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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 장물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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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라치
2월 20일 KBS·MBC·SBS·CBS·YTN·MBN 등 6개 방송사가 공동주최한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해 박근혜 위원장이 입을 열었다.
우선 박근혜 위원장은 “정수장학회는 저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정수장학회는 사회적 공익재단이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것은 장물이다’면서 모든 권력을 동원해 어떻게 해보겠다고 했는데 결국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진 것으로 안다”고 관련 의혹을 반박했다.
그렇다면 박근혜 위원장은 정수장학회가 장물이라는 것을 부인한 셈이다. 그러나 내가 볼 때는 정수장학회는 장물이 틀림없다. 우선 장물이 무엇인가? 장물의 사전적 의미는 [절도, 강도, 사기, 횡령 따위의 재산 범죄에 의하여 불법으로 가진 타인 소유의 재물] 을 의미한다.
박근혜 위원장의 논리는 자신의 재산으로 돌려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수장학회의 형성과정을 보면, 이것이 왜 장물인지 단박에 알 수가 있다.
정수장학회는 부산 유력기업인 김지태씨의 재산을 강제로 헌납 받아 만든 ‘5·16 장학회’의 후신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자와, 육영수 여사의 ‘수’자를 따서 명명하였다. 박근혜 위원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었다가 지난2004년 정치적 논란이 일자 그 이듬해 물러났다.
박 위원장의 주장과는 달리,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지난 2005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와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두 차례 조사 모두 부일장학회와 언론사 지분을 박정희 정권이 강제헌납 받았다고 지적한 바가 있다. 따라서 박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타당성과 함께 진실여부를 두고도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 그렇다면 핵심은 박정희 정권이 받은 것은 박정희 개인이 받은 것인지, 아니면 국가 또는 사회가 받은 것인지, 이것이 핵심이 된다. 이 장학회는 개인의 재산을 국가와 사회에 헌납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개인에게 준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 내놓은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나 박근혜 위원장의 재산으로 만들어진 장학회가 아니다. 그런데, 왜 국가와 사회는 이 장학회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일까?
● 설령 박 위원장이나 정수장학회 측의 주장대로 原소유주가 장학사업에 써달라며 선의로 헌납했다고 해도 기부를 받은 주체는 분명히, 그리고 확실하게 국가이기 때문에 박 위원장과 최필립 현 이사장 등의 측근들에 의해 관리·운영된 것은 잘못이다. 이들이 이사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사회적 동의도 없었으며, 국가의 인사권 개입 또한 없었다.
● 박정희 정권이 대한민국 정치사 또는 역사의 합법적인 정부라는 것을 가정하면, 당연히 정수장학회는 특정인이나 또는 헌납 당시의 이해당사자가 이사장으로 앉는 것은 불가하다. 이것이 바로 불법적으로 타인(국가와 사회)의 재산을 함부로 점유한 죄가 되는 것이다.
● 동시에, 그 운영실태 또한 비판받아 마땅하다. 어떤 사회적 또는 국가 차원의 동의나 양해 및 허락 없이 함부로 운영회칙을 정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IMF때 장학국을 폐지하고, 전 직원의 월급을 다 합친 것보다도 많은 돈을 이사장이 혼자 독식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특히 그 금액은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을 만큼 거액이다.
● 또한 정치적 논란 속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2004년 이사장직을 그만둔 것 자체도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문제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불법(不法)이라는 단어까지 쓸 수는 없어도, 변칙에 의해 운영되어온 것이 바로 정수장학회다. 박근혜 위원장이 현재 이 장학회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후임 이사장을 보면 왜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있다.
● 박근혜 위원장이 물러나고 최필립 현 위원장은 분명히 유신시절 과거 1년 동안 자신의 뒷바라지를 해 준 사람인데다가, 본인 스스로도 박근혜 위원장의 뜻을 받들어 장학회를 잘 운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말 속에는 이미 정수장학회는 박근혜 위원장의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 만약, 이 장학회가 2004년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여전히 박근혜 위원장이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었을 것이고, 여전히 수억대의 돈을 매년 연봉으로 받아갔을 것이다. 본인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자리가 아니다. 강제로 떠밀리다시피해서 내놓은 자리다. 그런데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의 최측근 중의 한 사람에게 내 놓았다. 이걸 보고도 누가 문제가 없다고 하겠는가?
● 오이밭에서 갓끈을 고치는 정도가 아니라, 오이를 몰래 따먹다 걸린 박근혜 위원장이, 그 오이밭은 후딱 나왔다고 해서 왜 문제가 없겠는가? 그동안 따먹은 오이도 내 놓아야 하고, 오이밭을 변칙적인 방법에 의해 밟은 무단침입에 대한 대가도 내 놓아야 한다.
출처;엔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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