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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데스크] 올림픽에서 소외된 북(北)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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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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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을 했던 황영조 선수는 일생에 지울 수 없는 추억을 남겨준 나의 첫 '영웅'이다. 북한을 탈출해 매일처럼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하루살이 인생이었지만 중국 TV에서 본 황영조 선수의 모습에 큰 용기를 얻었었다. 처음 본 남한 선수가 마라톤에서 우승하는 장면은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뭉클했다. 아무리 남북한이 대치한 상황이어도 같은 민족인 남한 선수들의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 북한 정권에 대한 분노가 함께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그때로부터 16년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북한 당국은 올림픽 생중계를 거부하고 자국 선수들의 메달 소식만 간단하게 보도하고 있다. 햇볕정책 10년이 지났지만 대부분 북한 주민들은 '태극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이웃 나라이면서 동맹국인 중국 베이징에서 올림픽 경기가 한창이지만 북한에서는 올림픽 열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 38선이 북·중(北·中) 국경으로 옮겨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의 발전하는 모습은 북한 당국에 최대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탈북자들은 대한민국에 와서야 생생하게 중계되는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남한 선수들의 활약에 민족적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북한 당국이 올림픽 경기 등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것은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한 남한과 적대국가들 때문이다. 그렇지만 남한에 대한 정보를 막을수록 북한 주민들은 같은 민족인 남한 선수들의 금메달 소식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88년 서울올림픽은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에 대한 관심을 일깨운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북한 당국은 서울올림픽 열기가 북한 내부에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KAL기 폭파사건을 일으켰다. 그리고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 평양 개최를 준비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시선을 올림픽에서 떼어내려고 했다.
당시 북한 당국은 세계청년학생축전이 대단한 세계 축제인 것처럼 선전했지만 거기에 속는 젊은이들은 거의 없었다. 선진국도 치르기 힘든 올림픽을 남조선이 치른다는 소식에 오히려 북한의 젊은이들은 흥분됐다.
올림픽 종합 4위를 기록한 서울의 소식은 라디오를 청취하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북한 내부에 퍼져 나갔다. 그래서 서울올림픽은 북한의 많은 젊은이들을 정치범으로 만들었다.
일부 유학생들이 서울올림픽 녹화물을 몰래 들여와 친구들과 함께 보다가 요덕수용소에 끌려 갔다는 소식도 들려 왔다. 라디오를 청취하면서 올림픽 소식을 친구들에게 알려준 많은 젊은이들이 국가안전보위부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북한의 경제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올림픽 무대에서 북한 선수들의 금메달 소식은 드물어져 북한 TV에서 올림픽 소식을 들을 기회도 줄어들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계순희 선수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도 각인된 영웅인 것처럼 최민호, 박태환 선수 등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남한 선수들의 모습을 북한 주민들이 보았다면 남한 국민들만큼 기뻐하고 환호했을 것이다. 올림픽의 영광을 전혀 느끼지 못하면서 마음속으로만 응원하고 있을 북한 주민들을 이제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남한 국민들처럼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남한의 모든 선수들 뒤에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북(北)의 2300만 동포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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