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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얼굴에 철판을 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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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얼굴에 철판을 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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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베리타스
박근혜는 새누리당 공천에 대한 반발과 비난이 쇄도할 때마다 “그것은 전적으로 공천위의 결정에 달렸다”며 시스템의 공정성을 강조해 왔다. 자신은 공천에 일체 간여치 않고 오로지 공천위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의지표명일 것이다. 그러나 실은 친박계 인사들로 구성된 공천위의 결정은 곧 자신의 결정과 다를 바 없을 것이란 박근혜의 안도감이 객관적인 공정성으로 포장된 것일 뿐이다.
그 명백한 증거가 새누리당 공천위와 비대위가 결정한 박근혜 비례대표 1번이었다. 그 딸랑이들은 국민들 앞에 창피한 줄도 모르고 주저없이 박근혜를 비례대표 1번에 배정했다. 박근혜에게 간택받은 황송 감사함이 충성과 아부, 똥과 된장을 구별할 줄 모르게 만든 것이다. 더 웃기는 건 박근혜다. 박근혜는 분명히 “모든 결정은 전적으로 공천위의 판단에 달렸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공천위와 비대위의 결정에 따라야 할 것 아닌가? 그러나 박근혜는 “제가 (언론)보도가 나온 걸 보고 공천위에 1번을 사양하겠다는 뜻을 말씀드렸다. 저보다도 비례대표 공천하는데 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좋은 분이 1번으로 올라가시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며 공천위의 결정에 불복했다. 그러니까 박근혜는 공천위의 결정을 번복할 수 있는 유일한 예외인 셈이다.
새누리당의 모든 당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공천위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현재 결정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들은 순위에 불만이 있더라도 군말없이 따라야 한다. 그러나 유일한 예외가 있다. 바로 박근혜다. 그녀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기초지식조차 통하지 않나보다. 공천위의 충성도를 충분히 확인한 뒤 비례대표 1번을 사양하는 겸양의 미덕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사실 비례대표 20번까지는 당선안정권이기 때문에 20번 이내에서는 순위의 변동이 그다지 중요치 않다. 그저 당의 상징성을 외표할 뿐이다. 열린우리당이 압승했던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비례대표 23석, 한나라당은 21석을 얻었고, 한나라당이 우세했던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22석, 민주당이 15석을 얻었다. 한나라당은 불리한 판에서도 비례대표 20석은 항상 확보했다.
따라서 박근혜가 1번에서 11번으로 물러난 것은 정치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지난 18대 총선에서의 마지노선인 비례대표 15번을 배정받았다. 그렇다면 박근혜 역시 마지노선인 21번을 배정받는 게 아군의 사기를 진작시키며 적장과 대등한 위치에서 싸울 수 있는 명분을 쌓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는 비례대표 1번을 극구 사양하는 것으로 그것을 대신했다고 믿는 모양이다. 머리가 나쁜 건지 공주병이 도진건지 당체 알 수가 없다.
국가와 민족을 우선하고, 자기 자신보다 새누리당을 우선한다면 비례대표 안정권에서 우쭐거릴 수 없다.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유시민은 비례대표 12번을 맡았다. 통진당에서 비례대표 12번은 100% 낙선이다. 그러나 유시민은 “내 앞의 베스트 일레븐이 당선된다면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처럼 기쁘고 행복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근혜는 왜 이렇게 보수를 쪽팔리게 만드나?
보수우파가 박근혜를 위하여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정신 차려라! 지금은 국가와 각하를 동일시했던 과거의 유신시절이 아니다. 1번에서 11번으로 후퇴하는 손 집고 헤엄치기 쑈를 부리면서 보수가 박수를 치며 환호작약하길 바랬나? 하긴 거기에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는 인간들도 있겠지만, 그런 쓰레기들을 데리고 정치를 하니 보수가 대다수 청년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것이다.
박근혜는 자신이 그토록 신임하는 공천위의 결정대로 비례대표 1번을 고수하던지 아니면 21번으로 배수진을 치는 게 맞다. 공천위의 결정을 번복할 수 있는 유일한 예외의 권력자께서 무슨 대단한 희생이라도 한 것처럼 11번에 슬그머니 안주하는 것은 너무나 가증스런 꼼수가 아닐 수 없다. 사람이 부끄러워지면 낯이 뜨거워진다. 그러나 간신배의 아부에 둘러싸여 있으면 낯 뜨거운 줄 모르게 된다. 그럴 때 저 사람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고 비웃음을 받게 된다.
출처;엔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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