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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부님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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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1-10-17 10:46:07
어제 일요일, 저희 동네 한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신부님께서 하신 강론은
'카이사의 것은 카이사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였습니다.
신부님은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우신 듯 했습니다.
4대강, 강정마을 문제까지 '사인해달라', '명단넣겠다'고 하는
요청을 뿌리치느라 그런 듯 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교회는 교회의 자리에,
그리고 황제는 황제의 자리에 있어야하는데
요즘 교회가 황제의 것을, 교회의 것은 교회에'하는 점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했습니다.
즉 요즘 천주교회 일부 신부님들의
사회적 참여, 정치적 의사표시에 대해
그 고충을 이야기하신 것입니다.
저도 늘 걱정스럽고 당혹스러운 이야기를
신부님께서 강론에 매우 솔직히, 그리고 진솔하게
말씀하셔서 저는 적잖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인터넷에 보니 한 신부님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이명박 독재를 부수자'고 하셨다는데--
참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
그 신부님은 독재가 과연 어떤 상황인지를 경험하고
아시고나 계신지-
저는 중학교 일 학년때 10월 유신을 맞았고
대학교 때는 10.26과 12.12사태를 맞았습니다.
그때는 4명만 모여도 긴급조치 위반이었습니다.
독재란 바로 그런 것-
숨을 쉬고 있어도 숨쉴 수 없는 듯한 상황,
숨쉬는 것 자체가 괴로운 것입니다.
북한의 이 처절한 인권탄압과 우스꽝스러운 3대세습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이명박 독재 운운'하는 것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진정 독재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 아닌지-
정말로 독재투쟁을 하려면 북한에 가서
'진짜 정의구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외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교회도 절도 스님도 목사님도 신부님도
다 고민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려운 시대에 우리는 모두 살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은
'이해'이고 '포용'입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식에 기반한 건강한 사고입니다.
옳은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종교의 시작이었기 때문입니다.
2011년 10월 17일
전여옥 올림
[위의 사진은 네이버 CCL검색입니다]
출처 전여옥의 OKTAL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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