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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의 자유, 좌파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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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에 대한 얘기를 하겠다고 하고는 바쁜 일로 까맣게 잊고 있던 차에 촌놈사랑님의 글을 봤다. 일단 약속을 어긴 점 사과 드리고 먼저 간단하게 화두를 던져볼까 한다. 사실 자유라는 것이 워낙 포괄적인 개념이라 글 몇 개로 내 생각을 정리 하기는 쉽지 않고 따라서 화두를 던진 후 반론이나 의견에 대해 토론을 하는 방식이 나은 것 같아서다.
촌놈사랑님이 밀의 '자유론'을 읽으셨다니 글을 풀어나가기가 좀 더 쉬울 것 같다. 나는 밀의 자유론을 기반(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대체적으로.)으로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내가 밀보다 잘나거나 똑똑해서는 아니다. 내가 밀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더 늦게 태어나 더 많은 사상가와 철학자들을 접한 것 뿐이다.
'쇼생크 탈출'의 애디의 자유
사전을 찾아보면 자유란 "외부적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되어 있다. 참 쉽고 명쾌한 정의인데. 문제는 이 개념을 그대로 적용해 자유를 해석하면 '등신' 소리 듣기 딱 좋다는 것이겠다. 왜 그럴까?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탈옥에 성공한 애디의 남은 여생을 살펴보면 그 답을 찾을 수가 있다.
탈옥을 하고 교도소장의 막대한 재산도 빼앗은 에디는 당연히 교도소 시절보다 훨씬 더 많은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애디는 사전상의 정의처럼 외부적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수를 자기 손으로 직접 처단할 수도 없고, 하고 싶다고 길거리에서 스트리킹을 할 자유도 없다.
여전히 에디에게는 외부적 구속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 외부적 구속이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법이란 체계를 통한 국가의 간섭이다. 사실 자유를 이 부분에 국한해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자유란 말이 중세 이후 국가권력의 부당한 구속으로부터의 자유를 쟁취하는 과정에서 부각되었기에 생긴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법보다는 다른 요소에 의해 구속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예를 들어 엔파람 쟁토방에서 남들이 감탄할만한 좋은 글을 쓰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머리 속에 든 지식이나 통찰력, 말빨 등의 한계가 그런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도덕이나 관습, 그 사회의 통념에 의해 우리의 자유는 구속 된다.
문제는 이런 구속들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왜 그런가? 개개인이 아무런 구속 없이 사전상의 의미처럼 자유를 행사하다간 사회는 폭주하여 붕괴되어 결국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인 자유마저 잃게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법적, 사회적 구속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일단 밀의 방식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자유민주주의의 자유의 개념
밀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할 경우만 제외하고 사람들은 모든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또한 다수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로 소수의 의견을 탄압할 권리도 없다고 한다. 원론적으로 지당하기 그지 없는 말이다. 앞서 자유민주주의의 자유가 무엇이냐는 토론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것이 바로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원리라고 하겠다.
일단 밀의 정의를 소극적으로 해석해보자. 밀의 정의를 바꿔 말하면 사회는 개인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해서만이 자유를 구속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첫째는 국가권력의 횡포며, 둘째는 다른 개인의 범죄행위, 셋째는 다른 국가의 침략이다. 이 세가지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장치가 법치다.
우리사회 좌파들의 문제는 무엇일까? 이 사회는 민주화가 되었는데 그들의 의식은 여전히 쌍팔년도 전두환 시절에 머물러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을 못한다는 것이다. 즉 국가권력의 부당한 구속으로부터의 자유만을 절대선으로 여기며 그를 위해서는 다른 개인에 대한 피해나 국가 안보 같은 법치의 다른 요소들은 희생되어도 된다는 헛소리.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면서 불법시위를 자행하고,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태까지도 자유라고 우기는 것이겠다. 더군다나 그런 허접한 주장으로 인터넷과 SNS를 머리수로 장악하고는 그에 반하는 소수의 의견을 욕질과 비방도 모자라 '신상털기' 등의 방식으로 탄압하는 좌파들. 말 그대로 민주주의의 기본이 안 된 것이다.
어쨌든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란 이처럼 법치라는 개념을 통해 국가권력과 다른 개인과 다른 국가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다수의견을 정책으로 채택하되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 게시판에서도 남을 비방하고 욕을 하며 신상을 털어 사적 부분을 비난하는 행태는 자유라고 할 수 없다.
좌파들의 자유의 개념 – 진보와 반동의 자유
그렇다면 좌파들은 왜 저런 짓거리를 하는 것일까? 그것은 그들에게도 나름대로 논리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논리는 진성좌파들이나 알고 있으며, 그들의 선동에 부화뇌동하는 대부분의 찌질이 수준의 추종자들이야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을 못하는 것이고. 어쨌든 좌파들의 자유에 대한 개념은 자유민주주의와는 완전히 다른 해석을 한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성주의적 합리주의'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이는 사회의 발전엔 일정한 법칙이 있으며, 인간은 이 법칙을 파악할 이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맑스의 사회 5단계 발전설이 바로 구성주의적 합리주의의 대표적인 예인데 사회의 생산력과 사회체계를 분석하면 앞으로 어떤 사회가 도래할지 미리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좌파들은 구성주의적 합리주의에 기반을 두고 그들의 이성으로 향후 도래할 진보적 사회체제를 미리 파악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현 체제나 도덕이나 관습 등은 향후 도래할 사회로 나가는데 걸림돌로 보고 있으며, 이를 깨버리는 것만이 진정한 자유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자유와 다른 좌파들의 자유다.
좌파들은 흔히 스스로를 진보라고 칭하는데, 이는 6.25 때 인민군이 자주 쓰던 반동과 동전의 양면 같은 용어다. 향후 도래할 새로운 체제에 부합된 행동은 진보며 그에 반하는 행동은 반동이라는 개념이다. 6.25 영화를 보면 반동으로 낙인 찍힌 이들은 무차별한 인권유린을 당한다. 반동들의 자유는 이들에겐 보호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이나 SNS를 보면 자신들과 반대되는 주장에 대한 좌파진영의 욕설과 비방, 신상털기 등 무자비한 폭력은 바로 이러한 논리에서 비롯된다. 반대되는 소수의 의견도 보호받아야 한다는 자유민주주의와는 달리 좌파들에게 소수의견은 척결되어야 할 반동이라는 것이다. 자유란 오로지 진보에만 적용되는 개념이며 반동에게는 자유는 없다.
진화론적 합리주의.
바로 이러한 좌파들의 구성주의적 합리주의에 대응하는 우파의 논리가 '진화론적 합리주의'다. 이 개념은 인간의 무지를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아무리 인간이 똑똑하다고 해도 사회의 발전방향을 미리 알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사회발전은 좌파들의 주장처럼 일정한 법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유기체가 진화하는 과정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지금 조선시대의 왕조체제가 아닌 서구화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구성주의적 합리주의의 주장처럼 외부와 고립된 조선의 내부적 모순에서 기인한 역동성으로 체제가 저절로 변한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구한말 서구문물이 들어오고 식민지 시절을 거치면서 조선시대의 체제보다 우수한 문화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회의 발전은 유기체의 진화와 흡사하다. 두 인자가 만날 경우 열성인자는 도태되고 우성인자가 살아남아 생물이 진화하는 것처럼, 사회도 두 문화가 만날 경우 낙후된 문화는 도태되고 새로운 문화가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발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될 지 모르는 것처럼 사회의 진화 방향은 며느리도 모른다.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처음엔 소수였던 돌연변이 인자가 결국 진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처럼, 기존 관념과 다른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사회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동의 자유를 용납하지 않는 좌파의 자유와 자유민주주의의 자유가 다른 근본적인 부분이 바로 이 것이다.
인간의 이성으로 사회의 진화 방향을 알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치명적 자만이다. 그 결과는 공산주의나 포퓰리즘 정권의 말로처럼 결과적으로 모든 이의 자유를 축소시키게 된다. 그렇다고 나는 우파에는 반자유적인 행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나치나 파쇼 같은 압제도 존재하며, 그 것은 좌파들이 추구하는 세상과 결국 같다.
시대유감
출처;엔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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