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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문화 가정 왕따 아이들에 '멘토'라도 붙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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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초등학교 4학년생이 한 반 급우(級友)들의 따돌림(왕따)과 매타작에 시달리다 견디지 못해 부모에게 죽고싶다며 호소하는 처지에 몰려있다고 한다. 서울 보광동에 있는 초등학교 4학년 어느 반 학생들은 작년 5월 '반에서 가장 재수 없는 아이'를 뽑는 투표를 하고 나서, 26명의 급우 가운데 24명이 그런 아이로 꼽은 이 다문화가정 출신 아동을 몇몇이 교실 뒤로 끌고가 쓰러뜨린 뒤 마구 발로 차 온몸에 상처를 입혔다는 것이다. 이런 폭력행위가 벌어지고 나서 이 아이의 아버지가 학교에 상담을 요청했으나 학교측은 가해 학생들에게 주의 한마디 하곤 그걸로 끝내버렸다고 한다.
이 사건이 벌어진 학교는 전교생 800명 중 60명이 다문화 가정 출신이어서 정부로부터 '다문화 거점학교'로 지정돼 교사 배정과 예산에서 여러 가지 지원을 받아왔다. 그런 학교에서 이런 잔인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니 어이가 없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짝을 이룬 가정이 18만 가정이나 된다. 대부분이 월소득 200만원이 안 되는 어려운 살림살이다. 그런 가정 출신의 초·중·고교생이 3만7000여명이다. 국가인권위 조사를 보면 그중 42%가 우리말 발음이 서툴러 따돌림을 받고 25%가 피부색 때문에 놀림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15%는 폭행을 당했고, 59%나 되는 아이들은 친구 한명 없이 지낸다고 했다. 이 아이들 가운데 29%는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처지를 호소했다.
왕따와 학교폭력에 먼저 희생되는 아이들은 신체·정신적으로 미숙한 아이, 말이 어눌하거나 행동이 굼뜬 아이 등 또래보다 뒤처진 아이들이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표적이 되기 쉬운 것이다. 자기네와 뭔가 달라 보이는 아이들을 따돌리려 하는 건 그 나이 때 발달과정의 한 특성이다. 이런 위태로운 성장과정에 있는 아이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품성을 갖추도록 가르쳐야 하는 곳이 바로 학교다. 다문화 가정 출신이 많이 다니는 학교일수록 이런 교육이 특히 중요하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친구들 사이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언어와 교과 보충교육을 더 충실히 시켜야 한다. 대화상대를 목말라 하는 아이들에게 교사·대학생·퇴직교사·자원봉사자들을 1대1로 연결시켜주는 후견인(멘토) 제도도 크게 넓혀야 한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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