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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 김정일 분향소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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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 김정일 분향소 설치하자는 대자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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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단체들 조직적으로 남남갈등을 유도하나
2011년 12월 27일 (화) 09:24:44 최용일 기자 solbeeya@paran.com
서울대에 김정일의 분향소를 설치하자는 대자보가 붙어 한바탕 논란이 일더니 이번에는 서울 도심에 김정일 분향소가 추진되고, 일부 종북분자들은 이미 북한에 조문단을 파견했다고 주장하는 등 종북단체들이 조직적으로 국가보안법에 의한 처벌을 자초하면서까지 남남갈등을 획책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인근 게시판에는 "26일 낮 12시 학생회관 1층에 (김 위원장의) 학내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자신의 학번과 실명을 밝힌 작성자는 대자보에서 "6ㆍ15 공동선언과 10ㆍ4 선언의 공동 선언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조의를 표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협력의 강화를 위해 남측의 조문단 파견이 원활히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서울대에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던 바로 그 26일 오전, 이번에는 좀더 조직적인 윗선의 움직임이 공공연히 나타나면서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국가보안법 피해자 모임’ 등 조국통일운동원연대는 26일 오후 5시 대한문 앞에 김 위원장 추모를 위한 서울 분향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에 대해 남녘 동포들도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함이 마땅하다. 남한 정부가 민간인의 조문 방북을 불허함에 따라 대한문 앞에 범국민 조문(추모) 분향소를 설치하고자 경찰에 24일 집회신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보수단체가 같은 장소에 미리 집회신고를 해 두 단체 간 충돌이 예상되고 신고 장소가 주요도로에 해당된다"며 25일 집회 불허통보를 했으나, 연대 측은 "다른 집회신고가 미리 돼 있지만 방해를 위한 유령집회 신고에 불과해 경찰이 막더라도 예정대로 분향소를 설치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연대 측의 설치를 강행한다는 입장과 경찰의 적극 저지하겠다는 입장이 맞물려 양자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이러한 종북단체들의 잇단 준동에 맞서 사전에 집회신고를 한 어버이단체 등 다른 보수단체와의 몸싸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국가보안법 피해자 모임이 대한문 분향소 설치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발표한 것과 거의 같은 시각에 ‘자주통일과 민주주의를 위한 코리아연대’(이하 코리아연대)라는 또 다른 종북단체가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동대표 중 한 명이 지금 조문을 위해 방북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코리아연대는 이날 발표에 앞서 지난 20일 공동대표 7명 가운데 박모씨와 황모씨의 조문 방북을 신청했으나, 통일부가 요건 미비로 반려하자 이번 사태를 자행한 것으로 보인다. 방북 당사자로 언급되는 공동대표 황모씨는 1999년 평양에서 열린 8ㆍ15 범민족통일대축전 참가를 위해 한총련 대표로 밀입북했던 전력이 있는 프랑스 교포 여성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리아연대 측의 방북 주장에 대해 현재 통일부는 “확인이 안 된다”고 밝혔고, 정보 당국 역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했는데, 만약 조문 방북자가 우리 국민으로 확인될 경우 남북교류협력법이나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이 불가피해 조문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른바 남남갈등을 촉발시켜 지금까지 ‘듣보잡 빨갱이론’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색깔론에 대한 내성을 기르고, 나아가 차제에 ‘우리끼리’론에 입각한 동정론을 누가 듣든 말든 쏟아냄으로써 서서히 세뇌시켜 가겠다는 저의가 엿보인다. 그런 징후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미 민노당이 핵심세력으로 자리잡은 통합진보당 뿐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이라든가 통합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
박 시장은 조문방북을 앞둔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김정일 사망에 지방자치단체가 조의를 나타내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한 정부 입장에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아예 한걸음 더 나아갔다. 김유정 대변인은 26일 당 최고위원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등 민간 조문단 방북과 관련, "국회 차원의 조문단 구성을 반대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나 민화협의 역할마저 단칼에 거부한 이명박 정권이나 인식의 편협함은 오십보백보"라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염원하는 국민 열망을 끝내 저버린 '좀팽이 정부'에 분노한다"고 비난했다.
통합진보당은 26일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단 명의의 긴급 성명에서 "정당, 종교단체, 시민사회로 구성된 민간 차원의 조문단 구성과 조문을 위한 방북을 긴급히 제안한다"고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역시 종북이라는 관점에 있어서는 정치권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종결자들이 모여 만든 정당의 하지 않을 수 없는 면모가 돋보였다.
이러한 서울대생으로부터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일부 야당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폭넓은 부위에 뿌리 깊게 착근하고 있는 종북주의자들의 노림수가 과연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뜻하는 바와는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겠지만 김정일 조문논쟁에 대해 국민정서는 차갑다 못해 뜨겁게 변해가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의 마음을 담은 분향소 설치에 많은 분의 뜻이 함께 모이기를 바란다"는 대자보 게재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알려지면서 대다수 학생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대한문 분향소 설치와 관련해 종북단체들은 “대한민국 정부가 민간인들의 자발적 추모 열기와 애도물결에 따른 순수한 조문단 방북조차 불허하여 이를 억지로 가로막아 분향소를 설치하게 됐다”며 옥외 집회까지 신고했지만,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참가 인원이 소수에 불과해 실제 분향소 설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국민들의 호응이 없다는 얘기다. 보도를 접한 국민들의 정서는 냉랭하다 못해 격렬한 반감까지 일고 있다.
최용일/ 금융감독원 인재개발원 교수
입력시간 : 2011년 12월 27일 (화) 09: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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