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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 <자유기업원> 원장 "자유-보수의 '홍보 전진기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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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 "안철수 안돼..종북킬러 월간지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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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는 남한 지옥화...박근혜 비판적 지지...우파 경선에 나갈 용의있다"
최종편집 2012.06.04 01:15:59 전경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글자크기
지난 3월 23일 전원책 변호사가 <자유기업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전원책 원장은 군 가산점, 종북 세력들에 대한 거침없는 질타로 많은 지지를 얻었다. 최근에는 KBS 심야토론에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라면 북한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김정일 개새끼”라 말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1일 <뉴데일리> 인보길 대표가 여의도 <자유기업원>에서 전원책 원장을 만나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속내를 들어봤다.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이하 <인>) <자유기업원> 원장이 되어 새로 시작하는 하는 일이 많은 가 보다. 무슨 일로 그리 바쁜가.
전원책 <자유기업원> 원장(이하 <전>) 내가 취임한 뒤 너무 설친 거 같다. 사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외부 강연도 많고 <자유기업원>에 들어와 추진 중인 일도 많다.
지금 구상하고 있는 것이 <자유기업원>을 자유주의 우파 운동의 허브,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유주의 범 우파 진영은 서로 교류가 드물었다. 또 아주 사소한 것으로 서로 등을 돌리는 일이 많다.
나는 지금까지 <자유기업원>을 우파 운동의 허브, 전진기지처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점이 지금까지 부족했다고 보고, 이를 위해 사람도 많이 만나고 일도 벌이고 있다. 나는 <자유기업원>을 우파 운동의 홍보선전기지로 만들어보려고 한다.
<인> 최근 KBS 심야토론에서 “개새끼” 한 마디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큰 인상을 심어줬다. 요즘 상황에서 국민공감대를 다지는 ‘빅 홈런’이라고 본다.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Son of bitch'나 박정희 대통령의 ‘미친 개’ 발언을 이었다는 평도 많다. 적절한 때 적절한 발언, 특히 지도자의 발언의 힘은 아주 크다. 발언만으로 볼때 트루먼, 박정희와 같은 반열로 업그레이드 된 것 아닌가?
문제의 핵심은 '김정일 개새끼'가 아니라 정체성 밝히라는 것
<전> 이번 발언 이후 실감한 것은 아직도 우리 국민은 건강하다고 느낀 점이다.
국민 대부분은 제 의견에 동의했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젊은 층들이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에 대해 제대로 된 경각심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느꼈다. 이건 단순한 안보의식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교육에서 국어, 역사, 철학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탓인 거 같다. 특별한 이유 없이 북한 지도부에 대해 극존칭을 붙이는 지식인들, 언론들은 반성해야 한다.
<인> 지난 10여년 동안 뒷걸음질한 교육으로 인해 학생들이 사고와 논리의 훈련을 못 받았을뿐더러 특히 거꾸로 된 역사교육 때문에 현실인식 자체가 출발부터 잘못된 점이 큰 문제다.
<전> 사실 내가 방송생활이 20년째다. 맨 처음 쟁점토론부터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현대방송>의 갑론을박, 터놓고 말합시다 등 케이블 채널을 포함해 거의 모든 토론 프로그램에 나갔다. 사람들이 나를 처음 알아보기 시작한 토론은 ‘담배값 인상’을 주제로 싸웠던 때다.
그 다음이 2007년 군가산점 문제 토론이었다. 토론 뒤 이틀 동안 포털 인기검색어에 올랐다. 이후로도 한 두 번 포털 검색어 1위에 올라간 적이 있었다.
내가 방송을 오래하면서 사전적 의미의 ‘비속어’를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 이야기의 핵심은 ‘개새끼’가 아니다. 국가의 공직을 맡은 사람 중 종북주의자로 의심받는 이에게 자기 정체성을 밝히라는 것이다. 그걸 밝히지 않으니까 단적으로 ‘김정일 김정은은 개새끼라고 말해 보라’는 것이었다. 즉 북한 왕조체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판단하느냐는 것을 밝히라는 말이었다.
이걸 갖고 ‘이명박 개새끼’, ‘박근혜에게 김정일 개새끼라고 말하라’고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저질이다. 이번 ‘개새끼’ 발언으로 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럼 이명박 개새끼 해 봐’라고 말하는데 나는 이분법적으로 판단하라는 말이 아니었다. 지나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묻자는 말이 아니다. 종북주의자로 의심되는 사람에게 하자는 것이다. 이걸 좌파 세력은 ‘개새끼’ 부분만 집중적으로 부각해 쟁점으로 삼고 있다.
<인> 군 법무관 생활을 10년 가량했는데 그게 군가산점에 대한 페미니스트와의 논쟁으로 이어진 건가.
<전> 군 생활을 하면서 사실 생사관(生死觀)이 생겼다. 우리 사회에 대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말로만 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배웠다. 군 생활은 또 사회적 합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나는 군 생활을 할 때 휴가보다는 일 하는 게 더 좋았다. 원래 그런 게 아니라 당시 상황 때문인데 사람들이 오해를 한 것이다.
<인> 지금까지 종북 세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검증 능력’이 크게 상실되었다. 노무현 정권 때 사문화되다시피 한 국가보안법이라든지 국가 존립 기둥으로서의 반공은 사라지다시피 했다. 이승만-박정희 시절의 반공으로 돌아가야 할까?
이승만-박정희식 '반공'보다 민주질서 아래 北체제 비판 활성화해야
<전> 그건 아니다. 하지만 민주적 기본질서 아래서 국민들이 ‘김정일-김정은 체제’를 비판하고 제대로 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건 언론, 지식인, 정치인의 일이다. 그런데 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니까 종북세력들이 ‘진보좌파’라는 ‘우산’ 속에 들어가 숨은 것이다.
사실 진보좌파 진영은 내게 고마워해야 한다. 진보좌파 진영 내부에는 ‘종북세력과 결별하라’고 외치는 사람이 없다. 북한의 주체사상은 진보도 아니고 ‘진짜 좌파’도 아니다. 종북세력들은 주체사상이 마르크스주의, 마오이즘을 거쳐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주체사상은 그저 사이비 종교에 불과하다.
한 번 보라. ‘강철서신’을 썼던 주사파 대부 김영환 같은 사람은 똑똑해서 이미 전향한 거 아닌가. 그런데 여기에 소속된 사람들이 김영환에 반대해 민혁당을 재건하려다 2003년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석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전향한 적이 없다.
그런데 이 문제를 갖고 지금 내부반성이 아니라 나를 비판하고 있다.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언론과 지식인도 문제다. 우리 언론이 얼마나 문제인가 단적인 예가 고위 관료들의 김정일과 김정은에 대한 극존칭 사용이다. 심지어 외교통상부 장관조차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라고 부르더라. 물론 남북 협상 테이블 같은 곳에서는 그렇게 부를 수 있겠지만 우리 내부에서 언론이 보도할 때나 지식인들이 말할 때 김정일이나 김정은의 직책을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그대로 불러주는 건 난센스라고 본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원수에게는 쥐새끼라고 부른다. 반면 북한이 우리 국가원수를 보고 ‘역적패당’ 등의 쌍욕을 해대는 걸 비판하지 못한다.
<인> 전 원장 책에도 ‘개’가 자주 등장한다. 시집 <슬픔에 관한 견해>에 나오는 ‘개’와 책 <자유의 적들>에 나오는 ‘마르크스의 개’는 어떻게 다른가.
<전> 시집에 실린 ‘낮술’이라는 시에 개가 나온다. 개에 대한 이미지는 몇 가지가 있다. 정직하다, 맹종한다 등도 그렇다.
파스칼이 만년에 죽기 직전에 이런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나는 사람을 관찰하면 할수록 내가 키우는 개를 더 사랑하게 된다.”
인간의 교활함 등에는 실망할 때가 많지만 개는 정직하다는 것이다. 제 시집에 나오는 개는 복종과 충성의 동물이다.
반면 ‘마르크스의 개’는 편향된 시각으로 맹신하는 존재다. 유명한 철학자 사르트르의 경우도 그렇다. 사르트르는 하이데거, 훗설 등을 연구해서 자신의 이론을 ‘존재의 철학’이라고 불렀다. 저도 한때 그가 쓴 <존재와 무>라는 책에 빠져 있었다.
시간이 흘러 생각해 보니 제 인생에서 가장 아까웠던 시간이 <존재와 무> 같은 책을 읽었던 때였다. 웃기는 건 지금도 이 책이 하버드대 권장도서 100선(選)에 들어 있다는 점이다.
사르트르 같은 경우, 제대로 연구도 하지 않은 채 마르크스 사상에 경도됐다. 그의 책을 읽어보니 자본론도 읽지 않았던 것 같더라. 본인 스스로가 나중에 헝가리의 민주화 운동 당시 실제 공산주의 치하를 보면서 경악했다고 한다.
사르트르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가짜 지식인인가 하면 스탈린 치하의 소련을 낙원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엉터리 지식인’은 맹신자들,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이었다.
<인> 사실 감성이 풍부한 사람들이 잘못 빠지면 위험하다. 전 원장의 책을 읽으면 감성적인 선전선동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없지 않다. 얼핏 히틀러가 연상되는데, 정치를 한다면 선전에 강한 히틀러 스타일의 정치가로 변신하지 않을까. (웃음)
 <전> 인 사장이 지적하신 것처럼 히틀러도 물, 불, 피라는 상징을 내세워 독일 국민들의 감성에 호소해 독재를 했다. 하지만 나는 독재자가 아니라 급진적 개혁주의자라고 생각한다. 다만 극단주의자도 원리주의자도 아니다. 우리나라 정치인 중 히틀러의 선전선동을 가장 가깝게 실행한 건 노무현 前대통령이었던 것 같다.
<인> 책 속에서 ‘보수주의자와 혁명의 자기모순’이란 고백을 했다. 반드시 모순은 아니지 않는가?
<전> 나는 보수주의자지만 급진적인 성향이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 입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일종의 ‘혁명’이 필요하다. 그 첫 번째로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
나는 <자유기업원>을 통해 우리나라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려 한다.
2032년까지 자유민주주의 질서 속에 통일된 나라, 1인당 국민소득 6만 달러로 ‘G5’가 된 나라, 그러려면 GDP가 3조 달러는 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산층이 전체 국민의 70%를 넘어선 나라다. 중산층이 70%가 되면 우리 사회는 굉장히 통합이 잘 되고 불필요한 분쟁이나 논란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산층의 1인당 국민소득 6만 불이라고 하면 4인 가구 기준으로 1억 8천만 원에서 3억 6천만 원 정도 된다. 그런 소득의 가구가 70%가 되면 시위와 갈등이 없는 건 물론 선별적 복지를 통해 모든 국민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사회 갈등의 근본 원인은 '상대적 박탈감'…'기회의 평등' 더 넓혀야
<인> 사회 통합이 경제적 수치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지 않나. 지금 그 정도 수준으로 못 살아서 통합이 못된다고 보는가. 국민통합을 파괴하는 진짜 장애물은 정작 따로 있다고 보는데...
<전> 나는 우리사회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을 상대적 박탈감으로 본다. 노무현 정권 때 중산층이 붕괴되었다는 말이 있다. 이를 들여다 보면 상위층의 가처분 소득은 크게 늘어난 반면 중산층은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었다.
이번 정부는 ‘고환율 정책’으로 재벌들 배를 불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고환율 정책을 쓰면서 외평채(외환평형채권)를 26조 원 어치 발행했다. 지금까지 이자만 6천억 원 부담했다. 그 손실이 5조5천억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올해도 원화 표시 외평채를 18조 원 어치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런 정책은 대기업에 일방적으로 이익이 된다.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같은 경우 앉아서 수천억 원의 이익을 얻는다. 그런데 대기업이 이런 수익을 올린다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게 아니다. 지금의 제도로는 대기업이 일자리를 늘리고 싶어도 각종 제도와 환경 때문에 못 만든다. 정부가 말하는 ‘낙수(落水)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스템도 없다.
고환율 정책은 엥겔지수도 높인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전량과 식량 대부분을 수입한다. 생필품 대부분이 수입인데 고환율 정책을 쓰니 물가가 오르는 것이다. 사교육비도 계속 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유동성이 풍부해지니 물가가 오르는 게 아니냐”는 식의 설명이나 하고 있다.
다른 예를 보자. 지난 재보선 당시 분당에서 손학규가 당선될 때 넥타이 부대가 몰려간 건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경제 수치는 계속 좋아진다는데 자기들 생활은 어려우니까.
패거리 정치도 문제다. 미국에는 ‘엽관주의(spoils system. 승자가 행정 요직을 차지)’라는 게 있다. 한 마디로 내가 당선되면 나를 따르는 사람들이 모두 요직에 들어간다. 그런데 미국은 권력을 잡기 전부터 모두 체계가 잡혀 있어 불만이 적다.
반면 우리는 그렇지 않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이 늘 비난받는 게 바로 이 패거리 정치 때문이라고 본다.
<인> 미국에도 사실 캘리포니아 마피아 같은 ‘패거리’가 있다. 우리 사회 갈등의 또 다른 측면은 대한민국의 동질성과 체제를 깨려는 反대한민국 세력들 때문이기도 하다. '상대적 박탈감'에 불을 질러서 반체제혁명의 무기화 하는 것. 북한의 대남공작과 '남쪽 개들'의 충성이 결합된 선전선동이 60년 이상 계속 됐다. 미디어 기술발전을 활용하여 그들은 선전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이란 그 정도의 차이 문제지 북한은 물론 어느 사회나 있게 마련이다. 이 정서적 분노에 불을 붙이느냐, 개혁으로 치유해 나가느냐의 차이 아닌가. 지금 종북세력에게 인터넷과 SNS는 촛불이 아니라 계급혁명의 폭탄이다.
<전> 그들은 국가 전복세력이다. 반역자들이 아닌 국민들의 입장에서 말하고 싶다.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선행조건이 있다. 한 마디로 '누구나 성공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주는 것이다.
즉 헌법 전문에 나오는 ‘기회의 평등’이 보장돼야만 우리 사회의 불만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기회의 균등'이 보장 안 되는 측면이 있다. 내가 죽어라 노력했는데도 현실적으로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실제로 존재한다.
다른 말로 하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내 또래인 저 사람이 타는 차를 탈 수 없고, 저 사람이 사는 집에 살 수 없다’는 생각이 젊은 층들 사이에 팽배하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
젊은 층, 국민들에게 공부하는 동기, 노력하는 동기, 사회에 기여하는 동기를 유발시키고 용기를 주려면 나도 열심히 하면 지금은 어렵더라도 나중에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 저는 이런 점이 우리 사회에 팽배한 ‘상대적 박탈감’의 뿌리라고 생각한다.
부자들을 보자. 우리나라 부자들은 ‘공동체에 대한 의무감’이 너무 없다. 기부에도 인색하고 납세나 병역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에 대한 기여에 무관심하다는 점이 젊은 세대를 분노하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우리 사회에는 우연이 너무 많이 작용한다는 점이다. 아주 우연한 일로 부자가 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온갖 편법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인맥, 학연, 지연 등으로 줄을 타고 사업을 이루고 성공하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까, 쉽게 말하면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성공하는 ‘필연’이 아니라 ‘우연’처럼 보이는 사례가 너무 많다.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를 시작한 지 60년이 지났음에도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는 틀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절차 보다는 비정상적인 절차를 타고 성공하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현 정부에 우파 신념, 미래 비전 있었다면 교육개혁부터 했을 것
<인> 그 고질병을 대통령 혼자 힘으로 바꿀 수 있다면, 전 원장이 지금 대통령이 된다면, 과연 그런 점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전> 글쎄, 모든 걸 바꾼다는 자신은 없지만 그 ‘틀’은 마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먼저 교육부터 바꿔야 한다. 지금 현재의 교육으로는 이런 ‘상대적 박탈감’을 절대 없앨 수 없다고 본다.
저는 이 정부가 처음 들어설 때 기대한 게 먼저 교육개혁부터 할 것이라고 봤다. 국어, 역사, 철학을 가르칠 것이라고 봤다. 그런데 정반대로 나아갔다. 처음에 어린이집에서 영어 공교육을 하겠다고 내세웠다. 불안했다. 그래서 홈페이지에 ‘영혼이 없는 정부’라는 칼럼을 썼다. 아니나 다를까 대통령 취임사에 ‘이념을 넘어 중도실용으로 가겠다’고 했다.
이 정부가 처음부터 애국우파의 신념을 가지고 국가의 미래비전을 갖고 있었다면 교육개혁부터 했으리라 본다.
<인>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서 최근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주사파 국회의원’ 문제가 심각하다.
<전> 그들은 이른바 ‘군자산의 약속’ 이래로 패권주의에 빠져 있다. 즉 ‘이기는 것이 선’이라는 말이다.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혁명노선이다.
이 사람들은 레닌의 볼세비키와 비슷하다. 과거 레닌이 전위주의, 수정주의를 내세운 것과 비슷하다. 마르크스 주의만 그대로 따르다가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레닌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팜플릿을 만들었다. 결론은 ‘무엇이든 하라’는 것이었다. 체제를 전복하기 위해서는 불법도 부정도 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18대 국회 당시 ‘친박연대’ ‘창조한국당’ 등에서 전국구 후보 공천을 주면서 돈을 받은 일로 형사 처벌을 받았다. 이번 통진당 전국구 후보 공천은 이와는 달라도 유사한 문제다.
전국구 비례대표를 공천하는 건 정당 내부의 일이라고 하겠지만, 이것이 실제 정치로 이어지는 건 정당 차원을 벗어난 일이다. 이들은 심지어 대리투표, IP주소 하나에 20명 씩 투표를 하는 등 불법선거를 자행했다. 이런 면으로 보면 선거와 후보 자체가 모두 무효다. 통진당 비례대표 경선과 후보에 대한 점은 법원이 제대로 판단할 것으로 본다.
그 전에 주사파를 파악할 때 중요한 사건이 ‘민혁당 재건 사건’이다. 김영환이 민혁당 해체를 선언한 뒤 나머지 주사파들이 다시 재건했다. 이석기는 경기남부연합 위원장이었다. 이상규도 서울 남부 총책임자였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기본 틀을 철저히 무시한다. 대한민국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북한 김일성 체제는 맹종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와서 국가의 핵심적인 정보를 다루게 된다는 것이다.
이 일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민주통합당에 있다. 민통당 지도부가 ‘야권연대’ 한다면서 광구 서을, 성남 중원 등 몇몇 지역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통진당 후보들을 당선시켜 준 것이다.
<인> 민주통합당에도 이런 ‘주사파 의원’ 수가 적지 않다고 하던데...
<전>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몰라도 이번에 당선된 사람들 중에는 의심받는 사람이 몇몇 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국가 지도자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사상검증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루스벨트나 브란트가 떠난 뒤 그 측근들이 간첩이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이는 단순한 정파의 대립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존속과 안보를 위협하는 문제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통령은 이런 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다.
<인> 청와대 주변도 사상 검증이 필요하지 않을까.
<전> 저는 김영삼 때 이미 좌파가 청와대를 숙주로 삼았다고 본다.
지나고 보니까 이런 점이 보인다. 국가에 대한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지도자, 군과 안보를 모르는 지도자들이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이다. 그나마 노무현은 군대를 다녀왔다.
군을 모르고 안보를 모르는 세 사람이 대통령을 지냈다. ‘국방개혁 2020’을 비판하라면 한 시간 넘게 할 수 있다. 병력을 50만으로 줄이는 국방개혁을 노무현 대통령이 만들었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이를 제대로 변경하지 않은 채로 곧 퇴임하게 된다. 사병들의 복무기간이 21개월 근무로 줄어든다. 그러면 숙련된 병사가 없어진다는 말이다.
제도를 바꾸더라도 안보만은 튼튼해야 하는데 걱정이다.
박원순이 서울 시장된 건 '비상식이 상식 이긴 일'
<인> 안철수 교수가 부산대 강연에서 ‘박원순을 빨갱이라고 부르는 걸 이해 못하겠다’고 말했다.
<전> 저는 박원순 출마 시절 나경원보다 (박원순이) 더 흠이 많다고 말했다. 14살 때 양자로 가서 편법으로 병역 의무를 다 못했다. 자기 아들도 병역 의무를 하지 않았다. 그것도 시민단체 대표로. 시민단체를 맡으면서 편향된 시각을 드러냈다. 이런 사람이 서울 시장을 한다.
시민단체 대표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명분도 없고 최소한의 의무도 하지 않고 정치인이 되었다는 건 시민단체 활동이 ‘연극’이었다고 본다. 시민단체 대표라면 최소한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 하는 게 마땅하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병역 문제는 큰 부분이다.
이런 점을 안철수 교수가 “상식이 비상식을 이겼다”고 말했는데 참 웃기는 이야기다. 시민단체 대표가 나와 서울시장이 되는 게 상식인가. 그게 바로 비상식이다. 만약 “비상식이 상식을 이겼다”고 안철수 교수가 말했다면 다르게 봤을 것이다.
<인> 안철수의 대선출마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 안철수가 대권후보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지금의 인기는 탤런트와 같다. 정치인으로서의 인기가 아니다. 정치인이라면 정책을 내놓고 그걸로 승부를 본 뒤 얻은 인기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잘 하는 게 거대담론만 내세운 것이다. 청년실업 없애겠다, 비정규직 없애겠다, 선진강국 이루겠다 그런 말은 잘 한다. 그런데 구체적인 정책을 말하라고 하면 대부분 말문이 막힌다.
우리나라 정치인은 선진국들에 비해 너무 열악한 수준이다. 국가 정책을 생산하고 검토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법안이 뭔지 모르고 투표를 하는 게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80% 정도 될 거다.
안철수도 거대담론만 내세운다. 대중과 청년들의 인기에 영합하는 이야기뿐이다. 청년실업 없애겠다, 희망을 가지자는 이야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
안철수, 야권연대 대선 단일후보 돼도 당선은 어려울 것
<인> 소위 '야권연대'를 통해 '안철수와 문재인 단일화'가 된다면 정권교체는 가능할까.
<전> 야당에서는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 밖에서는 안철수 이 정도가 대권에 도전할 거 같다. 그 와중에서 안철수는 야권이 자신과 연대를 하면 자신이 압도적 지지를 받으니까 승산이 있지 않겠느냐고 계산하겠지만 나는 이렇게 본다.
안철수가 한미 FTA에 대한 찬반 의견 하나만 밝혀도 지지율이 10% 이상 오르락내리락한다. 아직 안철수의 구체적인 정책이 나온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봐야 한다. 지금 안철수 지지는 제대로 된 게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안철수가 최종 대선후보에 서지 않으리라 본다. 만약 안철수가 최종 후보가 되면 우파 쪽 후보가 누가 되던 간에 매우 쉬운 게임이 될 것으로 본다.
야당이 집권했던 두 번의 선거를 살펴보면 민노당-지금의 진보통합당-과 단일화하지 않았을 때 집권을 했다. 김대중 정부의 경우 김종필-박태준과 연합을 했을 때 집권했고, 노무현은 정몽준과 단일화해서 집권했다.
저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과 연합(이른바 '두통연대')하면서 엄청난 손해를 봤다고 본다. 사실 호남 일부와 성남은 민통당이 얻을 수 있는 의석을 잃었다고 본다. 안철수로 단일화가 되든 안되든, 야권이 승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특히 지금 친노계가 당 대표로 비노계를 밀고 있는데, 이 과정이 한 편의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본다.
안철수가 무소속으로 나와도 표가 분산되니까 야당에게는 손해라고 본다. 물론 야당에서는 과거 정몽준-노무현 단일화처럼 가겠다는 구상은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인가 하는 부분에는 무리가 있으리라 본다.
<인> 이른바 '야권연대' 때의 협상과정이나 통진당 주사파 파동을 지켜보면, 이게 남한만의 정치공학인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뒤에 보이지 않는 손, 혹시 북한의 대남 공작 시나리오와 맞물리는 게 아닌지.
<전> 저는 그렇게까지는 안 본다. 지난 번에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당 개혁을 할 때 ‘새누리당이 사당화되었다’는 비판을 했다. 이와 비교해 민주통합당은 ‘협잡화’를 거쳤다고 본다. 4.11 총선 당시 친노와 486세대, 한명숙 대표의 이대 커넥션 등이 모여 공천하는 것을 저는 ‘협잡공천’이라 불렀다.
야권연대 당시 민주당이 ‘혁신과 통합’이라는 단체와 합치면서 친노세력이 대거 들어갔다. 이들은 나꼼수 세력을 이용했다. 이들이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세력이라고 본다. 이때 우파 성향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을 민통당 내에서 모두 쫓아냈다. 이런 점을 보면 ‘북한과의 연계’ 우려도 생각할 수 있다.
북한의 지시는 이것이라기보다 통합진보당을 움직인 것으로 본다. 왕재산 사건에서 북한 225국이 ‘먼저 민노당과 참여당을 합쳐라. 그 다음 민주당과 합쳐라’고 되어 있으니 그런 의심은 당연하다고 본다.
민주통합당 공천은 그런 의심으로 보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내부에서 추잡한 권력싸움이 드러났다. 4.11 총선 공천 때 밀려난 손학규 세력 등의 분노, 그 사이의 알력과정 등을 살펴본다면, 친노 세력과 과거 노무현에 반대했던 민주당 세력 간의 갈등이 시작됐을 때 친노 세력이 나꼼수의 인기를 업고 모바일 투표를 통해 밀고 들어간 것이라고 본다.
만약 4.11 총선 공천이 조직선거, 당원선거였다면 친노세력이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김용민을 노원구에 공천을 준 이유도 민통당이 정봉주 수감에 대해 부채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 정봉주라는 사람은 과거 민주당, 열린우리당에서 중진은커녕 큰 비중도 없었다. 정봉주가 BBK 사건으로 2심에서 실형을 살았을 때도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정동영 의원도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나꼼수가 엄청난 인기를 발휘하니까 정봉주를 민주당 내에서 어떤 사람도 무시 못하게 된 것이다. 국민경선을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규정으로 인해 나꼼수가 최대 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러니 김용민 막말파문이 생겨도 한명숙 대표가 뭐라고 못한 것이 아닌가 본다.
박근혜의 문제는 '6.15-10.4선언 존중'과 무상복지 수용
<인> 최근 ‘박근혜 대세론’이 커지고 있다. 박근혜 위원장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전> 지금 상황이 그대로 대선까지 이어진다면 저는 박근혜에게 '비판적 지지'를 보낼 것이다. 그럼에도 박근혜를 비판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박근혜 대표가 국가안보와 정체성을 뒤흔드는 6.15선언과 10.4선언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 이유를 지금까지 밝힌 적이 없다.
6.15선언은 김정일이 제안한 낮은 단계 연방제, 사실상의 적화통일방안을 수용한다는 것이다. 세계 어디에도 북한 같은 전체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결합된 사례가 없다. 이 연방론은 적화 수준이 아니라 남한까지 '지옥화'다. 공산주의라야 적화지.
더 심각한 건 10.4 선언이다. 이는 NLL을 무시하겠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서북도서는 물론 인천 앞바다, 영종도까지 적에게 개방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걸 박 대표가 학술대회 등에 가서 '다시 6.15와 10.4 선언을 존중한다'고 했다. 지난 3월에도 그랬다. 다만 박근혜 대표가 ‘존중’이라고 했지 '이행한다'고 했던 건 아니라는 점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다.
두 번째는, 세종시 문제다. 이는 행정효율을 떨어뜨리고 위기대응 능력을 낮추는 것이다.
세 번째는, 보편적 복지를 사실상 수용한 것이다. 무상급식, 무상보육이 대표적인 보편적 복지다. 이런 점을 보면서 박근혜 대표가 우파와 보수를 멀리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된다.
이번 총선 전에 새누리당을 만들 때 모습을 보면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 같다. 색깔도 그렇고 당의 이름도 자신의 특성을 드러냈어야 한다. 세계 모든 정당, 특히 집권당 중 이념이 명확하지 않은 정당이 없다. 세상에 ‘새누리’ ‘뉴월드’라는 이름을 쓰는 당이 어디에 있나.
<인> 서울시장 보선 때 시민 추천 후보를 거부했다. 이때 이석연 변호사도 비판했다. 전 원장은 정치 지도자의 꿈이 없나? ‘보수진영의 안철수’로 나서지 않겠는가?
<전> 얼마 전 방송국 사람들과 촬영을 마치고 술을 마시는데 ‘대선 출마할 생각 없느냐’고 진지하게 묻기에 저도 대답했다.
나는 웬만한 아젠다에 대해 공부도 했다. 정의감도 결단력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게는 중요한 거 하나가 없다. 용인술이다.
그리고 제가 만약 어떤 정치적 배경도 없이 서울시장이든 대선이든 나서게 되면 결국은 보수진영 분열을 가져온다. 제가 서울시장 나가지 않은 것도 바로 이 진영의 분열 문제였다. 당시 서울시장 보선도 무상급식으로 인한 좌우 대결이었다.
이석연 변호사에 대해 반대하는 것도 그렇다. 이 변호사가 훌륭한 분인 건 맞지만 우파는 아니었다. 단적인 예가 군 가산점 문제였다. 페미니스트들 앞에 서서 군 가산점을 위헌으로 끌어낸 사람이다.
만약 우파 내부 경선 같으면 나도 나갈 용의는 있다.
다른 문제도 있다. 저는 우리나라에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에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국민이 70%는 된다고 본다. 하지만 자유주의적 보수주의를 실천해야 할 정치권, 지식인그룹은 그 반대다. 극소수에 불과하다. 내 주변에 참모로 누구를 쓸지 고민해보면 사람이 없다. 그럴 정도로 자유주의적 보수주의를 추구하는 올곧은 사람이 드물다. 사익을 추구하는 기회주의자들만 들끓고 있다.
앞으로 박근혜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기회주의자 때문에 조각(組閣)을 하는데 엄청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그 대안이 부통령제 같은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와 같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헌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무총리 제도는 내각제 일부를 받아들인 것이다. 국무위원을 제청하는 점 등을 보면 여당 대표가 국무총리를 하라는 말이다. 이를 보면 지금까지의 대통령들은 모두 위헌을 한 것이다. 이것은 탄핵감이다.
그러니 차라리 부통령 제도를 실시하자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대통령 제도에는 부통령이 맞는 것이다. 장관은 대통령을 보좌해야지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자리가 아니다. 우리나라 국무총리는 잘 하면 책임총리, 잘못하면 대독(代讀)총리에 불과하다. 잘못된 것이다.
<인> 개인적인 질문 좀 하겠다. 오랜 세월 독신으로 지냈는데 가족은 어떻게 되나. 시에 ‘창녀, 술, 짐승, 눈물’이 많이 나오던데 여자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전> 사실 결혼을 늦게 했다. 50고개 넘어 8년전에 했다. 아직 아이는 없다.
결혼식 때는 제 지인 500명, 신부 지인 50명을 모시고 했다. 법조계, 군, 방송 연예계 등에서 많이 왔다. 기억해보면 재미있었다. 아내와 만난 지는 20년이 넘었다. 그동안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제 자신이 결혼이라는 걸 쉽게 생각을 안 하고 있어 늦었다. 또 혼자 사는 게 편했다. 여자가 싫은 게 아니라 할 일이 많았다. 제가 하는 일이 변호사에 시인에 사람 많이 만나는 일이니 시간이 없었다.
독신이면서 자식을 5명 낳은 뒤 고아원에 맡긴 루소 같은 배덕자는 예외로 하고, 상당히 많은 철학자들이 독신이었다. 저도 이해가 되는 게 책을 읽고 사색을 하다 보면 시간이 모자란다.
저는 결혼에 대해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장점은 외롭지 않다는 점이다.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 이런 게 사라진다.
제가 쓴 시에 창녀가 나오지만 그런 곳을 가지는 않았다. 대신 매춘부를 2년 동안 무료변론 해주면서 그들을 알게 됐다. 제가 만난 매춘부들의 14%가 대졸이었다. 그들 대부분이 한 달에 수백만 원을 집에 부쳐주더라. 저는 그들을 현대판 심청이라 불렀다. 부모님이 희귀병에 걸렸다던가 하는 사정도 있었다. 그런 어려운 사정을 우리 사회가 못 도와주고 있다.
<인> 독서량이 많은 것 같은데, 헤밍웨이 만큼 읽었는지.
<전> 헤밍웨이는 쿠바에 작은 도서관이라 부를 정도의 서재가 있었다고 하더라. 나는 3천여 권을 솎아 버린 뒤 지금은 1만여 권을 갖고 있다. 요즘도 300 페이지 정도의 책은 하루만에 읽는다. 인문학 책은 진도가 약간 더디다.
책을 많이 읽었다기 보다는 한 가지에 빠져 들다보니 ‘잡학’이 된 것 같다. 나는 한 가지에 빠지면 거기에 완전 몰입한다. 예전에 당구를 배울 때 석 달 만에 200점이 되니까 당구장 주인이 수제자로 취급했다. 이런 건 재능이 아니라 하나의 괴벽 아닌가 생각된다.
다행스러운 건 그런 게 지금 활동에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된다.
<인> <자유기업원>은 어떻게 달라지나.
<자유기업원>을 '종친초' 세력과의 홍보전 전진기지로
<전> 그동안 해온 경제 강의 등의 부분은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모두 넘기고 <자유기업원>은 좌파의 ‘프로파간다’에 맞서는 자유, 우파,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홍보 전진기지로 만들려 한다.
종북세력 등과의 싸움에서 중요한 건 홍보전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월간지를 하나 창간할 예정이다. 가제는 <2032>다. 그 다음 <미디어 오늘>에 대항하는, 좌파 매체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매체 창간도 검토 중이다. 미디어를 홍보수단으로 만든 건 좌파들이 깔아놓은 토양이다. 젊은 대학생들에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다.
청년 우파조직을 새로 정비하려 한다. 깨놓고 말씀드리면 뉴라이트 등 여러 단체가 운영하는 청년 조직들이 있지만 막상 아스팔트에서 뛰는 우파진영은 지금까지 이들에게 아무 도움도 못 받았다. 이런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 한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연 3~4차례 대학생과 청년들을 위한 ‘캠프’를 마련할 것이다. 참가 인원 수천 명 수준에 2박3일 과정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런 ‘캠프’를 반복해 열면 기본적인 흐름이 생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조만간 책도 한 권 낸다. <잡초와 우상>이라는 지식인 비판 시리즈 3편 중 마지막 편이다.
전원책 원장은 <자유기업원>을 '전경련' 산하의 재벌 지원기관이 아니라 자유시장경제와 대한민국 헌법질서 지킴이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그의 '개혁 의지'가 어떻게 펼쳐질 지 기대된다.
- 전원책(全元策) <자유기업원> 원장 약력 -
1955년 울산 출생
1974년 부산고 졸업
1977년 경희대 법대 졸업
제2회 한국문학신인상 수상
조선일보 신춘문예 입선
1980년 군법무관 합격
1982년 법무참모 부임
1991년 예비역 중령 전역(9월)
1991년 변호사 개업(11월)
1995년 경희대 법대 겸임교수 재직 중
2007년 이회창 대선 캠프 참여
2012년 제4대 <자유기업원> 원장 취임
저 서: 시집 <슬픔의 단계적 견해> <수련의 집> 외
단행본 <자유의 적들> <바다도 비에 젖는다> 외
중앙일보 연재 '시대 읽기'
방송비평 등 칼럼니스트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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