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타임즈
> 뉴스 > 양영태 칼럼
|
|
|
[인물연구] 8년간 대통령 주치의 맡았던 치과의사 양영태치아 마모 심한 박정희, 치료 중 조는 전두환, 긴장하는 노태우
|
|
글 : 金泰完 月刊朝鮮 기자
사진 : 趙焌祐 月刊朝鮮 객원사진기자
⊙ 치과의사, 보수 우익 연사, 합창단 단장, 지휘자, 정치평론가, 인터넷 언론사 대표… 다닌 대학만 4곳
⊙ 1975년부터 83년 말까지 대통령 ‘로열 패밀리’ 치과 주치의
⊙ 좌파 테러 위협에 가스총, 전기충격기 들고 다녀
⊙ “대세론에 젖은 한나라당은 미래가 없다. 살길은 창조적 파괴뿐이다”
梁榮太
⊙ 67세. 서울대 치의학과 졸업. 동 대학원 신문학 석사, 중앙대 의학 석사, 일본 오사카치대
치의학 박사. 중앙대 예술대학원 지휘전공 석사.
⊙ 《치과 타임즈》 발행인, 서울대 치과대 외래교수, 대령연합회 사무총장, 국민행동본부
부본부장 역임. 現 서울 글로리아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자유언론인협회 회장.
보수 우익의 논객(論客)이자 칼럼니스트인 양영태(梁榮太·67) 박사의 본업은 치과의사다. 한때는 대통령 주치의로 명성을 쌓았다. 그러니까 1975년부터 박정희(朴正熙) 대통령 일가의 치과 주치의로 젊은 시절을 보냈다. 박근혜·근령·지만의 충치와 사랑니를 모두 그가 치료했다.
또 1983년 12월까지 전두환(全斗煥) 대통령과 가족의 주치의로 복무하다 육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당시 내로라하는 군 장성, 고위 관료치고 그 앞에서 ‘입을 열지 않은’ 이가 없다면 믿을 수 있을까.
대통령 주치의로 근무하던 ‘국군 서울지구병원’은 권부의 VIP들만 치료하는 곳이었다. 양영태 박사는 이 병원의 부원장 겸 치과부장, 대통령 경호실 요원으로 박정희 정권 말기와 신(新)군부 초기의 권부를 깊숙이 들여다볼 ‘행운’을 가졌었다.
그러나 더 흥미로운 점은 그의 삶이다. 예편한 뒤 일본(오사카 치과대)에서 치의학 박사학위를 땄고, 미국 UCLA치과대 방문학자로 유학길에 오를 정도로 학구열에 불탔다. 심지어 서울대 《대학신문》 기자 출신인 그는 레지던트 시절, 의학이 아닌 신문학으로 석사를 딸 정도였다.
그러다 클래식에 빠져들어 서울 글로리아합창단 단장 겸 상임 지휘자가 되더니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지휘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요즘도 합창과 지휘에 본업 이상으로 열정을 쏟는다.
언론 분야에도 그의 관심은 지극하다. 지난 10년간 치과의사들을 위한 전문 주간지 《치과 타임즈》를 매주 2만 부씩 발행했다. 1년에 1억5000만원씩 10년간 10억여 원의 적자를 메우다 결국 폐간했으나, 누가 뭐래도 치과의사들 최초의 ‘민영’ 소식지였다.
좌파 정부 시절에는 분기탱천하여 《인터넷 타임즈》라는 우익 인터넷 매체를 창간했다. 그리고 우익 인터넷 언론 모임인 ‘자유언론인협회’를 창설해 회장직을 맡고 있다. 한때는 ‘아스팔트 우파’의 상징인 대령연합회 사무총장, 국민행동본부 부본부장’ 자격으로 거리를 누볐다.
그는 누가 뭐래도 보수 중의 보수고, 우익 중의 우익으로 알려져 있다. 스스로 “반(反)공산주의자이자 자유인”으로 소개한다. 요즘도 일주일에 평균 4~5편의 정치칼럼을 쓴다.
“틈틈이 글을 써요. 환자를 치료하다가도 뭔가 써야 할 소재가 떠오르면 메모를 해둡니다.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와 글을 쓰지요. 요즘엔 신문학 박사학위를 딸까 고민하고 있어요. 박사과정 진학에 필요한 책과 자료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하하.”
“대통령 주치의 된 이유, 나도 모른다”
그가 일하는 서울 ‘여의도 예치과’에는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다. 바쁜 치과 일정 중에도 간간이 피아노에 앉아 가곡 한 곡조를 뽑곤 한다. 지난 11월 9일 병원을 찾았을 때도, 조준우 사진기자의 포즈 주문에 맞춰 야구선수 같은 단단한 손으로 피아노를 연주했다. 피아노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슈베르트의 가곡 <겨울 나그네>가 손끝에서 흘러나왔다.
“제가 무슨 얘깃거리라도 됩니까?”
이 말을 여러 번 하더니, 자기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며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해서 대통령 주치의가 됐나요?
그의 답변은 명쾌했다.
“모릅니다.”
1975년 어느 날 당시 청와대 의무실장이었던 김병수(金秉洙·전 보사부 차관) 박사가 긴급히 그를 불렀다. 김 박사는 대뜸 “박정희 대통령 가족의 치과 주치의로 결정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양영태 박사는 당시 치과 군의관 신분이었다. 그는 가족 주치의 발령을 받은 날짜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1975년 3월 15일이었다.
“국군 서울지구병원은 자의(自意)로 해서 가는 곳이 아닙니다. 그쪽에서 뽑아서, 필요에 의해 갔지요. 제가 서울대 신문대학원에 다닐 무렵이었어요. 그때 대학원 다닌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시간을 투자해 공부하는데 굳이 알릴 필요가 있나요.”
―군의관이 신문대학원엔 왜 다녀요?
“대학 동기들도 모르게 다녔습니다. 서울대 《대학신문》 학생기자 시절,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웠다고 할까요? 그 안목을 더 넓히고 싶었어요. 당시 《대학신문》은 여느 언론사와 똑같이 국어·영어·상식·논술 시험을 쳐서 들어갈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어요. 《조선일보》 김덕형·신용석·하원·이오봉 기자들이 모두 쟁쟁한 《대학신문》 기자들이죠.
―실력이 좋았나 봅니다.
“실력보다는 운이 좋았습니다. 열심히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으로 일했습니다. 학창시절 데모도, 유신독재 항거도 했고 학생기자로 반(反)정부적인 글을 쓰다가 요시찰 대상이 되기도 했어요. 막상 군에 들어와 보니 ‘국가(國家)’라는 게 보이더군요. 학생들의 순수한 사고 편린으로 국가가 운영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치아 마모가 심했다”
양영태 박사는 대통령 가족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이 직접 보낸 VIP들을 치료하기도 했고, 3공화국 권력의 핵심이던 김재규(金載圭), 차지철(車智澈)의 치아도 치료했다.
“보통 분노와 불안을 잘 참거나 억압하고, 성격적으로 단호한 사람은 무의식 중에 치아를 꽉 물게 됩니다. 이런 사람은 치아 마모도가 심하지요. 박 대통령 치아 역시 마모가 심했다고 기억합니다.”
―박 대통령의 다른 건강상태는 어떠했나요?
“제가 알기로 특별한 증상은 없었어요. 건강했다고 봐야지요.”
계속된 그의 회고다.
“차지철은 원래 안 웃는 사람입니다. 저보고는 웃었어요. 왜 웃었느냐? 그는 치료를 받을 때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그 눈을 보면 의사가 치료하기 무섭잖아요. 제가 팔꿈치로 그 사람 얼굴을 가리고 치료를 했더니 껄껄 웃어요. 차지철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왔는데 지극한 효자였어요.
김재규는 건강이 안 좋았습니다. 간이 안 좋아, 잇몸치료도 삼갔을 정도입니다. 간 질환, 간경화 증상이 심했어요. 시해(弑害)사건이 없었더라도 오래 살 수 있는 건강상태는 아니었을 겁니다.”
―암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건가요?
“간경화였는데 암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당시 간 치료를 받고 있었나요?
“계속 받고 있었죠. 저는 김재규가 박 대통령을 시해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치료를 받으며 잠깐씩 대통령에게 보고할 서류를 들춰보곤 했어요. 남자답게 보였다고 할까요? 괜찮은 사람으로 봤는데… 권력에 대한 부침으로밖에 설명이 안돼요. 권력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도 그때 깨달았지요.”
―당시 박 대통령에게 직언할 사람이 있었다고 봅니까?
“저는 없었다고 봅니다.”
―왜요?
“그럼, 요즘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에게 직언할 사람이 한나라당 내에 있다고 보시나요? 없을 겁니다. 그게 권부의 속성이니까요.”
양영태 박사는 1979년 10월 26일 사태가 터졌을 때도 기억한다. 치과 담당이어서 직접 박 대통령 부검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1979년 10·26이 터진 뒤 서울지구병원 의사들은 모두 비상대기를 했어요. 서울대 10년 선배이자 청와대 의무실장이던 김병수 박사가 박 대통령 검시를 했지요. 비상대기는 국립묘지에 안장될 때까지 이어졌어요.”
계속해서 그의 말이다.
“확실한 것은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지금도 마음속에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위인(偉人)이 누구냐고 할 때 전 이승만(李承晩)·박정희 대통령 두 분을 꼽습니다. 이 대통령은 건국, 박 대통령은 한국인의 삶을 변화시킨 위인이시죠.”
박근혜·근령·지만에 대한 기억
―어린 시절, 박근혜 전 대표도 치료한 일이 있나요?
“그럼요. 서강대 3학년 시절부터 주치의였어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 구국여성봉사단과 새마음봉사단 단장이 된 뒤로는 위상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병원에 오면 직접 보안사령관이 나와 영접했고 치료가 끝날 때까지 대기했어요.”
―박 전 대표에 대한 인상은?
“무척 상냥했지만, 근엄함이 몸에 배어 있었어요. 그래서 장점도, 단점도 보았지요. 박 전 대표는 그때 저를 많이 아껴줬어요. 저도 열심히 치료하려 노력했고요.”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2002년 4월 한나라당을 탈당, 한국미래연합이란 정당을 만들었다. 당시 발기인으로 최필립 현(現) 정수재단 이사장, 김한규(金漢圭) 21C한중교류협회장(전 총무처 장관) 등이 참여했다. 당시 양영태 박사는 박 전 대표의 언론특보를 맡았었다.
―박 전 대표의 치아 마모 상태는 어땠나요?
“좋았습니다.”
―근령씨와 지만씨는요?
“개인적으로 둘째 근령씨를 좋게 생각합니다. 치료받을 때 항상 미소를 지었고 평범한 소녀처럼 행동했어요. 가끔 경호원을 따돌리고 5분 일찍, 혹은 10분 늦게 나타나 경호원들이 화들짝 놀라기도 했고요. 사고가 리버럴하고 똑똑했어요. 제가 볼 때 박 대통령을 가장 많이 닮았다고 봅니다.”
그는 “근령씨의 이미지가 나빠진 이유를 모르겠다”며 “요즘 전세금도 없어 어렵게 산다는 얘기가 들리던데. 앞에선 말이 없지만 뒤에서 흐느껴 우는 한국여인의 전형이랄까. 그런 느낌이 든다”고 회상했다.
―지만씨는 기억나나요?
“평범한 학생이었죠.”
―유약(柔弱)하다는 느낌을 받았나요?
“약하게는 안 봤어요. 나중에 마약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어요. 막내인데 심리적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나들이 부모를 대신할 수 없잖아요? 박 대통령이 돌아가신 뒤에도 제게 찾아와 치료를 받았어요.”
치료받을 때, 전두환은 졸고 노태우는 긴장해
대통령 주치의 시절 양영태 박사는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을 치료했다.
―10·26 사태가 일어난 뒤 박 대통령 가족 주치의를 그만뒀나요?
“물론이죠. 예편 신청을 했어요. 1980년 1월쯤 예편 의사를 밝혔는데,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전두환 대통령이었습니다. 사실 전 대통령은 보안사령관 시절부터 잘 아는 사이였어요.”
그는 “국가원수가 시해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정치와 권력에 환멸을 느꼈다”며 “예편한 뒤 외국유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여러 대학에서 오라는 타진도 받았다”고 말했다.
―예편하겠다고 하니 (전 대통령이) 뭐라고 하던가요?
“혼이 났지요. 자기 마음대로 예편하려 한다고요. 제게 ‘국가를 위해 일하는 의사도 있어야 하고, 교수 의사도 있어야 하고, 동네 개업의도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할 수 없이 계속 대통령 주치의를 맡게 됐지요.”
―전 대통령 치아 상태는 어떻던가요?
“치아가 깨끗한 편이었고, 치열도 매우 고른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치료받을 때 코를 골며 잠을 자는 겁니다. 담대함에 깜짝 놀랐어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어떻게 졸 수 있나요?
“마취 때문에 안 아파서인지 몰라도 그런 경우는 아주 드물어요. 의사를 신뢰한다는 뜻이겠지요. 용기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노태우(盧泰愚) 대통령은요?
“수경사령관 때부터 치료했는데 전두환 대통령과 스타일이 완전 달랐어요. 그분은 상당히 긴장하는 스타일이었어요.”
―긴장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요? 긴장할 상황에 긴장하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그렇다고 위선(僞善)으로 봐야 할까요? 아니죠. 잠자는 것은 위선이 아니죠. 당시 보안사령관 시절, 좌천한다는 소문이 파다할 정도로 그분으로선 어려운 시절이었어요. 하지만 담대하다고 할까요? 따르는 부하들도 많았습니다.”
―국군 서울지구병원의 월급은 어땠나요?
“많지 않았어요. 다만 대통령 경호실 요원이어서 경호수당이 조금 나왔는데 그래도 적은 돈이었어요.”
―다른 대통령 주치의는 누구였나요?
“요즘은 여럿 된다고 하던데 당시엔 치과 주치의 1명, 내과 주치의 1명뿐이었어요. 내과 주치의가 바로 민병석 박사였어요. 1983년 10월 아웅산 사태 때 전 대통령을 수행하다가 돌아가셨죠.”
―치과 주치의여서 그때 안 따라간 것이네요?
“그렇죠.”
KAL기 폭파범 김현희씨 치료
 >
치과의사 양영태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키는 보수우익의 논객이자 연사로 유명하다.
양영태 박사는 1984년 1월 예편한다. 육군의무차감을 맡으라며 원스타 진급을 비공식적으로 제안받았지만 마다했다.
“당시 청와대 장세동(張世東) 경호실장과 박준병(朴俊炳) 보안사령관이 제 거취에 대해 얘기한 모양이더군요. 그런데 당시 역학구도상, 제가 허화평(許和平)씨와 가깝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고 장 실장은 허화평씨와 소원한 사이였어요. 대통령 주치의 자리에서 저를 밀어내고 육군의무차감을 맡기려 한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다가 예편했어요.”
1984년 1월 예편한 뒤 여의도에 치과병원을 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27년 넘게 환자를 받고 있다.
“대통령 주치의 시절, 거의 10년간 허리춤에다 무전기를 차고 다녔잖아요. 무전기 문화 속에서 긴장하고 살았더니, 술 먹다가도 라디오 주파수 돌리는 소리에 곧바로 술이 깰 정도였어요. 6개월 동안 전화벨 소리에 놀라곤 했는데 1년 지나고 나니 익숙해지더군요.”
노태우 정권 말기, 특별한 환자가 그를 찾아온다. 이 환자가 올 때면 경호원이 여럿이었다. 바로 1987년 12월 KAL기 폭파범 김현희씨였다. 그녀는 아침 일찍, 그것도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찾아왔다고 한다. 그러면 오전 환자를 받지 않았다.
“피부는 백옥처럼 희었어요. 건강미가 확 느껴졌어요. 억센 평안도 사투리가 고운 얼굴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배우들이 내는 이북 방언과 비교가 안됐어요. 어떻게 이런 고운 얼굴이 억센 교육을 받았을까 생각하니 공산주의 이념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현희씨 치아 상태는 어떻던가요?
“상당히 좋았어요. 당시 충치를 금으로 봉하는 치료를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언젠가 ‘김현희씨, 맨몸으로 남자 몇 명 정도 해치울 수 있나요?’ 하고 물었더니 생글생글 웃으며 ‘두 사람까지는 문제없어요’라고 했어요. 그 순간 움찔했습니다.”
양영태 박사는 노무현 정권 시절, 국민행동본부 부본부장, 대령연합회 사무총장을 맡으며 ‘아스팔트 우파’ 운동에 앞장섰다. ‘웰빙 의사’가 아니라 시국을 ‘고뇌하는 지사’가 된 것이다.
시국강연회 연사로 연단에 섰고, 매서운 필력으로 좌파 정권의 환부를 헤집었다. 요즘도 매주 4~5편의 정치칼럼을 쓴다. 인터넷 신문인 《인터넷 타임즈》를 창간, 우파 논리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 조만간 인터넷방송까지 영역을 넓혀볼 생각이다. 치과의사로 번 돈을 우파 재건과 좌파와 싸우는 데 털어넣고 있는 셈이다.
‘올드’한 대선후보는 반드시 침몰할 것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제 삶에서 45~50% 정도는 차지하고 있어요. 정치가 잘못되면 저 자신이 망가지게 되잖아요. 저 자신이 망가지지 않기 위해 자위권(自衛權) 차원에서 보수 우익을 대변하는 글을 씁니다. 그것도 열심히, 아주 비판적으로 씁니다.”
그로 인해 오해도 많이 받았고 테러 위협까지 받았다. 양 박사는 주머니에서 전기충격기를 꺼내 보여주었다. “치과병원에는 전기충격봉, 가스총이 있고, CCTV까지 설치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좌파들에게 테러당한 적이 있나요?
“실제로 당한 적은 없지만 위협은 많이 받았어요. 병원은 개방된 공간이잖아요. 한번은 전화로 ‘야 이 새끼야. 흙냄새 맡고 싶으냐’고 하더군요. 흙냄새라는 게 땅에 묻힌다는 얘기 아닙니까. 노무현 정권을 친북좌파 정권, 종북 정권이라고 비판했으니 오죽하겠습니까. 그러더니 그 많던 환자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더군요.”
최근 그가 쓴 칼럼을 들여다보자.
<…TK 유승민 의원을 필두로 공격형(?) 친박 순혈 충성파들이 이미 이명박 정부를 밟고 지나갔다 하면 지나친 말일까? 아닐까? 그래! 대통령 짓밟고 가고 싶다면 실컷 대통령 밟고 가보라! 만약 대통령 밟고 가보아도 유승민 의원의 주군(?)이 대통령 못 되면 그다음은 어떻게 할 작정인가?…> (12월 4일자 칼럼 ‘친박 유승민, 대통령 짓밟고 가겠다고?’ 중에서)
<…친박계 의원 대다수가 영남권과 서울 강남 등 거의 ‘임명직’이나 다름없는 지역구 출신들이니 깃발만 꽂아도 되는 곳이라고 언론은 해학(?)한다. 또 많은 정치 전문가들은 ‘차기 한나라당이 집권하지 못한다’고 공언한다. 쓴소리와 충고와 마땅히 들어야 할 권고조차 하찮게 들어 넘기는 한나라당! 과연 그들이 창당 수준의 쇄신과 변혁 없이 총선, 대선에 승리할 수 있을는지 매우 궁금하다.!…> (12월 3일자 칼럼 ‘한나라당, 수구 정당되고 싶나?’ 중에서)
양영태 박사는 “현재 보수는 진화 중”이라며 “진정한 보수의 자아를 가진 사람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분노가 일반 시민보다 더 크다. 한나라당은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보수 우익을 대변한다는 한나라당에 아주 비판적이다.
“이대로는 곤란합니다. 정치권에 빅뱅이 와서 보수를 표방하는 새로운 신당이 태동해야 합니다. 무늬만 우파인 사람들이 보수 우파를 ‘꼴통 보수’라고 폄하합니다. 답답해요.”
―풀어서 설명해 주세요.
“‘꼴통’이란 용어 선점은 좌파들이 했지만 실제로 보수 우익인사를 경원시하고 밀어내려 하고 덮어씌우려 하는 이들이 한나라당 인사들입니다. 왜 ‘반공산주의자’들을 꼴통주의자로 내몹니까. 그들은 중도 이념을 표방한다며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은 척, 시세에 영합하려는 자들 아닙니까. 지난 4년 동안 한나라당 내 애국심 있는 정치인이 다 침몰했어요. 예를 들어 전여옥(田麗玉) 의원이 왜 침몰했나요? 좌파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친박 때문에 침몰했어요. 그걸 반성해야 합니다. 좌파가 전여옥 의원을 끌어내린 힘보다 당 내부에서, 친박들의 공격이 더 컸다는 걸 알아야 해요. 자기 집 개도 안에서 발로 차면 밖에 나가 기를 못 펴는 게 현실 아닙니까.”
―안철수의 실체는 있다고 봅니까.
“실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허깨비라고 하는데, 어떻게 허깨비가 두 자리 지지율이 나옵니까. 본인의 정치참여 여부는 현재로선 반반이지만 정치야망은 있는 것 같아요. 그 전제로 행동한다고 볼 때 이미 ‘내재적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고 봐야지요. 대선에 나설 확률은 80% 이상이고, 그가 나서지 않더라도 안철수 덕을 보는 상황이 도래하리라 봅니다.”
―‘박근혜 대세론’의 위기라고 봐야겠네요.
“한마디로 지금 한나라당의 차기 집권 대세론은 이미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지 않을진대 보수 옷을 입고 호박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 호박에 줄 그어 놓고 자기는 중도 수박이라고 중도, 중도 외쳐본들 누가 믿어줄까요? 내년 총선에서 현역 한나라당 의원이 과연 몇이나 당선될지 자못 궁금합니다. 지금 간판으론 소수당으로 전락할 겁니다. 한나라당이 살길은 창조적인 파괴뿐입니다. ‘올드’한 대선 예비주자는 반드시 침몰할 것이고 새로운 보수의 대안적 후보가 등장할 것입니다.”
합창단 단장과 상임 지휘자
양영태 박사의 열정은 음악에서 나온다. 서울 글로리아합창단 단장과 상임 지휘자로 맹활약 중이다.
양영태 박사는 지난 2005년 《중앙일보》가 선정한 전 세대를 통한 ‘학연(學緣) 최고 마당발’이다. 대학 졸업 후 7개의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치의학, 신문학, 경영학, 음악 등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학문을 종횡무진 탐구했다. 다닌 대학도 서울대·중앙대·오사카대·서강대 등 4개나 된다. 그의 휴대전화 주소록에는 1000개의 전화번호가 내장돼 있다.
“저는 공부가 좋아 뛰어다녔지 인맥(人脈)관리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인위적 만남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오전 4시40분에 일어나 밤 12시에 잠들 때까지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일합니다. 오전 7시50분쯤 출근하는데 대한민국 개업의 중 저처럼 일찍 출근하는 이는 없을 겁니다. 아침과 점심 먹고 잠깐 30분씩 조는 게 전부죠. 그 30분이 제게 3시간 같은 잠입니다. 평소 땐 본업(치과의사)에 전념하려고 점심을 도시락으로 간단히 해결해요. 평일엔 가급적 외부 약속을 안 해요.”
그는 아직도 공부할 욕심을 부리고 있다.
“사실 아직도 공부하고 싶은 게 많아요. 광활한 음악세계에 빠져들고 싶고, 좋은 병원을 유지하고 싶고, 신문학으로 박사학위에 도전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대학병원에서 신체연령을 쟀더니 95세까지 현역처럼 일할 수 있는 몸이라고 합디다. 하하하!”
그는 몇 년 전부터 서울 글로리아합창단 단장 및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매주 월요일마다 연습하며 기량을 갈고 닦는다. 또 2006년부터 해마다 ‘나라 사랑 음악회’를 열다가 지난해부터 ‘천안함 46용사 추모음악회’로 대신하고 있다. 지난 10월 6일 KBS홀에서 국방부와 해군본부, 국민행동본부 등의 후원으로 ‘천안함 2주기 추모음악회’를 열었다.
“음악이 제일 재미있어요. 아무리 피곤해도 합창단 모임에 가려 합니다. 쓰러지지 않는 한…. 거기 가면 혼을 빼앗깁니다. 음악세계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양영태 박사의 열정은 음악에서 나온다. 스스로 “나의 영원한 리비도는 음악”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에너지가 펄펄 넘치는 비결이 뭐냐’고 묻는데,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난감해져요. 제 답변은 딱 한마디죠. 음악이 저를 새로운 에너지의 심연으로 침전시킨다는 것이죠. 음악에 한번 발을 담그면 세상이 달라져 보입니다.”
―앞으로 뭘 하고 싶은가요.
“글쎄요. 들새이자 야생마인 저는 오늘도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어요. 아무도 모르는 어딘가를 향해 말이죠.”
출처;월간조선 2011년1월호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