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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곤 발언 진실규명’ 요구 묵살했던 KBS 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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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사장 해임 직후 사내게시판에 “김시곤 보도국장 사석 발언 악의적으로 왜곡, 진상규명 필요하다” 조합원 글 올라왔는데도...사실에 눈 감은 KBS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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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사장 해임 직후 사내게시판에 “김시곤 보도국장 사석 발언 악의적으로 왜곡, 진상규명 필요하다” 조합원 글 올라왔는데도...사실에 눈 감은 KBS기자협회
KBS 길환영 전 사장의 해임에 이어 문창극 왜곡 보도사태까지 일련의 ‘KBS 사태’를 촉발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이른바 ‘세월호 유족 폄훼’ 발언에 대해 기자협회 내부에서조차 “악의적으로 왜곡돼 확대재생산 된 것”이라며 사실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이러한 내부 구성원의 ‘진실규명’ 요구는 KBS기자협회와 언론노조에 의해 묵살당했다.
길 전 사장이 해임 된 직후인 지난 6월 9일 KBS 내부게시판에는 <기자협회에 요구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회부 박 모 기자가 작성한 것으로 돼 있는 이 글은 길 전 사장의 해임에 대해 “한국 언론사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그에 앞서 우리 모두가 선결하고 나가야할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며 서두를 꺼냈다.
박 기자는 “일련의 KBS 사태는 후배 기자들의 ‘반성문’을 계기로 촉발된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뉴스제작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누적돼온 만큼 일선 현장에서 이에 대한 개선 요구와 의지가 분출될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본다. 여기에 대해서는 저도 분명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이 모든 것이 결정적으로 시작된 직접적인 계기는 그 이전 김시곤 전국장의 사석 발언이 악의적으로 왜곡해 확대 재생산된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곡된 발언은 결국 김 전 국장의 사퇴로 이어졌고 사퇴와 관련한 기자 회견에서 김 전 국장이 길 사장의 보도 간섭을 언급하게 된 것”이라며 “이때부터 공영방송의 가치를 두고 길환영 사장과 사원들 사이에 전선이 형성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시곤 발언 진상규명 덮고 가선 안 돼...기자협회 주체로 미디어오늘 기사 게재 과정 등 진상규명 필요”
박 기자는 “그렇기 때문에, 이사회가 사장 해임안을 가결한 이 시점에서 저는 꼭 한 번 묻고 싶다”며 “과연 김 전 국장의 발언을 왜곡해서 확대 재생산한 이는 누구이며, 그런 행위를 한 이면의 이유는 무엇이냐고 말입니다. 이 부분을 묻고 덮고 가는 것은 진실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기자들 입장에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한 사실 규명이 없다면 역설적으로 김시곤 전 국장은 KBS의 보다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초석을 깐 용기 있는 언론인이 됩니다.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말입니다”라며 “그래서 이 시점에서 바로잡아야 할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김 전 국장의 발언이 어떤 과정을 통해 노조에 알려졌고 또 성명서와 노보가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그리고 미디어 오늘 등에 기사가 게재되는 과정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며 “그리고 그 주체는 기자협회가 돼야 할 것이다. 지난 투쟁 기간을 통해 기자협회는 공정히 진상 규명을 할 수 있다는 충분한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요구했다.
“사적 발언을 악의적으로 왜곡, 김시곤에 타격주기 위한 의도적 정치행위”
박 기자는 이어 자신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는 “제가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중요한 이유는 먼저 절차적 정당성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김 전 국장의 발언은 과학 재난부 기자들과의 점심 식사 시간에 나온 것이라고 알고 있다. 점심 식사 자리는 매우 사적인 자리로 선후배간의 격의 없이 다양한 논쟁이 도출될 수도 있고 흔히들 ‘뒷담화’가 오고 갈 수도 있는 그런 사적인 자리라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박 기자는 “문제는 지극히 사적인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가 외부에 알려지고 공론화 됐다는 것이다. 그것도 악의적으로 왜곡되면서 말입니다”라며 “지난 기자총회에서 그 자리에 있었던 한 여기자가 발언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폄훼는 없었다’라고 증언을 한 것으로 기억하지만 기사를 통해서는 김 전 국장의 발언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폄훼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퍼져나갔다. 이는 ‘사내 정치’ 상황에서 김 전 국장에게 타격을 주기 위한 의도적인 ‘정치적 행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 기자는 이처럼 김시곤 전 보도국장 사태가 결국 정치공작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지적한 뒤 “그 결과 기자 조직의 ‘소통’ 문화는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지난 3주에 가까운 시간 동안 우리는 하나였다. 평소 자신의 소신과 입장이 달라도 우린 한 목소리를 냈다. 밥자리에서 술자리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나로 모아갔고 그 결과 엄청난 승리를 일궈냈다.”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들이 첨예하게 맞설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소통일 것”이라며 “그런데 김 전 국장의 경우처럼 선후배간의 대화가 어떤 목적을 위해 밖으로 알려지고 그것도 왜곡될 수 있다고 하면 누가 과연 흉금을 털어 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보다 건설적인 논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서 김 전 국장의 발언이 왜곡됐던 과정이 규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시곤의 ‘세월호 유족 폄훼는 왜곡’ 주장은 믿지 않고 ‘길환영 보도개입’ 믿는 건 이중적, 원칙 위해 진상규명 돼야”
박 기자는 김시곤 사태가 결국 KBS에 대한 신뢰를 땅에 떨어뜨린 결과를 낳았다고 봤다. 박 기자는 “이 과정에서 KBS 보도는 어떤가? 치유하기 힘들 정도로 큰 상처를 입었다.”라며 “보도국장의 개인적 소신은 전체 뉴스 방향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상수’로 독선적이었다라고 평가받는 김 전 국장의 경우는 더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희생자’를 폄훼하는 김 전 국장의 발언이 알려지는 동시에 시청자들은 세월호와 관련한 KBS 뉴스를 보면서 어떻게 평가를 했을까?”라며 “보도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그는 “마지막으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이 같은 ‘왜곡된 발언’으로 절망의 고통을 드린 것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한다. 김시곤 전 국장의 발언이 왜곡 확산되면서 가장 큰 상처를 받은 쪽은 김 전 국장도 아니고 길 사장도 아니다”라며 “다름 아닌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들의 희생을 폄훼한 보도국 수장의 발언은 충격을 넘어서 아픔으로 다가갔을 것이다. 그의 왜곡된 말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 베어진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것처럼 아팠을 것”이라며 “그들의 아픔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서 우린 진상을 정확히 규명해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기자는 “이미 다 지나간 일을 이제와 다시 뭐가 맞는지 확인한들 무슨 소용 있냐고 말씀하실 분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생각해보자. 김 전 국장이 자신의 발언이 그렇게 왜곡됐다고 누차 변명을 했지만 어느 누구 하나 믿지 않았죠. 하지만 김 전 국장이 기자 회견장에서 사장의 보도 개입을 언급했을 때는 누구 하나 의심하지 않고 믿었다. 이중적이지 않나”라고 꼬집으면서 “저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규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가 누구이든 사적인 발언으로 곤욕을 치러서도 안 되겠지만 그 발언이 특정 목적을 위해 악의적으로 왜곡된다는 것은 더욱더 아니 될 일이기에 이렇게 몆 자 적어봤다”고 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출처;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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