선’을 유추해내는 국민들도 있었을 것이다.
당내 비박주자들이 연일 박 전 위원장을 겨냥해 ‘1인 독재’, ‘새누리당의 사당화’, ‘유신통치의 장본인’ 등 공세를 퍼부으면서 그런 '부정적 이미지'가 빠르게 형성되면서 확산되었겠지만, 친박 측의 안일 무사한 대응 역시 한 몫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물론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 역시 “4월 총선 후 박 전 위원장이 벌렸던 격차를 안 원장이 따라붙은 추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더 큰 악재가 없는 한 당분간 박 전 위원장이 오차범위 내에서 리드할 것으로 보인다”며 친박 측 인사의 말을 뒷받침하고 있다. 안 원장이 민주당 후보가 아닌 제3의 후보로 나와 다자대결이 되는 상황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황을 전제로 한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비박3인방’의 탈당이나 경선불출마 선언 등이 나오면 이들의 지지율 합계 3~5%포인트가 빠지며 다른 양상이 생길 수 있다”는 이 대표의 첨언이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안 원장이 제3의 후보로 나오는 다자간 대결구도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자간 대결구도가 됐을 때 ‘비박 3인방’ 전부 또는 그 중 일부가 탈당할 가능성이다. 셋 중 하나라도 탈당하여 안 원장과 정운찬 전 총리까지 포섭하는 제3당이 만들어지는 상황, 그리고 그들만의 오픈 프라이머리를 치러 중도보수 대망론을 펼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3파전의 어느 쪽에도 승산이 없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비박3인방더러 탈당해버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이 친박계 논객들이나 지지자들 중에 보이는데 과연 그게 올바른 일인가 모르겠다. 비박3인방과의 소통을 잘 못한 박 전 대표와 그런 지지자들의 코드는 참 잘 맞는 것 같은데 역시 그 리더에 그 팔로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 것을 보고 나비효과라고 하는가 보다. 비박 3인방이나 안철수가 대선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정치인인 것을 생각한다면 비박 3인방이 탈당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거나 안철수가 야권후보 경선에만 참여할 것이라는 안심할 일이 아닐 텐데, 설마 그 정도 안목을 가지고 과연 대한민국 대통령을 날로 먹을 생각이 아니라면 그에 대한 복안 정도는 마련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맞겠지?
최용일/ 금융감독원 인재개발원 교수
출처;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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