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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국민의 소속 후보 누구 없소? 국민에게 길을 묻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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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누구를 찍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째각 째각, 시간이 많지 않다. 이념이냐, 정당이냐, 지역이냐, 사람이냐, 어느 것이 투표의 잣대가 돼야 하는가!
잠시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을 살펴보자. 한국은 지금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위기적인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위기의 실체는 경제위기, 정치위기, 사회위기가 뒤엉켜가는 복합위기다. 경제성장의 외길로 사정없이 질주하는 시장만능주의의 과속에 과잉생산, 과잉소비의 쌍생아는, 인간의 탐욕을 부채질 하고 거짓과 부패, 비리에 오염된 정당은 기득권집단화 돼, 그들만의 권력 뺏기에 몰두하고 국민 속이기를 죽 먹듯이 하고 있다. 이렇게 되니 가족과 사회가 해체되고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지켜야 할 국가 정체성의 확장과 국가 운영의 지속가능성에도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우게 된다. 심하게 얽힌 실타레다. 싹둑하고, 단칼로 잘라버리면 시원하겠지만 그것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 될 것이다.
▲ 추성춘 ©브레이크뉴스
쾌쾌묵은 얘기 가운데 문제가 터지면, 제도가 문제냐, 사람이 문제냐고 따지는 일이 자주 있다. 물론 제도에도, 그것을 부리는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다면 만사가 제대로 될 일은 없을 것이다. 제도나 시스템도 중요하고 사람도 중요하다. 이것이 정답이다. 그러나 제도란 것도 처음 설계한 것은 사람이고 최초의 시스템을 발전시켜 더욱 더 좋은 것으로 만드는 일도 사람의 몫이라면, 제도의 결함을 따지기 전에 먼저 '사람'이 누구인가를 살펴야 한다고 본다. 선거는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지 제도나 정책의 선택은 그 다음이다. 이것도 '그 사람은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인성을 갖추고 있느냐'의 문제다. 거짓말일까, 참말일까의 분별도 사람의 문제다.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사람이다. 정치개혁도 그 근본 귀착점은 다름 아닌 '인간개혁'이란 것이 나의 주장이다. 요즈음 논어를 중심한 공자 열풍이 정치계절의 춘풍을 타고 무섭게 확산되는 것을 보면서, 천명정치(天命政治)에서 강조하는 '인(仁)과 성(誠)'에 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정치도 궁극적으로는 말씀(言)과 신뢰의 국가 공동체를 구축하는 일이라면 말(言)을 지킨다(成)는 '극진한 정성'이야 말로, 그것이 인간 태초의 순수성이기 때문에 이를 매개로 한, 하늘과 인간이 만나는 접점이 된다. 논어의 정치는 바로 '사람을 사랑하는 숭고한 기술'이라는 설명도 이같은 이치에 따른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인간이, 하늘이 가는 길을 이해하고 하늘의 마음으로 돌아 갈 때 우리는 비로소 정치의 본체론(本體論)에 접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요즈음 안철수 교수의 일거수일투족이 여전히 대중과 언론의 관심사다. 그는 낮은 톤으로 조용조용히 말하고 낯빛도 부드러운 편이지만 말의 의미는 무겁게 받아드려 지고 있다. 안교수의 말에는 힘이 있고 사회적 영향력이 따른다. 일부 언론이 '정치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확실하게 하라'고사설이나 논평을 통해 다그치고 있지만, 그렇게 요구해야 할 이유가 그토록 절박한 것인가. 이미 안 교수는 '정치'를 하고 있잖은가. 그가 지금 하고 있는'운동'이나 '활동'으로서의 정치(正治)도, 선출직 배지에 쓰여 있는 '옳은 말, 바른 말'(議. 言 +義)이 상징하듯이, 국민이익에 부합되며, 다수가 그의 말에 호응하고 있지 않은가. 뒤늦게 대통령선거에 뛰어 들면 '검증 할 시간이 없다'고 아우성 이지만 요즈음은 미디어 그물망이 너무나 촘촘하고 정보도 창고에 가둬 둘 세상이 아니어서, 설령 언론은 몰라도 국민은 안다. 무서운 것은 언론의 논평이 아니라 무수한 국민의 눈과 귀 아닌가. 어차피, 뇌나 뼛속 까지 들여다 볼 수 없다면, 무슨 검증을 하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안철수 식 정치적 국민운동'을 좀 더 지켜보고 말해도 절대 늦지 않다. 혹시라도 언론의 행태가, 안 교수를 어느 한 진영 속으로 떼밀려는, 그래서 이렇게 하면, 이것이 그들의 주장에 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면 장기적인 한국정치 발전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안철수 교수는 대학 강연에서 이번 총선에서 꼭 찍어야 할 사람은 여야 진영논리에 빠진 정파적인 사람 (정당과 정파의 이익이나 이념에 경직된 사람이 아니라)보다 국익과 국민을 위하는 사람, (과거형 인간이 아니라 미래형 인간으로) 미래를 말하는 사람, 증오 대립 분노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 보다 온건하고 따뜻하고 인격이 성숙한 사람을 뽑자고 강조 했다. 한국정치 집단이 지향해야 할 모습과 이미지를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사람보고 찍자'는 다짐이다.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도 투표기준으로, 후보자의 자질 (51%)이 정당 (11%)-3월 케이비에스- 보다 월등히 높은 것을 보면(국민에게 길을 묻다 6 컬럼 참조) 안 교수의 발언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져 있다고 보여 진다. 안 교수가 제시한 기준을 놓고 보면 여기에 부합하는 후보는 '국민 소속' 정치인 후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같은 '국민소속후보'가 어느 곳에 있는지, 어느 정당에 많은지, 무소속 후보 중에는 누구 인지 이제 유권자가 찾아 나서야 한다. 이 대목에서 선거의 주인공인 유권자는 '머리가 아프도록 고민'해야 하고 그래야 국민이 공천권을 쟁취 하는 '공천혁명'이 이뤄진다. 국민의 공천권은 누가 선물로 주는 것이 아니고 국민 스스로가 '쟁취'하는 투쟁과 참여의 성과물이여야 생명력을 갖는다.
정당이 공천권을 국민에게 주겠다는 것은 믿을 말이 아니며 4년 전 공천에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말한 정치인도 그도 국민을 속였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며 또 다른 정당도 준비 안된 모바일 경선으로 선량한 당원들에게 피해를 주고 결과는 이른바 '노·이·사로 끝났다고 하지 않는가. 이번 총선에서는 2대 정당의 독과점 구조나 기득권 진지를 해체하기 위해서라도, 보수와 진보로 편을 갈라, 유권자 성향을 2분법화 하고 국민을 편싸움 시키는, 정치공학적 선거 기술자들은 이제 그들의 무대가 막이 내려졌음을 알아야 한다.
이제 국민이 '정파 보다 사람보고 찍는 일이 실제 투표행동으로 나타난다'면 선거후 정치 개편과 정당 개편은 피할 수 없게 되고 정치인들이 못한 정치 개혁의 물꼬가 국민의 힘으로 틔여 질 것이다. 요즘 선거쟁점으로 떠오른, 권력기관이 민간인을 사찰한 국가적 불상사는 국민의 자유와 법의 지배가 '위험 수역'으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특검이든 청문회든 제도가 허용하는 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명쾌하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을, 선거의 유, 불리만 따져 공방을 벌이면 국민이 염증을 느끼고 정작 진상규명과 일벌백계의 마무리도 어려워진다. 자연히 코앞의 국회의원 선거의 정책논쟁도 광란의 쓰나미에 떠내려간다. 이는 절대 국민이익(國民益=國益)과는 어긋나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정치는 모든 선거가 크든 작든 일종의 '대통령 선거'처럼 치러지지 않은가. 지방자치 선거도 같은 날 하루에 일제히 치러 져, '총선거' 이긴 하지만 각 지역의 형편이나 사정에 맞는 지역 맞춤형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뽑아야 하는데 통상 정권의 중간평가 형식으로 진행돼, 지역현안이 묻히고 지방자치선거는 실종된 지 오래다.
물론 국회의원은 국정을 다루고 국가의 선출직이긴 하지만 이보다 앞서 '지역대표'라는 정치의 원형을 소홀이 할 수는 없다. 246개의 선거구에서 246명의 지역대표를 뽑기 때문에 그 지역 주민은 후보를 선택할 때 자신들의 삶의 터전인 지역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며, 굳이 대통령이 어느 당에서 나올 것인지가 꼭 전재조건이거나 의원 선거가 이에 구애 받을 이유는 크지 않다. 대통령과 같은 당 소속이라고 정치적 이익이 극대화 되는 건 아니다. 국회의원의 자질과 능력의 문제다.
이를테면 246개 각 선거구의 지역성이 톡톡 튀는 개성적인 인물들이 다양하게 포진하는 의회가 이상적이지 않을까? 같은 날 투표는 하지만 따로 따로 뽑아야 한다. 이른바 '같이 또 따로'다. 이것이 상호 개성과 차이를 인정하는 연대와 연합이라는 민주주의의 정신적 토양이다. 막강한 힘을 가진 두 거인이 맞상대로 결판내는 서부활극식의 양대 정당제가 한국정치문화의 원형이 돼야 한다거나 또 이것이 민주정치의 금과옥조라는 어법은 크게 설득적이지 못하다. 다수당이 없어도, 정당에 리더십이 있다면 다양한 정책연합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작은 정당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승자 독식구조 정치도 완화 할 수 있다.
의원내각제는 국회의원 중에서 국가 수뇌가 결정되지만 한국 같은 대통령제는 대통령을 또 따로 뽑으니까, 국회의원 선거를 대통령 선거처럼 하지 말고 국회의원 선거답게 해야 한다.
여소야대면 어떻고, 소수당이 약진하면 어떤가. 국가 정체성에 맞지 않은 '이념과잉정당'이 의석을 갖는다면 잘못된 이념과잉이나 경직된 노선이 수정될 기회가 올 것이다. 또 그렇게 해서 바로 잡혀져야 근본적 해결이 된다. 또 패권을 추구하지 않은 지역정당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차별에 저항하는 것은 한국정치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길러 줄 자양분이다. 지역패권, 권력독식 정당과 순기능의 지역밀착형 향토정당을 싸잡아 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무튼 유권자의 선택이 양대 정당에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정치적 의사 표시로 분산된다고 해서 한국정치가 붕괴되거나 국정이 나락으로 떨어질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총선거가 바로 정권 잡이라는 기득권정치 프레임에 지나치게 경도된 나머지, 당리당략에 의한 정당의 진영논리를 내세워 미래정치, 희망의 싹을 보지 못하고 정치발전에 상처를 주는 정치인들은 이제 목소리를 낮추거나 침묵해야 한다.
진보좌파정당이라고 강조하는 진보신당의 박은지 대변인의 발언(한계레 신문 3월 31일)이 많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엠비 정권을 물리치면 뭐가 좋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엠비'라는 악마화 된 정치인 하나만 사라지면 뭔가 새로운 것이 생길 것처럼 생각하는 건 환상 아닐까. 새누리당만 몰아내면, 박근혜만 대통령이 되지 않으면 될까? (지금 상황에선) 야권 주자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노무현 시대를 넘어서지 못할 것 같다." 아무튼 정치나 경제나 사회나 문제를 만드는 것도 사람이요 또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사람이다. 하늘의 두려움을 새기면서 다같이 '사람을 찾습니다.'
11일의 그야말로 '역사적인 국민의 선택'이 여야, 무소속, 지역의 기준을 두 번과 세 번째로, 뒤로 물리고 <정치개혁은 인간개혁>이라는 원점에서 사람보고 찍은 다음, 그것이 어느 정도 성과로 손에 잡히고 새로운 정치적 기(氣)와 운(運)이 트인다면, 12월 대통령 선거에서는, 진정한 '국민소속 대통령 후보'가 등장해 새 정치시대의 막이 올라가는, 지금까지의 꿈이 현실로 나타날지 모르잖은가. 모든 일의 시작은, 다 꿈이었지 않은가. 제발 <희망 없는 사람들은 가고 희망이 샘솟는 사람들>이 나오세요! jjeon-ssuck@hanmail.net
*필자/추성춘. (사)생활정치 아카데미 원장, 전 MBC 뉴스 앵커.
출처;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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