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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린이 보건을 위한 한국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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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 루크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
입력 : 2012.05.02 22:37
크리스티앙 루크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
한국에서는 출산과 동시에 예방접종이 시작되지만, 아직도 많은 저개발국에서는 매년 2300만여 명의 어린이들이 콜레라·장티푸스·수막염 등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백신주사를 맞지 못해 전염병에 감염되거나 평생 장애를 안고 살고, 심지어 목숨을 잃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백신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그 개발과 품질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이상적인 접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국은 그간 중요 백신의 개발과 보급에 선도적인 노력을 해 왔다. 1990년대 초반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세계 백신 연구의 모체가 되고 전염병 퇴치의 전초기지가 되는 국제기구의 창립을 모색할 때,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의 적극적 유치 노력과 후원을 바탕으로 1997년 국제백신연구소(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IVI)가 한국에 본부를 두고 설립될 수 있었다.
그간 IVI는 지구촌의 가장 가난하고 전염병의 위험에 노출된 어린이들을 위해 효과적이고 저렴한 백신의 개발과 보급에 앞장서 왔다. 최근에는 저가의 경구 콜레라백신을 개발해 세계보건기구의 승인을 받아 2010년 대지진으로 콜레라 창궐 사태를 겪은 아이티 등에서 콜레라 통제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이 백신의 생산기술은 한국 업체에 이전되었고, 지속적으로 저가의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하게 되어 있다.
사실 한국은 과거에도 저렴한 백신을 보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나는 1981년 한국이 많은 아시아 국가들보다 먼저 B형 간염 백신을 도입할 때 한국을 방문했는데, 원발성 간암으로 아시아의 많은 젊은이들이 사망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가격이 20달러 이상으로 비교적 비쌌다. 그러나 한국 업체들의 꾸준한 기술개발과 생산증강으로 가격이 대폭 낮아지고 보급이 대중화되어 현재는 질병의 적절한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보급됐다.
IVI는 앞으로도 백신의 생산과 보급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곧 맞이하는 어린이날을 계기로 모든 어린이들이 태어난 나라와 지역에 관계없이 백신을 통해 무서운 질병으로부터 생명을 보호받고 건강과 행복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세상을 기대해 본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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