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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사설] 親朴 실세도 朴 위원장에게 전화 한 통 하기 어렵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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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3 23:00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은 22일 "(김형태·문대성 당선자 관련 의혹에 대해) 박근혜 위원장에게 사실과 다른 보고가 올라간 게 아닌가 하는 게 제 짐작"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승민 의원도 "박 위원장이 좋은 보좌를 받지 못해 판단에 문제가 있다. 유 의원은 "박 위원장이 쓴소리를 하는 사람도 만나야 하는데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화 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새누리당 김형태 당선자의 제수 성(性)추행 의혹은 그런 말이 나올 행동거지를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람들의 눈을 돌리게 만들었고, 문대성 당선자의 논문 표절 의혹 역시 어떻게 판가름이 날지 빤히 보이는 문제였다. 당내에서도 두 사람을 서둘러 당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졌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사실이 확인되면 거기에 따라 결정할 일이니 논란하지 말라"고 제동을 걸었다. 유 의원과 이 의원은 누군가가 사실과 다른 보고를 해서 박 위원장의 판단이 흐려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주춤하던 새누리당은 문 당선자가 "박 위원장이 조사 결과를 기다린다고 하니 나도 기다리겠다"고 하자 "박 위원장을 팔지 말고 스스로 책임 있는 행동을 하라"며 문 당선자를 몰아붙였다. 문제의 본질인 논문 표절 여부에 대해선 어리버리하더니 박 위원장을 물고 들어간 '괘씸죄'에 대해선 홍두깨를 내리친 것이다. 요즘 당 분위기를 말해주는 사례다.
유 의원과 이 의원은 친박 순혈(純血) 계보다. 유 의원은 작년 7월 친박 대표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해 2위로 당선됐고, 이 의원은 4·11 총선 총괄 상황실장을 맡아 선거를 지휘했다. 이런 두 의원마저 박 위원장 주변 사정을 어림짐작으로 더듬어봐야 하는 정도니 일반 의원들이나 당 관계자들로선 박 위원장 주변 공기조차 맡아보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야당 시절부터 박 위원장이 측근 가운데 누구 얘기를 주로 듣는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땐 누구와 상의하는지 하는 박 위원장 주변 상황은 수수께끼였다. 박 위원장의 위치가 집권당 비주류를 거쳐 집권당 주류로 바뀌면서 주변에 드리워진 커튼의 두께는 더 두꺼워져만 가고 있다. 여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일 뿐 아니라, 지금으로선 여야 통틀어 대선 고지(高地)에 가장 근접해 있는 박 위원장의 소통(疎通) 방식은 친박뿐 아니라 온 국민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출처;조선일보 사설 211.198.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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