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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戰 시대에도 한·미 동맹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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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美, 우주 기반 군사력 압도적 우위
중·러 ‘거부 전략’으로 열세 만회
制宇宙權 역량 한국 안보에 필수
우주전쟁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지난 11일 발표한 ‘우주안보에 대한 도전’을 보면, 우주전쟁은 더 이상 공상과학 영역이 아니라 현실이다. 흔히 우주전쟁 하면, 지구 밖에서 우주선을 타고 싸우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렇기에 먼 미래의 일로 간주하기 쉽다. 그러나 인공위성을 활용한 우주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1991년 걸프전쟁 이후 미국의 군사적 우위는 압도적인 C4IRS(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감시·정찰) 능력 덕분인데, 이는 ‘우주 우세(space superiority)’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미사일 경고, 지오로케이션(geolocation)과 내비게이션, 목표 식별, 적 활동 추적 등과 같은 군사 작전의 우주자산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미래 전쟁에서 제우주권(制宇宙權)이 현재의 제공권 못지않게 중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약 1800개의 인공위성이 50여 개 국가 및 국제기구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북한·미국·중국·러시아·일본·인도·이스라엘·이란 등 9개국과 유럽우주국(ESA)이 독자적인 우주 발사 능력을 가지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면서 우주 문턱이 날로 낮아지고, 반면 우주 활용 군사 작전 가능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물론 대량파괴무기(WMD)를 지구 궤도와 천체(celestial body)에 배치하는 것과 천체를 군사기지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1967년 외기권 조약(Outer Space Treaty)이 있다. 그러나 북한·중국·러시아·이란 등은 이 조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9일 우주군 창설을 위한 입법안을 만들 것을 명령했다. 일단 공군 산하에 둘 예정이나, 육군·해군·공군·해병대·해안경비대에 이어 6번째 군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그대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엔 우주 공간에 기반한 미사일 방어전략을 담은 ‘2019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MDR)’를 발표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우주군이란 ‘지상에서 100㎞ 고도 이상인 우주 공간을 활용한 각종 군사 활동을 통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대’다. 미국은 우주전 능력을 바탕으로 압도적 군사 우위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인공위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달 뒤편에 탐사선을 착륙시켰다. 또, 2015년 12월 전략 미사일을 담당하던 제2포병을 확대해 전략지원군을 창설하고, 그 산하에 전략미사일군·정보전자군·항공우주군을 배치했다. 중국의 우주전략의 초점은 일단 ‘반우주 능력(Counter-space Capability)’에 맞춰져 있다. 미국의 우주자산을 그대로 둔 상태에선 전면전은 고사하고 지역 전쟁이나 해양 군사충돌에서도 승산이 적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국의 우주자산을 사전에 파괴·교란할 수 있다면, 미군의 눈과 귀, 중추신경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이에 전자전(EW)·사이버전을 통한 통신교란, 반인공위성(ASAT) 미사일 또는 레이저·고출력 마이크로파 등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를 통한 인공위성 파괴 능력 배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러시아는 2015년에 공군을 우주항공군으로 확대 개편하고 그 산하에 공군과 항공·미사일 방어군, 그리고 러시아 우주군을 배치했다. 러시아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을 최우선의 가상 적으로 간주하고, 미국의 우주전 능력을 거부하는 전략에 치중하고 있다. 러시아 우주항공군이 지난해 7월 이전에 위성 파괴 레이저 무기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새로운 타입의 전략 무기’라고 소개했는데, 러시아 국방부는 궤도 위에 있는 위성과 싸우는 무기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주전 분야에서의 러·중 협력은 생각보다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의 우주 개발 상당 부분이 러시아로부터 훔쳐낸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중국과의 기술 협력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우주전에 있어서 중국과 러시아 이외에 북한과 이란을 잠재적 위협 국가로 보고 있다. 북한과 이란의 우주전 능력은 아직 취약하다. 그러나 전자전을 통해 위성항법장치(GPS) 또는 위성 통신을 교란할 능력 배양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해선 안 될 존재로 간주하고 있다. 또 우주 발사 능력을 갖고 있기에, 최소한 이론적으론 미사일 혹은 진보된 발사체로 미국의 궤도 위성을 겨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도 북핵·미사일에 대비하기 위해선 우주자산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한국은 한·미연합군 일원이기에 미국 도움으로 ‘우주 우세’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주변 정세를 보면 만만찮다. 중국·러시아·일본 등 온통 우주 강국뿐이다.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는 한편, 미래전을 위한 독자적 우주 능력 배양을 고려할 때가 됐다.
출처;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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