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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박근혜 태도 모호”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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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재의 요청’에도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의 공천이 확정되자, 김종인 비대위원은 다음날인 28일 위원직 사퇴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오는 4·11 총선 공천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갈등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쇄신분과회의에서 “내 소임은 이제 끝이다. 결과적으로 비대위의 기능도 다 되지 않았나 판단한다”면서 “며칠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사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동안 김 비대위원은 이상돈 비대위원과 함께 이 의원을 ‘정권 핵심 실세’로 규정, 용퇴를 강하게 촉구해 왔다.
특히 그는 뚜렷한 입장 표명 없이 비대위 표결을 유도하는 등 사실상 이 의원의 공천을 ‘묵인’한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도 “(공천에 관한) 박 위원장의 태도가 굉장히 모호하다”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어제 같은 회의는 이해가 안 간다. 미리 각본을 정해놓은 걸 뭐하려 회의를 하느냐”며 “박 위원장의 의중과 공천위의 의중이 같은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 비대위원은 “비대위에서 박 위원장이 이 명단을 접수할 거냐 말거냐 논의 중인데 공천위원장이 나가서 명단을 기자들에게 발표하는 것은 통상적인 조직에서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박 위원장에게 사전에 이야기하지 않고 임의로 그렇게 하진 않을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전날 1차 공천을 둘러싼 일련의 소동이 박 비대위원장과 정 공천위원장 사이에 모종의 교감하게 이뤄진 것이라는 의구심을 강하게 표시한 것이다.
이상돈 비대위원도 이날 SBS 라디오 “비대위 내부에서 이 의원에 대한 공천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재의를 요청한 것인데, 불과 한두 시간 만에 또 다시 뒤바뀌는 일이 발생했는데 앞으로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많다”며 김 비대위원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천은 결국 비대위가 최종 권한을 갖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그런 발언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생각해 볼 여지가 있지만 (결국) 비대위 책임으로 공천을 하는 것”이라고 말해 정 위원장과 각을 세웠다.
김종인-정홍원 ‘힘 겨루기’ 팽팽
정치권에서는 전날 1차 공천 명단 놓고 벌인 비대위와 공천위의 충돌을 양 기구의 수장인 김 비대위원과 정 위원장 간 ‘힘 겨루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소신을 꺾지 않는 ‘고집’에는 일가견이 있는 인물들이다.
김 위원은 정 위원장의 ‘강행 발표’에 대해 “재심의를 했다는데 공당으로서 그렇게 하는 것이 상식적인가. 공천위원장이란 사람이 얼마나 감정이 북받쳤는지는 모르겠지만…”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비대위가 공천심사안을 검토하고 표결하고 있는 과정인데 공천위원장이 나가서 발표를 해버릴 거면 비대위가 왜 (심사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정 위원장은 “화합도 쇄신”이라는 논리로 맞섰다. 전날 비대위의 재의 요청을 수용해 오후에 다시 열린 공천위 회의에서도 공천위원들은 “친이계 인사라고 무조건 배제하면 18대 총선 공천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과거를 싹둑 잘라내는 것만이 쇄신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친이계 핵심 인사들을 공천에서 탈락시킨다면, 18대 당시 ‘친박계 공천 학살’에 대한 ‘보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내 양대 기구가 박 위원장의 정치적 부담을 대신 나눠 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2010년 7월 은평을 재보선에서 ‘나홀로 선거’라는 신종 선거운동 유행시키며 입증한 압도적인 본선경쟁력과 강한 도덕성, 더군다나 단독 입후보한 이 의원을 박 위원장이 직접 내칠 명분이 없다는 분석이다.
뉴스파인더 김봉철 기자 (bck0702@newsfinder.co.kr)
출처;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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