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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국민들에게 잊혀지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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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베리타스
박근혜, 국민들에게 잊혀지고 싶은가?
한나라당이 바햐흐로 미래한국당의 면모를 갖추어가고 있다. 그간 비대위가 보여주었던 쇄신과 개혁의 진수는 MB와 차별된 정책, 좌파와 혼동된 비전이었다. 요컨대 한나라당을 박근혜당으로 성형하기 위한 사전작업이었던 것이다. 나는 11명의 선임된 공천위원들의 면면을 보면서 코딱지만큼의 기대조차 포기하고 말았다. 11명이 한결같이 친박계, 친박성향의 인사들이었기 때문이다.
웃긴다, 정말. 지금 서로 흉허물 감싸안고 단합해도 힘들 판에 내편만 추리고 나서겠다는 저 용기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무식하면 용감해도 되는 건가? 아직도 대세론이 주류라고 착각하고 있나? 정작 중요한 콘텐츠는 꽝이요, 그 자리에 독선과 아집이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앉아 복수혈전에 가까운 분풀이 정치를 하고 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보수진영은 꼼짝없이 아작이 날 판이다.
시간이 없다.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가 진정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코자 한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범보수를 결집시켜야 한다. 친이계를 끌어안는 것은 물론, 박세일, 이재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정몽준, 홍준표, 김문수 등과 머리를 맞대고 현재의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너는 이래서 싫고, 너는 저래서 안 되고... 그냥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래?
공지영이야 무소의 뿔처럼 솟든 개뿔처럼 튀든 상관할 바 아니지만 박근혜는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아무리 현 정부가 민심을 잃었다지만 당사 2층에 있던 4대강 홍보간판을 지하주차장에 처박은 뒤 “우리는 이명박 정권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게 한나라당의 쇄신인가? 그건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약육강식의 정글법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렇게 보수진영을 사분오열 시킨 뒤에 뭘 어떻게 하려고? 글세, 박근혜가 당내 경선없이 곧 바로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는 한 가지 장점(?)외에는 도통 눈에 띄는 게 없다. 만약 그 한 가지 장점을 지키기 위하여 나머지를 다 포기해야 한다면 우리는 박근혜의 그 놀라운 배짱에 경의를 표해야 할 것이다. 머잖아 “범보수는 대세론의 깃발 아래 모여라!”는 구호로 일괄 정리될지도 모른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 다더니 그 짝이 났나? 지난 17대 대선 때 당내경선에서 MB에게 패했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 났나? 와신상담, 절치부심하며 지난 4년동안 참아왔던 외상후 격분증후군이 한꺼번에 발산되는 것일까? 한나라당은 비대위의 가지치기와 공천위의 목조르기로 마침내 숨을 거두고 박근혜의, 박근혜에 의한, 박근혜를 위한 당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저럴 줄은 몰랐다. 나는 박근혜의 비대위가 출범했을 때 나름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았다. 노무현 탄핵 후폭풍으로 한나라당이 존폐위기에 몰렸을 때 보수진영을 재결집시키며 한나라당을 기사회생시켰던 사심없는 애국심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당시의 박근혜는 ‘나보다 국가우선’이었지만 현재의 박근혜는 ‘내가 곧 국가다’란 병적인 자기최면에 푹 빠져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이렇게 되면 보수의 분열은 자명해지고, 지리멸렬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내가 여러 번 지적했지만 대통령은 국민이 뽑는 것이지 박빠들끼리 모여서 뽑는 게 아니다. 박근혜가 그걸 모를 리 없고 박빠들이 그걸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저들은 당장의 분풀이에 신명이 났고, 한 번 맛들인 꿀단지를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지금 당장은 이 단맛에 계속 취하고 싶은 것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몽환에서 깨어나는 게 얼마나 힘들고 중요한지를 새삼 절감하게 된다. 박근혜는 지금 망하는 길을 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다가 올 총선과 대선에서 보수는 대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나꼼수가 자신들의 인기를 악용하여 권력남용을 일삼듯이 박근혜 역시 대세론을 악용하여 무소불위의 권력남용을 자행하고 있다. 마지막 기회를 ‘국민에게 잊혀진 여인’으로 소진할 셈인가?
출처;엔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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