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길거리 판매 닭꼬치·떡볶이 거의 중국산 "재료값 국산이 3배… 도저히 수지 못맞춰"
[중국산 식품이 불안하다] 학교앞 군것질 '안전 무방비'
26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종로2가. 7~8m 너비 보도에 죽 늘어서 있는 30여개 노점들 중 절반인 15곳에서 양념에 버무린 닭꼬치를 팔았다. 초등학생 5~6명이 한 노점에서 닭꼬치를 사 먹고 있었다. 가격은 어느 노점이나 모두 1500원. 15곳 노점상 주인에게 "국산 닭고기냐"고 물었더니 14곳에서 "잘 모른다" "국산이다"고 대답했다. 한 노점상만 "솔직히 중국산 닭"이라고 털어놓았다.
닭만 중국산이 아니었다. 닭고기에 발려 있는 양념도 중국산이고, 닭고기를 꽂은 대나무 꼬치도 중국산이었다. 중국산 대나무 젓가락 제품은 과거 독성 표백제로 세탁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닭꼬치는 중국에서 양념을 발라 대나무 꼬치에 끼워져 반(半)가공 상태에서 국내로 수입되고 있었다.
닭꼬치는 축산물가공품으로 분류돼 수입되고 있다. 2006년 중국에서 수입된 축산물가공품은 1만4505t(1337건)으로 수입량 2~3위를 차지한 브라질 89t, 미국 29t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이 노점에서 닭꼬치를 사먹은 정모(여·21)씨는 "닭꼬치가 중국산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양념까지 중국산이란 걸 알았다면 절대 사 먹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가(低價)로 무장한 중국산 식품이 어린이들 군것질 입맛을 장악했다. 초·중학교 앞 분식점과 노점에서 파는 닭꼬치·떡볶이·김밥은 전체가 중국산이거나 일부 재료가 중국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산 닭꼬치·떡볶이는 국산에 비해 2~4배(도매가격 기준) 싸다. 닭고기 유통 업체인 하림 관계자는 "국산 닭으로 닭꼬치를 만들어서는 도저히 가격 경쟁력이 없어 꼬치 제품은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산 떡복이의 경우 중국산 찐쌀을 국내 수입 업체가 수입하고 공장에서 떡볶이용 떡을 만들어 2, 3차 유통 단계를 거쳐 노점이나 분식점으로 공급한다. 2005년에는 중국산 찐쌀에서 표백제 성분인 이산화황이 검출되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시장의 떡볶이용 떡을 도매를 하고 있는 김모(45)씨는 "학생들 대상으로 하면 싸게 팔아야 하기 때문에 학교 앞 분식점에서 '국산 떡볶이'라고 말하면 99%가 거짓말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점에서 파는 떡볶이와 닭꼬치는 원산지를 표시할 의무가 없다. 이 때문에 중국산 식품 사고가 터져도 어린이들은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는 것이다. 학부모 윤성희(39·주부)씨는 "요즘처럼 식품 사고가 발생하면 아이에게 중국산을 먹이고 싶지 않지만, 뭐가 중국산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학교 앞 가게에서 100~200원에 파는 사탕, 캐러멜도 중국산이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올해 1~6월까지 어린이 기호식품에 대해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발암물질이 포함된 캐러멜, 사탕 등 불량식품 115건이 적발됐다. 특히 발암물질 논란이 일고 있는 인공감미료 사이클라메이트와 사카린나트륨이 검출된 중국산 제품이 각각 7개, 3개 제품이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4월 학교 앞 문구점 5곳의 사탕과 캐러멜 103건을 조사했을 때도 사이클라메이트가 검출된 9개 제품이 모두 중국산이었다.
인터넷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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